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슈퍼매치에 출전한 FC 서울 박수일(사진=스포츠춘추 류정호 기자)
첫 슈퍼매치에 출전한 FC 서울 박수일(사진=스포츠춘추 류정호 기자)

[스포츠춘추=서울]

박수일은 '대기만성형' 선수다. 남들보다 늦게 축구를 시작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축구를 시작해 내셔널리그 김해시청, K리그2 대전 시티즌을 거쳐 K리그1 성남 FC에서 뛰었다. 그리고 2023시즌, FC 서울에 데뷔했다.

박수일은 왼쪽 윙백과 풀백, 중앙 미드필더를 다양하게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현대 축구에선 신체 능력뿐만 아니라 '축구 IQ'가 높은 선수를 찾는다. 다양한 포지션에서 뛸 수 있는 선수가 팀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박수일이다.

서울은 4월 22일 오후 2시, 라이벌 수원 삼성과 '슈퍼매치'를 벌였다. 박수일은 교체 출전으로 선수 생활 첫 '슈퍼매치'를 경험했다. 어떤 기분이었을까. 스포츠춘추가 박수일을 만났다.


박수일 "FC 서울, 마치 프리미어리그 경험하는 것 같다"

2023시즌을 앞두고 FC 서울에 합류한 박수일(사진=FC 서울)
2023시즌을 앞두고 FC 서울에 합류한 박수일(사진=FC 서울)

경기 소감 부탁드립니다.

이겼지만, 저 때문에 수원 삼성 공격수 뮬리치에게 실점한 것 같아 기분이 안 좋았습니다. 하지만 첫 '슈퍼매치'를 경험해 '감동적'이라고 생각해요.

슈퍼매치를 처음 경험했습니다. FC 서울 선수로서 느끼는 슈퍼매치, 어떻습니까.

서울 이적 후 가장 놀란 게 많은 팬 분들이 경기장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항상 웅장한 느낌을 받았어요. 오늘은 그 감정이 배가 됐습니다. 어릴 때부터 슈퍼매치를 보며 '나도 저런 곳에서 뛰고 싶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뛸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그리고 슈퍼매치를 뛰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어요.

어떤?

이제야 진짜 축구선수가 된 것 같습니다(웃음).

오늘은 선발이 아닌 교체로 출전했습니다. 그라운드 밖에서 본 슈퍼매치, 긴장됐습니까.

네(웃음). 하지만 최대한 긴장 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경기장 안에서 주눅 든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만약 제가 그런 모습을 보이면, 수원 쪽으로 경기 분위기가 넘어갈 것 같았습니다. 

안익수 감독이 슈퍼매치를 준비하며 따로 지시한 내용이 있습니까.

오늘 경기뿐만 아니라 항상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결과보단 과정이 중요하다. 과정을 즐기면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라고요.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안익수 감독은 항상 철학적으로 얘기합니다. 잘 이해하고 있습니까.

네(웃음). 잘 이해하고 실천하려고 노력합니다.

2023시즌 초반, 서울의 출발이 좋습니다. 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매우 화목합니다. 사실 전 이런 '빅 클럽'에 처음 뛰어봐요. 그래서 모든 것이 신기합니다. 노는 물이 다르달까요.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 선수들의 프로 의식이 뛰어납니다. 

프로 의식이라. 올 시즌을 앞두고 안익수 감독이 '자율 출근제'를 실시한다고 했을 때 우려하는 팬 들도 있었습니다.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서울에 와서 느낀 건 "프로는 프로다워야 한다"는 거예요. 몸 관리부터 평소 생활하는 환경 조성까지 처음 경험해 봅니다. 저도 (기)성용이 형, (황)의조 형한테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처음 경험해 보는 게 많다라. 서울의 경기 후 식사도 처음 경험하지 않습니까.

네, 처음 해봅니다. 선수단과 코치진 분위기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같아요. 성용이 형의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물론 EPL을 경험해 본 적은 없지만, 서울과 비슷한 분위기일 것 같습니다.

올 시즌, 이루고 싶은 가치가 있습니까.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장하고 싶습니다. 축구선수니까요. 올 시즌이 끝나면 제가 김천 상무로 입대할 수도 있습니다. 그전까지 'FC 서울의 박수일'을 팬들에게 각인시켜 놓고 싶어요.

오늘 30,186명의 관중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았습니다.

정말 큰 힘이 됐습니다. 사실 전 이렇게 많은 팬 앞에서 경기를 뛰는 게 처음이에요. 이제야 축구선수가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너무 행복하게 선수 생활을 하고 있어요. 많은 분이 찾아주시는 만큼, 부끄럽지 않게 준비 잘해서 기쁘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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