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메이저리그가 2024시즌 적용할 몇 가지 규칙 변경 사항을 발표했다.
*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2월 22일(한국시각) 노사 합동 경기위원회가 승인한 새로운 규정을 공개했다. 새 규정은 2024시즌부터 적용된다.
* 가장 눈에 띄는 건 타자 주자의 주로 확대다. 타석에서 1루까지의 주로를 파울라인에서 내야 잔디까지로 확대했다
* 경기 시간을 더 단축하기 위한 규정 변화도 많다. 주자 있는 상황에서 투수에게 주어지는 제한시간은 올시즌 적용한 20초보다 2초 더 단축한 18초가 된다. 마운드 방문 횟수를 팀당 5회에서 4회로 줄인 것도 달라진 점이다.
MLB는 다음 시즌부터 1루 베이스 라인의 흙바닥 면적을 기존보다 6인치 더 넓힐 예정이다. 타자주자의 주로가 파울라인에서 내야 잔디가 잘린 곳까지로 확대되는 것. 이전까지 주자들은 1루로 가려면 페어 지역과 파울 지역을 지그재그로 지나야 하고, 수비방해로 아웃당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해 왔다.
사무국은 이번 주로 확대로 주자가 방해받을 위험 없이 1루까지 직접적인 경로를 택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규칙 변경으로 타자 주자가 파울라인 안쪽으로 달려도 내야 잔디를 밟지 않으면 정상적인 주루로 인정받게 됐다. 다만 일부 구장의 경우 필드 수정에 어려움이 있어 제한적인 유예 기간을 둘 예정이다.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한 변화도 있다. MLB는 9이닝 경기의 평균 시간이 4월의 2시간 36분에서 9월의 2시간 44분으로 7분 이상 늘어난 것을 근거로 변화를 제안했다.
우선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투구 제한 시간은 기존 20초에서 18초로 줄였다. 다만 주자 없을 때의 제한시간은 기존대로 15초를 유지한다. MLB는에 따르면 2023시즌 주자 있는 상황에서 투수들은 평균 7.3초가 남은 상태에서 투구 동작에 들어갔다고. 제한시간을 18초로 줄여도 경기에 큰 차질이 없을 거란 설명이다.
마운드 방문 횟수도 팀당 5회에서 4회로 줄어든다. 리그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팀들의 평균 마운드 방문 횟수는 경기당 2.3회에 불과하며, 지난 시즌 경기의 98%에선 마운드 방문이 4회를 넘지 않았다. 한편 올시즌 팀들이 피치클락 위반을 피하기 위해 마운드 방문을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리그 전체 마운드 방문이 예년보다 약간 증가하는 문제가 나타났다. 이와 관련 MLB는 선수가 실제 마운드에 올라가지 않아도 마운드 방문을 요청할 수 있도록 허용해 경기 속도를 촉진할 예정이다. 또 8회까지 마운드 방문을 모두 소진했을 경우엔 9회 한 차례 더 기회가 주어진다.
이제는 투수가 공을 받고 야수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면, 투수가 마운드에 있지 않아도 피치클락이 시작된다. 이전 규정에선 투수가 마운드에 돌아올 때까지 시계가 멈춰야 했기 때문에, 마운드 근처를 맴돌며 피치클락을 고의로 지연시키는 문제가 있었다.
또 불펜에서 나온 투수가 2분 미만을 남겨놓고 워닝 트랙에 들어오면 2분 15초가 아닌 2분으로 초기화하도록 했다. 또 이닝이 시작되기 전 워밍업을 시작한 투수는 최소 한 명의 타자를 상대하는 것으로 규정이 바뀌었다. 이전엔 워밍업 도중이나 후에도 교체할 수 있었지만, 이미 워밍업한 투수를 상대 타자에 따라 교체하는 꼼수를 막기 위해 규정을 변경했다. MLB에 따르면 지난 시즌 워밍업한 투수가 타자를 상대하지 않고 교체된 경우가 총 24차례(월드시리즈에서 2회) 있었고, 이로 인해 약 3분의 추가 시간이 발생했다.
한편 타자가 타임아웃을 요청하는 즉시 피치 클락을 초기화하는 방안은 선수들의 반대 의견에 따라 철회했다. 또 유주자시 모든 투수가 세트포지션으로 던져야 한다는 규칙도 아직 논의 단계다. 주자 3루 상황에서 와인드업을 선호하는 투수나, 주자를 묶기 위한 수단으로 와인드업과 퀵모션을 섞어 쓰는 투수들의 우려가 적지 않다. 야수의 주루 방해 관련 규정을 강화하는 안은 아직 논의 중에며 2024년 시행 가능성이 있다.
오늘 발표한 변경 사항은 모두 내년 스프링트레이닝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MLB는 이번 변경안으로 2024시즌 평균 경기 시간을 5분 가량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위원회는 6명의 구단주, 4명의 선수, 1명의 심판으로 구성되며 모든 변경 사항은 과반수 찬성으로 결정된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 선수 대표들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저리그 선수노조 회장 토니 클라크는 “선수들은 지난 시즌 대대적인 규칙 변경 이후 당장의 추가 변경은 불필요하며 팬, 선수, 경기장 내 경쟁에 의미 있는 이점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강하게 느낀다”면서 “이번 시즌은 추가 데이터를 수집하고 투구 시간 단축이 건강, 안전 및 부상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검토하는 데 사용돼야 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