SSG의 필승 트리오(사진=SSG)
SSG의 필승 트리오(사진=SSG)

 

[스포츠춘추=고척]

감독은 경기보다 가족을 먼저 생각하라고 집으로 돌려보냈고, 아내는 괜찮으니 팀을 먼저 챙기라고 야구장으로 보냈다. 2년 만에 예상을 깨고 준플레이오프에 복귀한 SSG 랜더스의 힘은 서로를 먼저 생각하는 끈끈한 팀워크와 원팀 정신에 있었다.

SSG는 9월 3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4대 3으로 승리, 2년 만에 준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지었다. 시즌 전 하위권으로 예상됐던 전력이었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하면서 저력을 보여준 SSG다. 

이날 경기에서 42세 노장 노경은은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시즌 35홀드째를 기록, 김진성(33홀드)을 제치고 홀드왕을 확정지었다. 그런데 노경은의 홀드왕 확정에는 숨은 뒷이야기가 있었다. 경기 후 노경은은 구단을 통해 "사실 어제 아내가 갑작스럽게 119를 통해 응급실로 이송됐다"고 털어놨다.

아내가 이틀간 치료와 검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는 노경은은 "감독님께서 '경기보다 가족이 우선이니 아내 곁을 지켜주라'고 배려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숭용 감독은 노경은에게 가족을 먼저 챙기라고 했지만, 정작 아내가 그를 야구장으로 돌려보냈다. 노경은은 "아내가 오히려 '이 중요한 시기에 빠지면 안 된다'며 야구장에 나가 출전 대기를 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결국 노경은은 전날 경기에선 개시 1시간 전에, 오늘은 아내 검사를 마치고 경기 도중인 3회에 경기장에 합류했다. "가족을 존중해주는 구단과 감독님의 배려가 감사했고, 나 역시 마지막까지 3위 달성에 힘을 보탤 수 있어 뜻깊다"고 밝힌 노경은은 "다행히 아내가 호전됐고, 이런 좋은 문화가 있었기에 팀이 3위를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포스트시즌을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시즌 77경기에 등판하며 SSG 불펜의 중심축 역할을 해낸 노경은은 홀드왕 소감을 묻는 질문에 "홀드왕 욕심은 정말 없었다. 하늘의 뜻에 맡기려 했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그는 "타자들이 상황을 잘 만들어줘서 홀드를 따낼 수 있었다. 홀드는 나 혼자 잘한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동료들에게 더 감사하다"며 "모두가 도와줘서 홀드왕에 오를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이어 "뿐만 아니라 시즌 내내 잘 관리해주신 이숭용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트레이닝 파트에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인 그는 "홀드왕에 올랐지만, 기쁨은 오늘까지만 느끼겠다. 내일부터는 타이틀은 잠시 잊어두고 시즌을 잘 마무리하는 데 집중하겠다"며 "더 나아가서는 준플레이오프를 잘 대비해서 가을을 오랜 시간 동안 만끽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한 SSG 랜더스(사진=SSG)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한 SSG 랜더스(사진=SSG)

좌완 에이스 김광현도 "선수단이 하나가 되어 3위라는 값진 성과를 거뒀다"며 "모든 선수가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해준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며 "포스트시즌에는 나부터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잘 준비하고, 한국시리즈 진출로 팬 응원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간판타자 최정은 "모든 선수들이 끝까지 힘을 내준 덕분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나 역시 시즌 중반에야 복귀했지만, 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어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올 시즌 내내 팬 여러분께서 흔들림 없이 응원해주신 만큼, 포스트시즌에서는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중심타자 한유섬은 "올 한해 정말 우여곡절이 많았다. 있는 힘 없는 힘 다 끌어모아서 한 시즌을 보낸 것 같다"며 "3위를 확정지어서 더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정규시즌이 남았고 가을야구도 중요하다. 힘들게 올라온 만큼, 가을 바람 오래 맞으면서 야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중견수 최지훈은 "올 시즌 우리 팀 선수들, 코치님들, 프런트분들까지 모두 고생이 많았다"며 "아직 포스트시즌이 남았기 때문에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생해서 3위를 확정했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된 만큼 잘 준비해서 가을에 좋은 경기력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데뷔 첫 30세이브를 달성한 마무리 조병현은 "자력으로 3위를 확정지어서 기분 좋다. 가을야구까지 컨디션 관리를 잘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생애 첫 포스트시즌을 앞둔 그는 "첫 포스트시즌을 경험하게 돼서 긴장도 되지만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며 "최선을 다해서 팀 승리를 지켜내고, 동료들과 함께 정상에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제 SSG는 2년 만에 준플레이오프 무대에 선다. 가족을 배려하는 구단 문화, 동료를 생각하는 선수들의 마음,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집념이 만들어낸 결과다. 이제 남은 건 이 가을을 오래도록 만끽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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