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무모한 도전이 아니라 해볼 만한 모험이었다. KBO리그행 다리를 불사르고 미국행을 선언한 덕수고 심준석이 최소 2개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강한 관심’을 받고 있다.
메이저리그 구단 관계자는 19일 “심준석은 여전히 ML 구단들이 주목하는 유망주”라며 “심준석 영입에 적극적인 팀 중에 우리 팀에서 현재 파악한 곳만 2개 구단”이라고 전했다.
이중 1개 구단은 아메리칸리그 중부, 다른 1곳은 내셔널리그 중부 소속으로 한국 선수와도 인연이 깊은 구단이다. 이들 구단은 심준석의 1학년 시즌부터 한국 국적의 아시아 담당 스카우트를 파견해 최근까지 꾸준히 관찰해 왔다.
이는 스포츠춘추의 이전 취재 내용과도 일치한다. 덕수고 관계자는 신인드래프트 참가신청 마감을 앞두고 “심준석이 학교에 미국행 의사를 전달했다. 현재 메이저리그 3개 구단과 이야기가 오가는 중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심준석 영입에서 손을 뗐다’고 밝힌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도 “우리는 빠질 예정이지만, 여전히 심준석에게 관심있는 팀이 있는 만큼 미국 진출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이 스카우트는 “심준석보다 김서현을 미국 구단들이 선호했다는 보도도 봤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우리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팀이 심준석을 1순위 스카우트 대상으로 지켜봤다”고 전했다.

심준석은 자타공인 올해 아마추어 투수 최대어다. 1학년 때부터 156km/h 강속구를 던져 국내 프로팀은 물론 메이저리그의 관심을 모았고 올해는 비공식 최고구속 160km/h까지 던졌다. 지난해엔 ‘심준석 리그’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큰 유명세를 치렀다.
심준석은 드래프트 참가신청 마감인 16일 자정까지 신중하게 고민한 끝에 드래프트 불참을 선언했다. 결국 오랜 꿈인 미국 진출을 선택하면서 국내 구단 지명 대상에서 제외됐다. KBO리그라는 선택지가 완전히 사라진 만큼 본격적인 미국 진출 단계를 밟을 전망이다.
ML 구단의 여전한 관심은 확인했다. 중요한 건 계약 조건이다. 메이저리그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계약이 단시일 내로 이뤄지긴 어려울 것이다. 올해 대부분의 팀이 국제 아마추어 계약금 한도(475만 달러)를 소진한 상태”라고 전했다. 심준석에게 관심있는 2개 구단도 각각 50만 달러, 30만 달러 이하의 한도만 남은 상태. 국제 계약금 한도는 매년 1월 15일에 초기화된다.
한편 심준석 측은 과거 인터뷰에서 “계약금 규모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야구 환경”이라면서 “선수에게 얼마나 좋은 환경을 제공할 수 있는 팀인지 신중하게 살펴보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고교 최대어의 행선지를 가늠할 또 하나의 이정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