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문학]
“우리 선수들 정말 경기를 즐기지 않나요?”
LG 트윈스 류지현 감독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피었다. 최근 LG의 기세가 말 그대로 ‘파죽지세’인 까닭이다. 3연승을 달린 LG는 최근 10경기 8승 2패 고공행진으로 2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이제 LG의 시선은 뒤가 아닌 ‘앞’이다. 선두 SSG 랜더스를 잡겠단 의지가 사령탑의 말에서도 풍겼다.
이민호 6.1이닝 호투와 함께 첫 번째 기회 잡은 LG, 선두 SSG 추격 시동 걸었다

LG는 8월 18일 문학 SSG전에서 8대 4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LG는 선두 SSG를 7경기 차로 추격했다. 특히 이날 경기 전 류지현 감독은 선두와의 맞대결에 대해 “첫 번째 기회를 잡았다”라고 강조했다.
“현실과 이상은 다를 수 있다. 현실적으로 지금 선두와 격차가 가까운 건 아니다. 다만,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가장 빠른 방법은 맞대결에서 승리하는 거다. 남은 시즌 동안 1~2차례 기회가 올 수 있는데 오늘 첫 번째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류 감독의 말이다.
류 감독의 기대대로 LG는 첫 번째 기회를 잡고 SSG와 격차를 줄여 추격 모드에 시동을 걸었다. 비록 ‘에이스’ 케이시 켈리를 내세우고자 했던 8월 19일 경기가 우천 그라운드 사정 취소로 순연됐지만, 선두 SSG를 가장 크게 위협 할 팀은 LG라는 걸 증명한 장면이었다.
후반기 들어 LG는 국내 선발진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다행히 LG 벤치는 18일 경기에서 나온 이민호의 반등에 한숨을 돌렸다. 이민호는 선두 SSG 타선을 상대해 6.1이닝 8피안타 1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했다.
류 감독은 “불펜 소모가 심했던 상황이라 이민호 선수가 긴 이닝을 소화해주는 게 필요했다. 우려스러운 상황에서 우리가 이민호에게 원했던 투구가 나왔다. 속구와 컷 패스트볼이 장점인 투수인데 최근 들어 조심스러운 투구로 장점을 잃은 느낌이었다. 이번 등판에선 속구를 자신 있게 넣으면서 우리가 알던 이민호의 장점이 되살아났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리그를 압도하는 화력 보여준 LG 방망이, 막을 자가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이민호의 반등과 더불어 김윤식, 임찬규 등 토종 선발진이 반등한다면 활화산 같은 폭발력을 계속 유지하는 팀 타선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분위기다. 팀 타율 리그 1위(0.275)·팀 홈런 리그 1위(98홈런)·팀 장타율 리그 1위(0.416)의 LG 타선은 명실상부한 리그 최강 타선의 면모를 자랑하고 있다. 경기 초반 뒤처지는 상황이 와도 방망이 힘으로 경기를 결국 뒤집는 게 2022시즌 LG의 특징이다.
LG 외야수 박해민은 “이제 경기 초반 1~2점이 뒤지는 상황은 전혀 걱정이 안 된다. 타자들끼리도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단 믿음이 있다. 분명히 포기하지 않는 힘이 느껴진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잘 메워주면서 지금까지 왔는데 시즌 막판까지도 우리 팀 타격의 힘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외국인 타자 로벨 가르시아도 적응기를 마치고 본격적인 타격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특히 8월 18일 경기에서 보여준 좌·우 타석 연타석 홈런 진기록은 가르시아의 타격 능력을 제대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류지현 감독은 “가르시아의 경우 장난기가 있는 스타일보단 진중한 스타일에 가깝다. 자기 리듬이나 루틴이 잘 정리 된 선수라고 느꼈다. 자신이 원하는 결과가 나와서 적극적인 세리모니를 보여준 것도 보기 좋았다”라며 미소 지었다.
LG 팀 분위기도 달아오를 만큼 달아올랐다. 류 감독이 주문한 ‘원 팀’과 ‘놀아보자’라는 구호가 선수단에게 잘 전달 된 분위기다.
“이번 주 수요일 삼성전 역전승 때 벤치 분위기도 그랬지만, 우리 선수들이 정말 경기를 즐긴다는 느낌을 받았다. 시즌 스프링캠프를 시작할 때 선수단에게 주문한 두 가지가 ‘원 팀’과 ‘야구장을 놀이터라고 생각하고 놀아보자’였다. 선수들이 그런 주문을 정말 잘 따라주고 있다. 특히 베테랑 선수들이 그런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면서 어린 선수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껏 뛴다. 놀랍다고 느낄 정도다.” 류 감독의 말이다.
류 감독이 바라보는 선두 추격 두 번째 기회는 9월 초(6일·7일 잠실 SSG전)에 있을 SSG와의 맞대결이다. 이 맞대결 전 2주 동안 최대한 많은 승수를 쌓으면서 최소 3경기 차 이내로 선두와 격차를 줄이는 게 LG의 이상적인 시나리오다. 과연 류 감독의 시선대로 LG에 두 번째 기회가 원하는 상황 속에서 찾아올지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