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이정후의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새 감독을 찾는 메이저리그 구단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팀으로 꼽혔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만약 전설의 명장이 살아 돌아온다면 최우선으로 선택할 팀"으로 자이언츠를 꼽았다. 김하성의 소속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3위에 올랐다.
디 애슬레틱의 레바이 위버 기자는 2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공석 및 잠재적 공석 감독직 순위"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현재 감독 자리가 비어있거나 공석이 될 가능성이 있는 9개 팀을 분석했다. 현재 확정된 공석은 애틀랜타, 볼티모어 오리올스, LA 에인절스, 미네소타 트윈스, 샌프란시스코, 텍사스 레인저스, 워싱턴 내셔널스 등 7곳이다. 콜로라도 로키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조만간 공석이 될 가능성이 있다.
위버 기자는 1901년부터 1950년까지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를 이끌며 통산 3731승을 거둔 코니 맥 같은 전설적 명장이 좀비가 되어 되살아나고, 사후 70년 동안 현대 분석 이론과 영양학, Z세대의 집단 심리, WAR(대체선수대비 기여승수)까지 익혔다는 가정 하에 어느 팀이 가장 좋은 선택일지를 따져봤다.
1위로 선정된 샌프란시스코는 올시즌 한때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을 기록했다. 투수진은 팀 평균자책 10위로 나쁘지 않았다. 9월 들어 실점이 늘긴 했지만 시즌 전체로 보면 7번째로 적은 실점에 그쳤다. 문제는 타선이었다. 30개 팀 중 득점 17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마지막 한 달 동안 홈런 생산력을 되찾으며 가능성을 보였다.
위버 기자는 "라파엘 데버스, 맷 채프먼, 그리고 키 2m에 육박하는 장신 장타자 1루수 유망주 브라이스 엘드리지가 있다"고 전했다. 기자는 "윌리 아다메스가 베리 본즈 이후 처음으로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30홈런을 친 선수가 됐다"며 "타선을 정리하는 게 새 감독의 임무"라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올시즌 유격수 아다메스를 구단 역대 최고액인 7년 1억8200만 달러(2548억원)에 영입했다. 6월에는 보스턴에서 올스타 강타자 데버스를 트레이드로 데려오며 총 2억5000만 달러(3500억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81승 81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에 그쳤다. 지구 라이벌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상대로는 7승 19패라는 참담한 성적을 남겼다.
위버 기자는 "구장은 아름답고, 야구운영부문 사장 버스터 포지는 야구를 잘 알며 승부욕이 강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포지 사장은 샌프란시스코 출신으로 2010년, 2012년, 2014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전설적인 포수다. 기자는 "단점은 다저스, 파드리스와 같은 지구에 있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장점도 있다. 다저스를 이긴다면 마침내 진정한 명장으로 인정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위는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차지했다. 올시즌 75승 87패로 부진했다.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젊은 선수들이 전성기에 접어드는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위버 기자는 "거너 헨더슨, 잭슨 홀리데이, 애들리 러치먼, 콜튼 카우저, 코비 메이요, 포수 유망주 사무엘 바살로가 기다린다"고 전했다.
투수진은 지난 시즌 부상으로 고생했다. 그레이슨 로드리게스, 카일 브래디시, 딘 크레머, 케이드 포비치, 트레버 로저스, 타일러 웰스가 모두 건강하다면 좋은 선발진을 꾸릴 수 있다는 평가다. 기자는 "새 구단주가 성공을 원하고 있어 전임자보다 재정적으로 더 많은 투자를 받은 로스터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3위는 김하성의 소속팀 애틀랜타가 이름을 올렸다. 위버 기자는 "인간 신체의 취약함이 브라이언 스니커 감독의 마지막 시즌을 망쳤다"고 표현했다. 스니커 감독은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애틀랜타는 주전급 선수들의 잇단 부상으로 고전했다.
