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입단 첫 해 인상적인 타격 성적으로 마무리한 외야수 나성범(사진=스포츠춘추 김근한 기자)
KIA 입단 첫 해 인상적인 타격 성적으로 마무리한 외야수 나성범(사진=스포츠춘추 김근한 기자)

[스포츠춘추=청담동]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나선 첫 가을야구는 외야수 나성범에겐 악몽과 같았다. 나성범의 치명적인 외야 타구 처리 실책으로 이어진 실점 속에 KIA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넘어서지 못하고 가을 잔치를 허망하게 마무리했다. 

아쉬움이 가득했던 포스트시즌과 달리 나성범의 정규시즌 성적은 분명히 합격점이었다. 나성범은 2022시즌 144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0/ 180안타/ 21홈런/ 97타점/ 출루율 0.402/ 장타율 0.508로 리그 정상급 거포를 의미하는 3(타율)/4(출루율)/5(장타율) 라인을 완성했다. 

KIA도 나성범이 없었다면 팀 중심 타선 파괴력이 상당히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나성범 영입 결정을 두고 시즌 뒤 나오는 의문의 목소리는 없었다. 나성범이 있었기에 KIA 벤치는 3번 타순에 들어갈 이름을 두고 전혀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물론 2023년은 팀과 나성범 개인에게 모두 한 단계 더 큰 도약이 필요한 시기다. KIA는 ‘윈 나우’를 크게 외쳐야 할 상황이고, 나성범도 팀에 우승을 안길 맹활약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새해를 맞이하는 나성범의 각오도 남달랐다. 나성범은 생애 첫 타이틀 홀더를 타점왕으로 수상하는 동시에 한국시리즈 MVP에 도전하고자 한다. 스포츠춘추가 KIA 유니폼을 입고 첫 우승을 꿈꾸는 나성범의 마음가짐을 직접 들어봤다. 

정규시즌 활약에도 악몽으로 끝난 단 한 번의 가을야구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었다.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 시상하는 최고의 타자상을 수상한 나성범(사진=KIA)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 시상하는 최고의 타자상을 수상한 나성범(사진=KIA)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가 시상하는 ‘최고의 타자상’을 수상했습니다. 

솔직히 이 상을 받는다고 생각도 못 했습니다. 2022년은 정말 정신없이 지나간 시즌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느 순간 시즌이 끝나 있었고, 어느 정도 성적이 나왔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정규시즌은 만족스러웠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쉬웠던 순간은 가을야구가 아닐까 싶습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때 제가 더 좋은 활약을 보여드렸어야 했습니다. 그러지 못한 점에 대해서 지금도 KIA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내년엔 그런 장면을 반복하지 않도록 잘 준비하겠습니다. 

단 한 경기로 가을야구가 끝났기에 선수단과 팬 모두 더 안타까웠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너무 아쉬웠습니다. 선수라면 실수하기 마련이지만, 그 경기에서 제가 할 줄은 솔직히 예상 못 했습니다. 경기 당시엔 저도 너무 당황했었어요. (짧은 한숨을 내쉰 뒤) 공을 놓치고 펜스로 뛰어갈 때 심정이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죠. 곧바로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던 마음이었어요. 다시는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더 노력하겠습니다.

박찬호·최원준 테이블세터와 시너지 효과 기대? "타점왕 타이틀 얻고 싶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결정적인 수비 실책으로 아쉬움을 남겼던 나성범(사진=KIA)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결정적인 수비 실책으로 아쉬움을 남겼던 나성범(사진=KIA)

타격 지표에선 2023시즌에 더 잘하고 싶은 부분이 있을까요.

해마다 한 가지만 어떻게 발전해야겠단 생각보단 여러 방향으로 다 발전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술 훈련을 시작하면서 순간순간 어떻게 해볼까 다시 고민하는 스타일이에요. 당장 어떤 방향을 정하는 것보단 내년에 기술 훈련에 들어가면서 그때 달라질 방향성을 조금씩 적용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부분이 잘 풀린다면 어떤 지표에서 타이틀 홀더를 노리고 싶습니까. 

