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소공동]
오로지 ‘직진’만이 있었을 뿐, 두산 베어스의 시야엔 결코 흔들림이 없었다. 오로지 직진만이 있었을 뿐이다.
인천고등학교 3학년생 우완 김택연을 향한 ‘꿀 떨어지는’ 애정 얘기다. 신인 1라운드 지명을 앞두고, 유니폼에 이름 석 자를 미리 새겨 드래프트장에 올 정도.
두산은 9월 14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4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김택연을 호명했다.
이날 지명 당시 방송사 인터뷰에 응한 두산 김태룡 단장은 “(김택연은) 최근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까지 줄곧 꾸준함을 보여준 선수”라며 “이르면 향후 2~3년 안에 마무리 투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2005년생 우완 김택연은 올해 고교야구 공식전 13경기에 등판해 64.1이닝을 던져 7승 1패 10사사구 97탈삼진 평균자책 1.13을 기록한 바 있다. 나아가, 9월 초엔 청소년 야구대표팀 에이스로 맹활약하며 타이완 타이중에서 열린 제31회 WBSC U-18 야구월드컵에서 동메달(3위) 입상에 크게 이바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발생한 ‘잦은 등판과 과도한 투구수’가 야구팬들의 우려로 이어졌다. 참고로 김택연은 이번 U-18 야구월드컵에서 6경기(1선발) 동안 16이닝을 소화해 평균자책 0.88을 기록했다. 무려 9일간 5연투 일정을 소화한 것.
“팬분들이 많이 걱정해 주신 걸 안다. 지금은 피로도 없이 거의 다 회복된 몸 상태다. 대한민국을 대표해 출전했고, 동메달 결정전에서 직접 등판해 승부를 결정지었기에 내겐 가장 뜻깊은 기억으로 남을 듯싶다. 동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기억이 더 새록새록하다.”
지명 행사 종료 뒤 취재진과 만난 김택연의 소회다.
두산은 이날 드래프트에 앞서 김택연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따로 준비해 두었다. 이에 김택연은 “팀이 내 이름을 새긴 유니폼을 별도로 제작했다는 사실에 감동했다”며 “팀에서 ‘내게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고 생각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이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명 직후 김 단장은 김택연을 향해 차세대 ‘스토퍼(마무리)’ 가능성을 점쳤다. 이에 김택연은 “나 역시 불펜 투수 보직을 꿈꿨는데, 최근 청소년 대표 경험으로 자신감이 생겼다. 내겐 선발로도 길게 던질 수 있는 체력이 있더라. 팀이 내게 원하는 역할이 어디든 다 자신 있다”고 했다.
김택연은 이제 막 프로 무대 출발선에 섰다. 하지만, 견고한 심지만큼은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못지않다. 이에 취재진을 향해 다음과 같은 포부를 전한 김택연이다.
“프로가 되면서, 그간 본보기로 삼아왔던 선배들과 같은 무대에 서게 됐다. 롤 모델을 더 만들기보단 ‘제1의 김택연’이 되고자 한다. 언젠가는 후배들도 나를 보고 배울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 앞으로 두산을 대표하는 ‘스타 선수’가 되는 게 내 목표다. 열심히 준비해 내년 곧바로 잠실 마운드에 서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