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인천]
SSG 랜더스의 ‘신형 KK’ 김건우(23)가 가을야구 데뷔 무대에서 포스트시즌 신기록을 작성하며 팀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그의 눈부신 활약에 SSG의 에이스이자 ‘원조 KK’ 김광현(37)도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SSG의 좌완 계보의 바통이 이어진 순간이다.
김건우는 지난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5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 선발 등판해 3.1이닝 3피안타 7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생애 첫 가을무대서 호투했다.
무엇보다 1회와 2회, 연속으로 타자 6명을 모조리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포스트시즌 경기 개시 후 최다 연속 탈삼진 신기록(6개)을 작성했다. 이는 2018년 한화의 키버스 샘슨이 세운 5연속 탈삼진을 넘어서는 기록이다. 준플레이오프 기준 최다 연속 탈삼진 기록 역시 갈아치운 대기록이다.
김건우는 "경기 도중엔 기록에 신경 쓰지 않았는데, 끝나고 나서야 실감이 났다"며 “선발 투수보다는 첫 투수라는 각오로 마운드에 올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투구를 마친 김건우는 더그아웃에서 선배 김광현을 비롯해 선배들에게 축하를 받았다. “‘너무 잘했다’, ‘역할 다했다’는 말을 들었다”며 환한 웃음을 지은 김건우는, 마치 2007년 신인이던 김광현의 모습을 떠오르게 했다.

김광현은 2007년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7.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팀의 시리즈 반격을 이끌며 ‘인천 좌완’의 이름을 각인시킨 바 있다.
그리고 김광현은 최근 또 하나의 금자탑을 쌓았다. 지난달 7일 LG와의 경기에서 역대 세 번째, KBO리그 사상 최소 경기·최소 이닝으로 통산 2000탈삼진을 달성했다.
이날 그는 통산 1997탈삼진 상태에서 등판해 3회 박해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대기록을 완성했다. 2007년 첫 탈삼진 이후 19년 만에 2000개를 채운 김광현은, ‘KK’라는 별명에 걸맞게 한·미 통산 2104탈삼진이라는 대기록을 만들어냈다.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이 있는 팀에서 또 다른 신예 좌완 투수가 탄생했다. 김광현은 여전히 리그 좋은 구위를 자랑하고 있고, 김건우는 이제 막 자신의 이름을 새기기 시작했다. 가을야구의 전통 강호 SSG는 이 두 사람을 중심으로 ‘좌완 왕국’의 계보를 탄탄히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