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1루수/외야수 최원준(사진=스포츠춘추 김종원 기자)
KIA 타자 최원준(사진=스포츠춘추 김종원 기자)

[스포츠춘추=고척]

“체감이 아직 부족하다. 전역한 건 맞는데, 도통 익숙지 않다(웃음). 적응이 되려면 시간이 필요할 듯싶다.” 

KIA 타이거즈 타자 최원준이 1년 6개월 만에 팬들 앞에 선다. 상무야구단에서의 군복무를 마친 뒤 곧바로 원정길에 합류한 최원준이다.

6월 13일 1군에 등록된 최원준은 이날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 2번-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복귀전에선 4타수 2안타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다음은 이날 경기 시작 전 취재진을 만난 최원준과의 일문일답이다.


“4~5년 만에 나선 1루 수비 연습, 몸은 다 기억하고 있었다”

2023년 6월 김종국 감독과 재회를 애타게 기다리는 최원준은 팬들의 기대 그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사진=스포츠춘추 DB)
입대 전 KIA 타자 최원준(사진=스포츠춘추 DB)

전역 소감은? 이제야 실감이 날 법하다.

전혀(웃음). 아직도 적응이 안 됐다. 가령,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할 것 같고, 밖에서 자유롭게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도 여전히 어색할 따름이다.

상무 동기들과 추억도 그간 많이 쌓았을 텐데.

많다. 여전히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입대 전까진 KIA에 오래 있었지만, 상무에도 1년 6개월 있지 않았나. 제대하고 나니까 뭐랄까. ‘트레이드’된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웃음). 차차 적응하다 보면 이런 생각도 서서히 사라지지 않을까.

제대 후 곧바로 1루 수비를 맡게 됐다. 그에 따른 중압감은 없을까.

팀 사정상 1루수로 출전하는 것도 맞지만, 나 자신도 ‘좋은 기회’라고 판단했다. 내가 1루 수비를 곧잘 해낼 수 있다면, 경기에 더 많이 나갈 수 있을 듯싶었다. 때마침 이렇게 기회가 찾아왔다. 이미 진작에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1루수 전용 글러브도 미리 준비해 뒀다(웃음). 거의 4~5년 만에 1루 수비 연습을 해봤는데, 몸이 다 기억하고 있어 신기했다.

1루수 전용 글러브는 사용하던 것이 있었나. 그간 외야수로만 출전했는데.

없다. 그래서 상무에서 마침 KIA와 경기가 있길래 그때 (황)대인이 형 글러브를 하나 가져왔다. 직접 선물 받은 건 아니다. 대인이 형이 다른 사람에게 준 걸 다시 전달받았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단 건 의미가 크다. 프로 초창기 수비 경험들이 도움이 됐나.

물론이다. 큰 도움이 됐다. 그 시절 경험들이 없었다면, 과연 내게 지금처럼 기회가 왔을까. 내겐 소중하고 값진 기억들이다. 그때가 있기에 ‘지금의 최원준’이 있다고 생각한다.


“외야는 내게 ‘당연히’ 보장된 자리가 아니다…많은 자극 받았다”

2017년 활약상을 인정받은 최원준은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대표팀에도 선발되는 영광을 안았다(사진=KIA)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국가대표 시절 최원준(사진=KIA)

팀 사령탑인 김종국 감독과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자주 연락했다고 하던데.

그렇다. 예전에 어깨가 잠깐 불편했는데, 그때 걱정을 많이 해주셨던 기억이 난다. 물론 예전 이야기다. 지금은 어깨에 전혀 문제가 없다.

입대 전과 비교하면, ‘팀 외야가 강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료들이 잘해서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다. 외야는 내게 ‘당연히’ 보장된 자리가 아니다. 프로 세계에선 잘하는 선수가 출전하는 게 맞다. 밖에서 보면서 오히려 큰 자극이 됐다. 열심히 준비해서 더 잘하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살이 많이 빠진 듯싶다.

군대에서 한창 90kg 넘게 증량했을 때도 있었다. 몸을 키워 장타 욕심을 냈다. 타격자세부터 여러 가지 시도를 해봤다. 무엇보다 이번 기회에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잘할 수 있는 건 따로 있더라. 빠르고 날렵한 플레이가 내겐 맞다. 스타일도 예전처럼 다시 되돌리고, 체중은 10kg 이상 감량해서 현재 80kg 초반대를 유지 중이다.

전역 말고 좋은 소식이 또 있다.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어린 시절부터 꿈꾸던 태극마크다. 국가대표는 영광스러운 자리다. 인정받았단 생각에 기쁘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막중하다. 그에 걸맞은 선수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

대표팀 명단 발표 전,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궁금하다.

와일드카드 후보에 들었단 사실은 알았지만, 내가 뽑힐 거라곤 전혀 생각지 못했다. (최종 명단 선발) 소식을 접했을 때, 명단이 잘못 나온 줄 알고 당황한 이유다. 처음엔 두산 베어스 (최)원준이 형이 뽑혔나 싶었다.

팬들 앞에서 서는 건 오랜만이다. 감회가 남다를 듯싶은데.

1년 6개월 내내 ‘오늘의 나’를 상상했다(웃음). 매일 밤, 잠에 들기 전에 하루도 빠짐없이 꿈꿨다. ‘팬들 앞에서 타석에 서는 꿈’ 말이다. 오늘 당장 팬들 앞에서 선다고 생각하니 뭉클한 마음부터 든다. 다만, 지금 당장은 경기에 최대한 집중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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