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게이트]
LA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확정했다. 오타니는 25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본 대표팀 유니폼을 입겠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인스타그램에 일본어로 "다시 일본을 대표해 뛸 수 있어 기쁘다"고 짧게 적었다. 지난 19일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선수들이 각자 결단을 내릴 문제"라며 WBC 출전을 선수 결정에 맡기겠다고 밝힌 지 불과 5일 만이다.
일본은 2023 WBC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당시 오타니는 결승전 마지막 타자로 나선 옛 에인절스 동료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극적인 우승을 이끌었다. 대회 MVP까지 수상하며 야구 팬들 사이에서 전설로 회자되는 장면을 남겼다. 이번엔 그 드라마를 다시 쓸 차례다.
내년 3월 5일 개막하는 WBC에서 일본은 C조에 속한다. 호주, 한국, 체코, 타이완과 한 조를 이룬다. 지난 대회 준우승팀 미국은 B조에 배정됐으며, 애런 저지, 칼 랄리, 폴 스킨스 등 특급 스타들이 이미 출전 의사를 밝혔다.

등판 여부는 '물음표'
오타니가 이번 WBC에서 투수로도 뛸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2023년 9월 두 번째 팔꿈치 인대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지난 6월에야 2년 만에 마운드에 복귀했다. 시즌 중 4경기만 선발 등판했고, 월드시리즈 7차전에선 정상 등판 간격보다 짧은 휴식으로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오타니는 이달 내셔널리그 MVP 수상 후 통역을 통해 "시즌 처음부터 마운드에 설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며 "가장 중요한 건 시즌 내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즌을 시작하고 끝낼 때 모두 마운드에 내가 서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브랜든 곰스 다저스 단장은 이달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단장 회의에서 "오프시즌 중에 오타니와 대화를 나눌 것"이라며 "아마 지난해보다는 정상적인 일정에 가까울 것이지만,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곰스 단장은 당시 "아직 선수들의 WBC 출전 요청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야마모토·사사키는 아직 침묵
다저스는 이번 WBC에서 가장 많은 선수를 배출할 팀 가운데 하나로 예상된다. 특히 오타니와 함께 일본 대표팀의 핵심 전력인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사사키 로키의 출전 여부가 관심사다.
로버츠 감독은 19일 일본 도쿄에서 "특히 투수는 몸과 어깨에 많은 부담이 간다. 휴식이 내년 시즌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럴 만도 하다. 다저스는 올해 월드시리즈 7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치렀다. 야마모토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혼자 3승을 거뒀고, 사사키도 원래 보직이 아닌 불펜에서 팀에 기여했다.
야마모토와 사사키가 아직 WBC 출전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오타니의 출전 선언이 두 선수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오타니는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9800억원) 계약을 맺은 뒤 지난 2시즌 동안 거의 모든 것을 이뤘다. 지난 시즌 커리어 최다인 55홈런을 때려내며 또 한 번 MVP를 차지했고, 마운드에 복귀해 다저스의 25년 만의 2연패를 이끌었다.
이제 남은 건 WBC 2연패다. 오타니는 또 다른 영광을 향해 달려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