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게이트]
김재환은 왜 프리에이전트(FA) 신청을 하지 않았을까. 5일 공시된 FA 자격 선수 명단에서 B등급 외야수로 분류됐던 김재환은 8일 공시된 FA 승인 선수 명단에 없었다. 김재환이 FA 시장에 나가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타격 생산성 여전히 '준수'
김재환은 올 시즌 10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1, 13홈런, 50타점, OPS 0.758을 기록했다.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 스탯티즈 기준)는 1.91승, 조정 득점 창출력(wRC+)은 118.1이었다. 시즌 중후반 2군에 다녀오는 등 부침은 있었지만, 팀 내 야수 가운데 WAR 4위였고, 타격 생산성도 리그 평균보다 18.1% 높았다.
1988년생으로 다음 시즌 38세가 되는 김재환은,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한 방이 있는 강타자다. 내야수 박찬호와 함께 FA 시장 최대어 중 하나로 평가되는 강백호는 올 시즌 wRC+ 125.9를 기록했는데, 김재환과의 격차가 크지 않다. 물론 1999년생인 강백호가 김재환보다 11살 어리다는 점이 큰 메리트지만, 김재환도 나이 대비 생산성 측면에서 나쁘지 않았다. 올 시즌 7명의 37세 타자가 활약했는데, 김재환은 김현수에 이어 OPS와 wRC+, WAR 등 세 핵심 지표 모두 2위였다.

지난 3년간 FA 미신청자들과는 다르다
최근 3년간 FA 미신청자를 보면 대개 전성기 대비 크게 아쉬운 성적을 낸 선수거나, 리그 평균 이하 성적으로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023시즌 종료 후 FA 미신청자는 서건창, 이재원, 박경수, 심창민, 신정락, 김헌곤, 이용규였다. 이중 서건창과 이재원은 방출됐고, 나머지 선수들도 사실상 주전급으로 보기에는 활약이 미미했다. 박경수, 심창민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선수들의 WAR이 모두 음수였다.
2024시즌 종료 후 FA 미신청자 11명도 세 명이 은퇴 절차를 밟았고, 2024시즌 1군 기록이 없는 선수도 여럿 있었다. 올 시즌에도 FA 자격이 공시된 심창민과 이재원은 지난 2년과 마찬가지로 올 시즌도 FA 신청을 하지 않았고, 서진용도 FA 3수째를 선택했다.
최근 3년간 FA 미신청 선수들과 김재환은 상황이 다소 다르다. 지난 2024시즌에 비해 성적이 다소 떨어지기는 했지만, 김재환의 올 시즌 활약 수준은 지난 2년간 FA 미신청자들에 비하면, 김재환의 미신청 자체에 의문을 가질 수 있는 성적이다.

반등 가능성 때문?
최근 3년간 성적을 보면 김재환의 성적 급락 폭은 컸다. 지난 2023년 wRC+ 98.8에 WAR 0.45승으로 주전 도약 이후 커리어로우 수준 시즌을 기록, 에이징커브에 대한 우려까지 샀다. 2024년에는 wRC+ 132, WAR 3.19승으로 부활했지만, 올 시즌 또 성적이 다소 가라앉았다. 김재환이 다시금 다음 시즌 반등을 노리고 FA 신청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두산 관계자는 김재환에 대해 "비FA 다년계약 협상 중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계약연수와 금액 등은 조율을 거쳐야 할 전망이다. 협상 결과에 따라 내년 FA 재수를 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FA 미신청'이라는 전략적 선택을 가져갈 김재환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