지금까지 골든글러브나 올해의 타자상 같은 건 계속 받아왔는데 타이틀 홀더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솔직히 그런 부분이 조금 아쉬워서 야구를 그만두기 전엔 한 개라도 기록 타이틀을 딴다면 소원이 없을 듯싶습니다. 그래도 (박)찬호가 얘기한 것처럼 테이블세터 자리에서 열심히 뛰어준다고 하니까 우선 타점왕을 노려보고 싶고요. 물론 타점왕이 아니어도 되니까 하나라도 받는다면 좋겠네요(웃음).

2023년 6월에 상무야구단에서 제대하는 외야수 최원준도 테이블세터 자리를 노리고 있습니다. 나성범 선수와 함께 뛰는 날이 기다려진다고 말합니다. 

저도 상대 팀에 있었을 때 어린 타자들 가운데 정말 타격을 잘한다고 느꼈던 친구였습니다. 최원준 선수와 같은 팀이 된 게 정말 기분이 좋더라고요. 잠깐 인사를 하러 온 적도 있었는데 재밌는 친구더라고요(웃음). 저도 먼저 다가가는 편인데 서로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긍정적인 관계가 되길 기대합니다. 최원준 선수가 제대해서 복귀할 때 팀이 상위권에 있어서 더 탄력을 받게 해주는 역할을 맡았으면 좋겠네요.

돌아올 최원준 선수와 반대로 떠나게 된 박동원 선수에 대해선 아쉬움이 있겠습니다. 

짧은 시간 함께 뛰었는데 이렇게 곧바로 이별하게 돼서 매우 아쉽습니다. 팀 동료로서 같이 더 뛰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요. 그래도 FA 신청은 선수의 권리잖아요. 저도 그 권리를 행사해서 KIA로 왔고요. 선수의 선택을 존중해야 하는 거니까 저는 정말 축하해줬습니다. 자기의 가치를 그만큼 인정받은 거니까 LG 트윈스로 가서도 건강히 선수 생활을 이어갔으면 좋겠어요.

역전패보다 역전승이 많은 2023년 KIA 소망한 나성범 "KS 시리즈 MVP도 노려보겠다." 

나성범은 2023년엔 KIA 팬들에게 가을야구에서 더 큰 기쁨을 드리겠다고 다짐했다(사진=KIA)
나성범은 2023년엔 KIA 팬들에게 가을야구에서 더 큰 기쁨을 드리겠다고 다짐했다(사진=KIA)

박동원 선수의 보상선수로 투수 김대유가 팀에 합류했습니다. 좌타자들에게 까다로웠던 투수가 동료가 된 건 팀과 개인에게 기쁜 소식입니다.

좌타석에서 보면 정말 까다로운 투수가 김대유 선수입니다. 솔직히 보상선수로 우리 팀에 올 것으로는 전혀 예상 못 했어요. 그렇게 좋은 투수가 팀에 온 건 정말 큰 플러스 요인이죠. 우리 팀에서 많은 기회를 잡아서 더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제가 상대를 안 해서 다행이고요(웃음).

NC 다이노스 우승 당시에도 느꼈겠지만, 결국 정규시즌 1위와 한국시리즈 직행의 이점이 정말 큽니다. 2023년 KIA의 정규시즌 1위 등극을 기대해도 될까요.

1위로 편안하게 기다리면서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게 확실히 큰 이점입니다. 결국, 정규시즌 때는 1승 1승이 지나고 나면 정말 아쉽더라고요. 시즌이 정말 기니까 체력적으로 힘들어지는 시기에 역전패를 많이 당한 게 아쉬웠습니다. 내년 시즌엔 그런 부분을 잘 보완해서 역전패보다 역전승을 많이 하는 팀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러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정규시즌 1위로 쉽게 가을야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KIA 팬들도 한국시리즈에서 맹타를 휘두르는 나성범을 보고 싶을 겁니다. 

KIA는 역사상 한국시리즈에서 단 한 번도 지지 않은 팀이니까요. 저도 한국시리즈 MVP까지 한 번 노려보겠습니다(웃음). 사실 올 시즌 정규시즌 때까지는 괜찮았다고 생각하는데 마지막 가을야구 경기에서 제 실책으로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KIA 팬들에게 정말 죄송스러운 마음이고, 내년엔 그런 실수를 안 하기 위해 더 준비를 잘하겠습니다. 내년에도 열정적인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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