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게이트]
일본프로야구 사이타마 세이부 라이온스가 10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마이 타츠야의 MLB 포스팅 시스템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이로써 올 겨울 메이저리그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투수 중 한 명인 이마이의 미국 도전이 시작됐다.
포스팅 절차가 완료되면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은 45일간 이마이와 협상할 수 있다. 기간 내 계약에 실패하면 이마이는 세이부로 복귀해 2026시즌을 치러야 한다.
이마이의 메이저 도전설은 두 달 전부터 나왔다. 미국 야구 전문매체 'MLB 트레이드 루머스'는 이마이를 올 겨울 자유계약선수(FA) 시장 50대 선수 중 7위에 올리면서 6년 1억5000만 달러(약 2100억원) 계약을 예상했다.
이마이는 2016년 드래프트 1순위로 세이부에 입단한 우완 투수다. 2018년 1군 데뷔 후 5승을 거뒀고, 2023년부터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을 쌓았다. 지난해엔 리그 최다 탈삼진 타이틀을 따냈다. 올 시즌엔 24경기 10승 5패에 평균자책 1.92와 178탈삼진을 기록했고 통산 159경기에서 58승 45패, 평균자책 3.15에 907탈삼진을 기록했다. 통산 삼진율이 22.31%에 달한다.

"마쓰자카급 대어? 3선발급?"
이마이의 가장 큰 무기는 젊은 나이다. 내년 5월에야 28세가 된다. 올겨울 메이저리그 FA 시장에 나온 선발투수 가운데 내년 시즌 30세 미만일 선발투수는 이마이와 더스틴 메이(LA 다저스) 두 명뿐이다.
이에 '디 애슬레틱'의 팀 브리튼 기자는 "이마이가 7~8년 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내다봤다. 이 매체는 이마이를 8년 1억9000만 달러(약 2660억원)급 투수로 평가했다. 이는 일본의 레전드 마쓰자카 다이스케가 일본에서 마지막 시즌을 보낸 뒤 받은 대우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이마이에 대한 스카우트들의 평가는 엇갈린다. 일단 스피드와 구위만큼은 인정받는다. 시속 153~159km를 오가는 패스트볼이 있고, 슬라이더가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문제는 변화구의 일관성이다. 이마이의 커터는 때때로 슬라이더와 구분이 안 된다. 스플리터도 호불호가 갈린다. 한 내셔널리그 스카우트는 "스플리터가 들쑥날쑥하지만, 제대로 꽂힐 땐 정말 좋은 공"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 아메리칸리그 평가단은 "일관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체격조건도 장점은 아니다. 키 180cm의 이마이는 낮은 팔 각도에서 공을 던진다. 높은 데서 내리꽂는 투수를 선호하는 전통적인 관점에서 보면 단점에 가깝다. 한 내셔널리그 구단 스카우팅 디렉터는 "야마모토 요시노부급으로 보긴 어렵다"며 "3선발급에 가깝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무라카미 같은 타자를 상대할 땐 기어를 올리더라"며 긍정적으로 보는 스카우트도 있다. 약점 중 하나였던 제구력도 올 시즌 크게 나아졌다. 이마이의 통산 볼넷율은 11.52%였지만, 올해는 7.02%로 떨어졌다. 4년 연속 볼넷율이 개선됐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이다.

"우승이 목표, 팀 바뀌어도 마찬가지"
히로이케 코지 세이부 야구단 본부장은 "지금이 그때라고 판단해 메이저리그 도전을 승인했다"며 "'미국에서 야구를 하고 싶다'는 본인의 일관된 강한 의지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에서 건강하게 활약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최근 몇 년간 팀에 큰 기여를 이마이가 빠지면 손실이겠지만, 젊은 선수들을 키우고 전력 보강을 통해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덧붙였다.
이마이는 구단을 통해 "포스팅 요청을 받아들여 준 것에 감사한다"며 "오랜 시간 고민해 판단해 준 구단에 감사의 마음이 가득하다"고 밝혔다. 이어 "매년 리그 우승과 일본 시리즈 제패를 목표로 뛰어왔는데, 그 마음은 팀이 바뀌어도 똑같다"며 "승리에 집착하며 팀에 보탬이 되도록 전력을 다해 던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이마이의 포스팅 신청을 받아들이면 30개 구단에 계약 가능 선수로 통보된다. 그와 함께 45일 협상 기간이 시작된다. 계약이 성사되면 계약금과 연봉 총액에 따라 일본 구단으로 갈 이적료가 정해진다.
최초 2500만 달러(약 350억원)까지는 20%, 다음 2500만 달러까지는 17.5%, 5000만 달러(약 700억원)를 넘는 금액에 대해선 15%가 세이부로 돌아간다. 만약 이마이가 'MLB 트레이드 루머스'의 예상대로 6년 1억5000만 달러를 받는다면, 계약 구단은 약 2437만5000달러(약 341억원)를 세이부에 양도금으로 지불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