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게이트]
서명만 '슥슥' 하면 박찬호의 유니폼이 바뀌기 직전인 걸까. 올 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내야수 박찬호의 두산 베어스행이 이르면 다음 주 결정될 예정이다. 세부 사항 조율, 계약서 사인등의 절차가 남은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왜 박찬호에 적극적이었나

박찬호는 올 시즌 134경기에 출장해 타율 0.287와 OPS 0.722를 기록했다. 조정 득점 창출력(wRC+, 스탯티즈 기준)은 107.3으로, 리그 평균 대비 타격 생산성이 7.3%가량 나았다는 의미다.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는 4.56으로 리그 유격수 중 4위였고, 최근 3년간 누적 WAR도 11.65로 유격수 전체 3위였다. 지표만으로도 박찬호가 리그 상위권 유격수라는 점을 엿볼 수 있다.
1995년생의 박찬호는 내년이 30세 시즌으로 커리어 전성기에 접어든다. 4년 계약을 맺게 된다면, 박찬호의 강점인 안정적인 수비력과 빠른 발은 큰 변수가 없다면 계약 기간 내내 유효할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올 시즌 27개, 통산 187개를 기록한 박찬호의 도루 능력은 김원형 두산 감독이 취임 당시 내걸었던 '허슬두 재건' 구상에 들어맞는다.
박찬호가 유격수 차지하면, 내야 경쟁 어떡하나?

두산은 지난 2021년부터 올 시즌까지 규정타석을 소화한 붙박이 유격수가 없었다. 2021년에는 김재호와 박계범, 안재석이 나누어 유격수를 맡았고, 2022년에는 김재호와 안재석이, 2023년에는 김재호와 박계범, 2024년에는 박준영과 전민재가 나섰다. 확고한 주전 없이, 여러 선수들이 돌아가며 얼굴을 내비췄다.
올 시즌에는 이유찬을 중심으로 박준영, 안재석, 오명진, 박계범이 유격수로 기용됐다. 박찬호가 합류하면 다음 시즌 굳건한 붙박이 유격수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은퇴를 선언한 박준영을 제외하면, 올 시즌 유격수 자리에 섰던 네 선수는 내야 다른 포지션경쟁에 합류해야 한다. 3루수와 2루로 나선 자원까지 더하면 박준순, 강승호, 임종성과 박지훈이 합류한다. 가능성 있는 내야 자원들이 줄줄이 포진한 만큼, 겨우내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두산, 추가 영입까지? FA시장 '큰 손' 되나

두산은 박찬호 계약이 임박했다는 소식 외에, 원소속팀 LG 트윈스와의 옵션 미충족으로 FA 시장에 나온 김현수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야구계에 돈다. 김현수 복귀까지 실현되면 팀 전력이 한층 더 강화된다. 박찬호 영입으로 센터 라인을 보강하는 동시에, 김현수를 통해 특유의 리더십과 팀 타격 생산성 증대까지 챙길 수 있다.
다만 두산 관계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찬호의 두산행에 대해 "협상이 끝난 것은 아니다. 다음 주에 한 번 더 만날 예정이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김현수 포함 외부 FA 추가 영입의 가능성을 두고는 "시장을 폭넓게 지켜보고 있다"고 답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