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치 감독의 샌프란시스코 시절(사진=MLB.com)
보치 감독의 샌프란시스코 시절(사진=MLB.com)

 

[더게이트]

월드시리즈 4차례 우승 명장이 대학야구 출신 신출내기 감독을 돕는다. 전설적인 감독 브루스 보치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돌아온다. 이번엔 감독이 아니라 조언자로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6일(한국시간) 보치가 자이언츠 특별보좌역으로 복귀하는 계약을 마무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치는 이 매체와 전화 인터뷰에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가게 돼 기대가 크다"며 "익숙한 얼굴들을 다시 만나고, 어떤 방식으로든 가치를 보탤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보치의 경험은 자이언츠에 그 어느 때보다 값질 것으로 보인다. 팀이 NCAA 테네시대 명장 토니 비텔로 감독을 영입하며 전례 없는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프로 선수나 코치 경험 없는 대학 감독을 바로 데려온 건 한 세기 만의 일이다.

비텔로는 보치를 조언자로 활용할 수 있다. 더스티 베이커 특별보좌관도 있다. 이 두 노장 감독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 반열에 오른 인물들이다. 보치와 베이커는 2027년 쿠퍼스타운 명예의 전당 시대별 위원회 투표에서 함께 헌액될 가능성이 크다.

명예의 전당 입성 조건 중 하나는 현역 감독이 아니어야 한다는 점이다.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3년 계약이 만료된 뒤 스킵 슈메이커에게 자리를 넘긴 보치는 이제 유니폼을 벗을 때가 됐다고 인정했다. 그는 "나 자신과 가족을 위한 시간을 더 갖고 싶지만, 내가 사랑하는 야구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보치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28시즌 동안 4518경기를 지휘했다. 통산 2252승으로 역대 6위에 올라 있다. 특히 10월 포스트시즌에서 빛을 발하며 5차례 리그 우승과 4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일궜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자이언츠를 3차례 정상에 올렸고, 2023년엔 텍사스를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끌었다. 양대 리그에서 모두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둔 세 명의 감독 중 한 명이다.

보치 감독의 샌프란시스코 시절(사진=MLB.com)
보치 감독의 샌프란시스코 시절(사진=MLB.com)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보치는 10월 말 테네시주 내쉬빌의 한 식당에서 비텔로와 90분간 만났다. 오프시즌 테네시에 살면서 비텔로의 성공을 지켜봐 온 보치는 "토니에게서 겸손함이 보인다"며 "2002년부터 코칭을 해왔고, 해설 부스나 프런트가 아닌 현장에 있던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소개 자리로 시작한 만남은 금세 실무로 넘어갔다. 보치는 불펜 운용과 스프링캠프 첫날부터 강조할 주제를 논의했다. 베테랑 선수 관리에 대해선 "자기 자신이 되라"고 조언했다. 그는 "비텔로는 테네시대에서 전국 각지 출신의 다양한 선수, 여러 성격을 다뤄봤다"며 "그 경험이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의 매튜 포스틴스 기자는 보치가 비텔로를 도울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첫째는 불펜 운용이다. 보치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자이언츠를 3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 때 불펜 운용의 대가로 꼽혔다. 상대 매치업을 다루는 감각이 뛰어났고, 2023년 텍사스 복귀 후 새로운 규칙(3타자 상대)에도 적응해 우승을 일궈냈다.

둘째는 프로 선수 관리다. 보치는 25년 넘게 감독을 했고, 그 전에도 여러 해 코치를 지냈다. 그의 철학은 선수들이 클럽하우스를 운영하게 내버려두는 것이다. 선수들의 신뢰를 얻는 건 감독에게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없는 비텔로가 빠르게 선수 신뢰를 얻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얘기다.

셋째는 샌프란시스코 적응이다. 보치는 샌프란시스코 지역을 꿰뚫고 있다. 도시 문화를 받아들이는 걸로 유명했던 그는 비텔로가 베이 에어리어의 리듬에 적응하도록 도울 것이다. 명예의 전당급 명장의 조언을 받는 비텔로의 메이저리그 첫 시즌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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