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WBC 대회에 중국 대표팀으로 참가한 KT WIZ 소속 투수 주권(사진=스포츠춘추 김근한 기자)
2023 WBC 대회에 중국 대표팀으로 참가한 KT WIZ 소속 투수 주권(사진=스포츠춘추 김근한 기자)

[스포츠춘추=도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첫 경기 충격 패배를 맛본 한국 야구대표팀이 중국 야구대표팀 소속으로 출전하는 투수 주권(KT WIZ)에 희망을 걸어야 할까. 도쿄돔 현장에서 만난 주권은 가능하다면 호주전 승리를 이끄는 등판 결과를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 

한국은 3월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호주전에서 7대 8로 패했다. 조별예선 첫 경기에서 충격패를 당한 한국은 10일 열리는 한일전에서 무조건 승리를 거둬야 8강 진출 희망을 엿볼 수 있다. 

한국에 승리한 호주가 한 차례 삐끗해주는 것도 기대해볼 수 있다. B조 최약체로 평가받는 중국이지만, 호주를 상대로 이변을 일으킨다면 한국에 최상의 시나리오다. 중국은 9일 일본과 첫 경기를 치른 뒤 10일 체코, 11일 호주와 연이어 경기를 펼친다. 

9일 일본전을 앞두고 만난 주권은 “오늘 오전에 휴식을 취하면서 12시에 알람을 맞추고 일어나 한국 경기를 지켜봤다. 마지막까지 잘 추격했는데 아쉽게 역전을 못하더라. 내일 한일전을 잘 치러서 다시 좋은 흐름을 찾았으면 좋겠다. 오늘 한국을 이긴 호주와 이틀 뒤 맞붙는데 승리 등판 기회가 온다면 열심히 던져서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라며 전했다. 

중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주권은 2017년 WBC에서도 중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대회에 출전한 경험이 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2023년에도 주권은 중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다시 WBC 마운드를 밟기로 했다. 2023시즌 종료 뒤 생애 첫 FA 자격을 취득하는 중요한 시즌임에도 주권은 WBC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렸다. 

주권은 “6년 전엔 잘 모르는 상태에서 대회에 참가해 정신없이 얼떨떨했다. 이번 대회에선 더 유명한 선수들과 맞붙을 수 있기에 새롭고 큰 기대감을 느낀다. 3월 1일부터 중국 대표팀 훈련에 합류했는데 팀 분위기가 정말 밝더라. 한국과 한국프로야구에 대해서 대표팀 동료들이 정말 자주 물어본다. 반대로 나도 동료들에게 어떻게 야구하는지 대화를 계속 나눴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중국 대표팀 선수단은 대부분 세미프로 선수 출신들이다. 게다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제대로 된 경기를 치르기 어려웠다고 한다. 

주권은 “중국 야구에서 정식 프로리그 자체는 없었고 세미프로 형식으로 경기를 해왔다고 들었다. 1년에 10경기 정도밖에 제대로 못 치르는데 프로리그 창설도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무기한 연기됐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주권은 중국 대표팀에서 불펜 역할로 구원 등판을 준비한다. 미리 등판하지 않기로 협의한 한국전을 제외하고 나머지 모든 경기에서 주권이 공을 던질 전망이다. 

주권은 “불펜에서 언제 투입될지 모르겠다. 특별하게 정해진 등판 조건은 없다. 팀이 필요할 때 최대한 좋은 공을 던지기 위해 노력하겠다. 다가오는 시즌을 대비하기 위한 시범경기 기간이라 생각하면서 WBC 대회도 잘 치르고 한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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