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게이트=고척]
오는 15일과 16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한일 야구 국가대표팀 평가전은 단순한 숙명의 라이벌전을 넘어선다.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겨냥한 '미리보기' 무대인 이번 경기의 진정한 방점은 그라운드의 선수들이 아닌, 홈플레이트 뒤에 설 '심판'에게 찍혀있다.
일본이 WBC 2연패를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젠 파월(49) 심판을 포함한 현역 미국 메이저리그(MLB) 심판 2명을 전격 초빙했기 때문이다. 일본 '스포니치 아넥스' 등 현지 언론은 9일, "파월 심판 일행이 8일 일본에 도착했으며 10일 미야자키 연습경기를 시작으로 15, 16일 한국전에 나선다"고 전했다.
이들 중 단연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은 파월 심판이다. 그는 지난 8월, 메이저리그의 견고한 '금녀(禁女)의 벽'을 허물고 새 역사를 쓴 인물이다. 2016년 심판 아카데미에 입문한 뒤 오랜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쳐, 2025년 8월 10일 애틀랜타와 마이애미의 더블헤더 1차전 1루심으로 마침내 빅리그에 데뷔했다. 이후 3루심과 구심 마스크까지 쓰며 '최초의 여성 MLB 정규시즌 심판'이라는 이정표를 세웠다.
일본 대표팀이 파월을 비롯한 MLB 심판진을 초빙한 이유는 명확하다. MLB의 스트라이크존과 한층 강화된 '15초 피치클락' 등 '국제 표준'을 자국 선수들에게 미리 체험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류지현 국가대표팀 감독의 발언에서도 그 중요성이 확인된다. 류 감독은 "(이번 평가전에서) 15초가 된 피치클락의 압박을 선수들이 느꼈을 것"이라며 "이번 일본전에는 MLB 심판이 2명 들어오는 것으로 들었다. 만약 MLB 심판이 주심으로 들어온다면 우리 선수들의 WBC 준비 과정 적응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혀, MLB 심판진의 존재감을 강조했다. 한일 평가전엔 파월 심판을 비롯해 MLB 심판 2명, 일본 심판 1명, 한국 심판 1명이 나선다.
결과적으로 한국 대표팀 역시 '파월 심판'으로 상징되는 MLB 현역 심판진의 판정을 경험하며 WBC 실전 감각을 조율하는 귀중한 기회를 얻을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