기자는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가 162경기를 모두 소화한다는 보장은 없다"면서도 "스펜서 스트라이더가 토미 존 수술에서 복귀한 뒤 9월에 평균자책 2.79를 기록했다"고 긍정적인 부분을 짚었다. 부상과 수술로 이탈한 투수들이 건강하게 돌아오면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다. 내셔널리그 신인왕 후보인 포수 드레이크 볼드윈도 있다. 기자는 "리빌딩이 시작되기 전 몇 년간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4위 워싱턴 내셔널스는 "2026년 월드시리즈 우승은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흥미로운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지켜볼 수 있다는 점에서 볼티모어와 비슷한 매력이 있다. 딜런 크루스, CJ 에이브럼스, 제임스 우드가 핵심 선수들이다. 위버 기자는 "전임자 데이브 마르티네스는 2019년 월드시리즈 우승 후 5시즌 이상 부진한 성적을 냈지만 그제야 구단주가 관계를 정리했다"며 "새로운 야구운영부문 사장이 있어 장기적 관점에서 팀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5위 텍사스 레인저스는 2023년 월드시리즈 우승 후 2년 연속 기대 이하 성적을 냈다. 코리 시거, 마커스 세미엔, 제이컵 디그롬, 네이선 이오발디 같은 스타급 선수들과 잭 라이터, 에반 카터, 와이어트 랭포드 같은 유망주들이 있다. 기자는 "야구운영부문 사장은 전직 선수 출신으로 승부욕이 강하고, 구장은 최첨단 시설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다만 "재정적 불확실성이 브루스 보치 감독과 구단이 상호 합의로 결별하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며 "리빌딩 시기가 생각보다 빨리 올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6위는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차지했다. 호세 알투베, 카를로스 코레아, 제러미 페냐, 요르단 알바레스 같은 핵심 선수들이 있고, 헌터 브라운이라는 젊고 뛰어난 투수가 선발진을 이끈다. 다만 "알투베는 내년 36세가 되고, 코레아는 부상 이력을 고려하면 31세치고는 늙었다"는 점에서 리빌딩 팀이 될 가능성도 있다.
7위 미네소타 트윈스는 가혹한 평가를 받았다. 위버 기자는 "트윈스는 매각 대상이며, 포스트시즌 진출 후 한 해는 예산을 줄였고 다음 해는 선수들을 대량으로 팔아치웠다"고 비판했다. 바이런 벅스턴과 조 라이언, 파블로 로페스가 남아있고 루크 키셜, 워커 젠킨스 같은 유망주도 있다. 하지만 기자는 "미네소타 트윈스가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가 될 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8위 콜로라도 로키스는 "덴버를 마일 하이 시티라고 부르지만, 성적은 해수면 정도에 묻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팀이 마지막으로 승률 5할을 넘긴 건 2018년이다. 올시즌 득실차 마이너스 424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최악의 신기록을 세웠다. 위버 기자는 "이 자리를 맡는 이유는 메이저리그 감독이라는 것 외에 콜로라도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이라며 "고용 안정성만은 보장받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버드 블랙 감독은 승률 5할을 넘긴 시즌을 2번 기록한 뒤 6시즌 넘게 자리에서 버텼다.
9위이자 최하위는 LA 에인절스가 차지했다. 위버 기자는 에인절스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내년 3700만 달러(518억원) 이상을 받는 3루수는 역대급 먹튀이고, 최근 몇 년간 최고의 스타였던 선수(오타니 쇼헤이)는 다저스로 떠났다. 또 다른 스타인 마이크 트라웃은 2019년 이후 처음으로 130경기를 뛰었지만 커리어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기자는 "트레이드 데드라인마다 당혹스러운 모험이 펼쳐진다"며 "드래프트도 예측 불가능하고, 프런트의 설명이 때로는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말도 안 되는 원정 일정으로 모두가 좌절하고, 실제로 LA가 아닌 애너하임에서 경기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유망주들을 메이저리그로 서둘러 올리는 경향이 있고, 일단 올라오면 잘못 기용한다"며 "전임 감독은 구단주와 대화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위버 기자는 "좋은 소식은 그들이 이미 다른 사람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에인절스 구단주 아르테 모레노는 메이저리그 통산 703홈런을 친 레전드 앨버트 푸홀스를 차기 감독 최우선 후보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푸홀스는 빅리그 레벨에서 감독이나 코치를 경험한 적 없는 인물이다. 구단주 맘대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