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이정후와 2026시즌부터 함께할 새 감독은 대학야구 출신 사령탑이 될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미 NCAA 대학야구에서 성공을 거둔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 코칭 경력이 전혀 없는 인물을 메이저리그 감독으로 앉히는 파격 인사다.
MLB 네트워크를 비롯한 여러 매체는 19일(한국시간) 자이언츠가 테네시대학교 볼런티어스의 토니 비텔로 감독을 차기 감독으로 선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도 같은날 소식통을 인용해 "자이언츠가 차기 감독으로 테네시대 토니 비텔로 감독 선임을 눈앞에 뒀다"고 전했다.
자이언츠는 이 소식을 공식 확인하지 않았고, 비텔로 감독도 녹스빌 뉴스 센티넬과 만난 자리에서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을 아꼈다. 비텔로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확인해줄 것이 없다"고 답했다고 디 애슬레틱은 밝혔다. 이와 관련 ESPN은 비텔로가 샌프란시스코의 차기 감독이 될지에 대한 결정이 24~72시간 내에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47세인 비텔로는 2018년부터 NCAA 1부 테네시대학교 감독을 맡고 있다. 그가 부임하기 전 볼런티어스는 10년 넘게 NCAA 토너먼트 진출조차 하지 못하는 최약체였다. 비텔로는 이 팀을 완전히 바꿔놨다. 최근 4시즌 중 3번이나 칼리지 월드시리즈에 진출했고, 2024년에는 학교 역사상 첫 NCAA 우승을 이뤄냈다. "테네시대학교를 SEC 최하위권에서 전국 최고 수준의 인재 풍부한 프로그램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디 애슬레틱은 "1년 만에 명백해진 사실이 있다면, 버스터 포지가 결코 전형적인 야구 운영자가 아니라는 점"이라며 "포지의 파격적인 감독 선택은 이를 더욱 증명한다"고 전했다. 만약 선임이 최종 확정된다면, 비텔로의 메이저리그 감독 선임은 프로 코칭 경험이 전혀 없는 인물로서는 극히 이례적이고 전례가 거의 없는 도약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NFL이나 NBA에서는 대학 감독 출신이 프로팀 감독으로 여럿 선임된 바 있지만, 야구에서는 대학에서 바로 메이저리그 더그아웃으로 오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올 시즌 밀워키 브루어스를 내셔널리그 최고 성적으로 이끈 팻 머피가 노터데임대와 애리조나주립대 감독 출신이지만, 그 역시 밀워키에서 거의 10년을 특별보좌역과 벤치코치로 보낸 뒤에야 감독직을 맡았다.
포지는 분위기가 가라앉은 자이언츠 더그아웃에 자신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강한 개성의 인물을 찾고 있었다. 디 애슬레틱은 "비텔로의 역동성과 카리스마는 선수 영입 활동과 볼런티어스의 대담하고 활기찬 플레이 스타일 모두에서 충분히 드러났다"는 평가를 전했다.

비텔로를 영입한다면 대우 역시 일반적인 초임 감독 수준에 머물지는 않을 전망이다. 비텔로는 연봉 300만 달러(42억원) 이상으로 NCAA 디비전 I에서 두 번째로 높은 연봉을 받는 감독이다. 이미 메이저리그 감독 절반보다 많은 돈을 벌고 있다. "자신의 안정적인 왕국을 떠나 안정성이라고는 전혀 없는 자리로 옮기는" 리스크와 샌프란시스코의 높은 생활비를 고려하면, 최고 수준의 연봉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코칭스태프를 어떤 인물들로 구성할지도 흥미로운 포인트다.
자이언츠는 이미 테네시대 프로그램과 많은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2025년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13순위) 지명으로 뽑은 개빈 킬런은 테네시대의 스타 내야수였다. 2023년 4라운드 지명 유격수 마우이 아후나는 자이언츠 마이너리그 시스템에서 최고 수비수로 통한다. 그리고 자이언츠가 올해 트레이드 데드라인에서 영입한 외야수 드류 길버트와 우완 블레이드 티드웰도 각각 2022년 1라운드와 2라운드에 지명된 볼런티어스 출신이다.
한편 자이언츠 감독직과 연결된 다른 후보로는 전 자이언츠 포수 닉 헌들리, 전 애슬레틱스 포수 커트 스즈키,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부단장 크레이그 앨버나즈, 미국 대표팀 감독 마크 데로사 등이 있다. 자이언츠는 전 볼티모어 오리올스 감독 브랜든 하이드와도 면담했으며, 캔자스시티 로열스 벤치코치 밴스 윌슨도 인터뷰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