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KIA 타이거즈 ‘아기호랑이’ 윤영철이 팀 선배 ‘이의리의 길’을 뒤이어 걸을까. 씩씩하게 WBC 국가대표팀 형들과 맞붙은 윤영철의 투구 장면을 두고 KIA 팬들의 기대치가 커지는 분위기다.
윤영철은 2023시즌 KIA 스프링캠프에서 유일한 팀 내 신인 선수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KIA 김종국 감독은 일찌감치 윤영철을 올 시즌 5선발 경쟁 후보로 꼽았다. 실제로 윤영철은 선발 후보군에 포함된 선배들과 비슷한 투구 페이스로 자신이 진짜 5선발 경쟁 후보임을 보여주고 있다.
2월 19일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린 WBC 대표팀과 연습경기에서도 윤영철의 5선발 경쟁 구도가 잘 보였다. 이날 KIA는 김기훈에게 1~2회, 윤영철에게 3~4회 마운드를 맡겼다. 5선발 경쟁을 펼치는 좌완 선·후배가 주목받는 경기에 연이어 등판하는 그림을 보여줬다.
이날 김기훈은 2이닝(44구) 6피안타 2사사구 5실점(2자책), 윤영철은 2이닝(45구) 4피안타 2실점으로 쉽지 않은 승부를 펼쳤다. 오히려 신인인 윤영철이 선배 김기훈보다 조금 더 나은 투구 결과를 보여준 게 인상적이었다.
KIA 5선발 윤영철? 허황된 꿈 아니다…‘이의리의 길’ 뒤따라 걸을까

KIA는 숀 앤더슨·아도니스 메디나·양현종·이의리로 이어지는 1~4선발진 구성이 확정적이다. 남은 5선발 자리와 함께 혹여나 개막 시기에 WBC 대회에 참가한 양현종과 이의리의 공백을 고려한 예비 선발 준비에 신경 써야 하는 분위기다. 해마다 꾸준한 선발 경쟁력을 보여준 임기영과 상무야구단 제대 뒤 달라진 제구력을 뽐낸 김기훈이 5선발 경쟁 유력 후보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윤영철이 입단 첫 해부터 1군 스프링캠프에 깜짝 가세하면서 5선발 경쟁은 더 안개 속으로 빠졌다. 게다가 KIA 벤치는 불펜 좌완 스폐셜리스트인 김대유와 이준영을 보유했기에 윤영철을 선발 역할에 더 무게감을 두도록 하고 있다. 개막 선발 로테이션에 윤영철이 들어가는 게 비현실적인 꿈은 아니라는 뜻이다.
윤영철이 데뷔 첫 시즌부터 선발 역할을 맡을 경우 과거 이의리가 걸었던 그 길을 뒤따르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이의리는 2021시즌 19경기에 등판해 94.2이닝을 소화했다. 당시 이의리는 데뷔 시즌 미리 정해둔 등판 경기 수와 이닝 숫자를 토대로 관리를 받았다. 그 결과 이의리는 2022시즌 29경기에 등판해 154이닝을 소화하는 단계적으로 성공적인 결과물을 보여줬다.
윤영철도 이의리처럼 데뷔 시즌 체계적인 관리와 정해진 숫자 아래 선발 등판 경험을 차곡차곡 쌓는 방향이 필요하다. 만약 윤영철이 시즌 전체 선발 로테이션에서 윤활유 역할을 해준다면 그보다도 더 좋은 그림은 없다. 과연 ‘좌완 부자’ KIA의 ‘좌·좌·좌’ 토종 선발 트리오가 실제로 이뤄질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