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대전]
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포수 강민호가 올 시즌 최고의 활약으로 생일을 자축했다. 2타점 역전 적시타를 시작으로 팀의 역사적 대기록을 완성하는 홈런까지 날리며 화려한 생일파티를 만끽했다.
강민호는 8월 1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상대 시즌 13차전에 8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 맹타로 7대 4 승리를 이끌었다. 강민호, 오재일, 김상수 등 베테랑들이 고루 활약한 삼성은 4연패 탈출과 함께 한화를 5연패 늪에 빠뜨렸다.
이날은 1985년 8월 18일생 강민호의 38번째 생일. 강민호의 본격적인 생일파티는 0대 1로 뒤진 4회초부터 시작됐다. 2사 만루에서 나온 강민호는 풀카운트에서 한화 예프리 라미레즈의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날렸다. 주자 두 명이 홈을 밟아 2대 1 역전. 이날 전까지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 0.149를 기록한 ‘우타 킬러’ 라미레즈 상대로 깨끗한 적시타를 때려냈다.
6회에는 KBO리그 역사에 굵은 획을 긋는 홈런을 기록했다. 6대 3으로 앞선 가운데 선두타자로 나온 강민호는 바뀐 투수 신정락의 높은 속구를 때려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대형 홈런으로 연결했다. 이 홈런으로 삼성은 역대 프랜차이즈 최초 팀 통산 5000홈런의 금자탑을 세웠다. 시즌 6호 홈런이란 생일 선물에 의미를 더한 대기록.
강민호는 수비에서도 몸을 던지는 플레이로 역전을 막았다. 2대 1 앞선 4회말, 김지찬의 악송구 실책으로 주자 2명이 홈에 들어올 위기. 그러나 호세 피렐라의 송구를 잘 잡은 뒤 몸을 날려 하주석이 홈을 밟기 전에 태그에 성공했다.
끝까지 공을 놓치지 않은 강민호의 허슬 플레이로 삼성은 역전 허용 위기에서 1점만 주고 막아내며 2대 2 동점을 유지했다. 이는 5회초 곧바로 김상수의 적시타-오재일의 3점 홈런으로 리드를 되찾는 발판이 됐다.
막판 한화의 추격을 잘 막아낸 삼성은 7대 4로 승리, 최근 4연패와 원정 6연패에서 벗어난 삼성은 시즌 한화전 9승 1무 3패의 압도적 강세를 이어갔다. 만점 활약에 팀까지 승리하며 강민호에게는 최고의 생일 선물을 받은 하루가 됐다.

경기후 박진만 감독대행은 “원태인이 몸상태가 100%가 아님에도 5회까지 잘 던져줬다. 팀이 연패 중인 상황에서 베테랑들이 잘 이끌어줘서 승리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취재진과 만난 강민호는 “작년 생일에도 대전에서 한화와 경기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 통산 1000타점 기록을 여기서 세웠었다”면서 “하지만 오늘처럼 생일에 홈런을 친 기억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생일에 강민호는 3타수 무안타 1타점을 기록한 바 있다.
2타점 적시타 상황에 대해서는 “팀이 1점 차로 지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연결을 시키고 싶었다. 요즘 경기에 자주 나가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나갔을 때 내가 준비한 것은 보여주고 나오자는 생각을 갖고 임한다”며 “어느덧 내일이 없는 위치이기 때문에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팀 통산 5000홈런 기록은 경기 후 방송 인터뷰하며 알았다고. “내 개인 5000홈런이면 좋을 텐데”라고 너스레를 떤 강민호는 “내가 나온 경기에서 연패를 끊고 싶었고, 우리 팀 에이스 등판 경기이기 때문에 반드시 끊고 싶었다. 생일날 팀 연패를 끊어서 기분 좋다”며 활짝 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