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민은 2023시즌 완벽한 반등을 이뤘다(사진=키움)
임창민은 2023시즌 완벽한 반등을 이뤘다(사진=키움)

 

[스포츠춘추]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 읽는 야구선수 보셨습니까.”

삼성 라이온즈 임창민은 야구계 대표 ‘학구파’ 선수로 통한다. NC 다이노스 시절 임창민과 인연을 맺은 정연창 삼성 총괄 트레이닝 코치는 “임창민은 예전부터 책을 많이 읽었다. 그냥 남들 다 읽는 책이 아니라 어려운 책, 이를테면 ‘국부론’ 같은 책을 읽더라”고 전했다. 임창민이 인터뷰 때마다 쏟아내는 각종 어록과 깊이 있는 야구 철학, 인생과 세상사에 관한 얘기가 그냥 나오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

그렇다고 야구보다 책 읽기를 좋아하는 ‘괴짜 선수’인가 하면, 오히려 그 반대다. 임창민은 투수로서도 탑클래스의 기량을 자랑한다. 새로운 훈련방법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연구하는 자세, 철두철미한 몸 관리를 통해 마흔에 가까운 나이에도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 나이로 39세 시즌인 지난해엔 키움 유니폼을 입고 마무리 투수로 돌아왔다. 시즌 26세이브로 NC 시절인 2018년 이후 5년 만에 20세이브+ 시즌을 보냈고, 멀게만 느껴졌던 통산 100세이브 금자탑도 쌓았다. 시즌 뒤엔 생애 첫 FA(프리에이전트) 권리를 당당하게 행사해 여러 구단의 러브콜을 받았다. 임창민의 선택은 2년 총액 8억 원을 제시한 삼성 라이온즈였다. 

임창민 영입은 경험 많은 불펜투수를 하나 추가한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임창민이 야구를 대하는 진지한 자세, 모범적인 태도는 삼성 후배 투수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고 깊은 영감을 선사할 것이다. 여러 구단 프런트와 지도자가 임창민에 대해 “미래 지도자감”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삼성이 올해 새로 도입한 ‘스트렝스 트레이닝’이 팀 전체에 자리 잡는 데도, 먼저 시도해서 효과를 본 임창민의 존재가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언제나 흥미진진한 임창민과의 인터뷰는 FA 계약 다음날인 1월 6일 전화를 통해 이뤄졌다. 

삼성과 계약한 임창민(사진=삼성)
삼성과 계약한 임창민(사진=삼성)

 

“삼성이 가장 적극적, 키움은 ‘정’이 남아서…결정하기 힘들었어요”

어제 전화했을 때 병원에 있다고 했잖아요. 무슨 볼일이 있었나요?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어요. 어쩌다 보니 3년 연속으로 메디컬 테스트를 하고 있네요. 3년 연속 팀을 옮기다 보니…(웃음)

그러고 보니 최근 4년간 매년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있습니다. NC다이노스로 시작해 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를 거쳐 이제는 삼성 라이온즈 소속입니다. 본의 아니게 ‘저니맨’이 된 셈인데요.

저니맨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여러 팀의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배울 수 있으니까요. 뭐든 장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생애 첫 FA(프리에이전트) 계약을 맺은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우선 제가 보기엔 좋은 계약을 한 것 같아서 뿌듯한 마음입니다. 또 삼성 라이온즈라는 전통의 강팀과 계약했잖아요. 역사도 깊고 우승도 많이 했던 강팀에서 뛰게 돼서 조금은 흥미롭기도 합니다.

어떤 선수들은 은퇴하는 나이 마흔에 첫 FA 자격을 얻고 계약까지 따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감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요.

사실 FA를 신청할 때는 그렇게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았어요. 그런데 막상 신청하고 나니까, 정말 많은 사람의 관심이 제게 쏠리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특별한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산 정상에 오르고 나면 올라가기 전과는 느낌이 다르다고 하잖아요. 산 위가 아니라 너머를 본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저 역시 FA 계약을 하고 나니 이전엔 몰랐던 여러 좋은 생각들과 감정이 오가는 걸 느낍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부상과 수술 등으로 부침을 겪은 시기가 있었습니다. NC에서 방출당해 소속팀을 찾는 시기도 있었고요. 그때만 해도 통산 100세이브나 FA가 조금은 멀게 느껴졌는데요. 지난해 기어코 100세이브를 달성했고, 이번엔 FA까지 해냈습니다. 

원래 저는 타이틀이나 기록 같은 데 의미를 두고 ‘해내겠다’는 생각으로 임하진 않는 편이에요. 페넌트레이스 경기든 한국시리즈 경기든 똑같은 경기라 생각하고, 매 순간순간마다 최선을 다해서 꾸준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쪽이거든요. 그런데 막상 타이틀이 주어지고 기록을 세우고 해보니, 저도 그렇지만 제 주위 사람들에게 그게 큰 의미가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주위 사람들이요.

내 편인 사람들 있잖아요. 팬분들, 가족들, 지도자분들, 지금의 제가 있게 만든 여러 사람에게 굉장한 의미가 된다는 걸 알았어요. 저 역시 그분들의 반응과 그분들이 느끼는 감정을 같이 느끼잖아요. 그럼으로써 저 역시도 자존감이 높아지는 걸 느낍니다.

임창민 선수가 삼성으로 간다는 소식에 슬퍼하는 키움 팬이 많습니다.  

감사하죠. 사실 제가 원래는 히어로즈 출신이지만, 그전에는 키움 팬 가운데 저를 잘 모르는 분도 많았을 거에요. 그런데 1년 동안 키움에서 뛰면서, 짧은 기간이지만 팬들이 저를 많이 좋아해 주신다고 느꼈어요. 제가 하는 일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시고, 항상 아껴주시고 해서 감사했죠. 

그랬군요.

요즘도 집 근처를 돌아다니다 보면 ‘키움 팬이에요’라고 인사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어요. 솔직히 그런 분들 때문에 마음이 정말 많이 흔들렸습니다. 마지막까지 키움과 삼성 사이에서 고민하기도 했어요. 고민 끝에 결국 이렇게 됐는데, 팬들께는 죄송하면서도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1년 동안 정말 즐거웠거든요. 야구한 이래 가장 즐거웠던 1년을 함께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삼성 외에도 여러 팀에서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아는데, 정작 삼성과 경합한 팀은 키움이었군요.

그렇다고 봐야죠. 만약 키움에서도 제안을 해왔다면 남았을지도 모르겠어요. 다른 팀에서도 오퍼가 왔고, 감사한 일이긴 하지만 솔직히 마음이 확 끌리는 건 아니었어요. 가장 적극적인 팀이 삼성이었고, 키움은 ‘정’이 남아있어서…그래서 결정하기가 조금 힘들었습니다. 

FA 계약 소식을 들은 가족들 반응도 궁금합니다.

다들 비슷한 말씀을 하시죠. ‘고생했다’ ‘축하한다’ ‘가서 잘했으면 좋겠다’고 하고, 또 어르신들은 삼성을 좋아하시잖아요. 우리나라 최고 기업, 꿈의 직장이라고 생각하니까 그 부분에서도 좋아하시는 것 같던데요. (웃음)

신혼집이 서울에 있는 걸로 아는데 이제 대구에 내려와서 생활해야겠네요.

저는 대구에 내려와 있고, 아내는 왔다갔다하면 되지 않을까. 그래도 대구는 교통편이 괜찮은 편이라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습니다. 

임창민은 키움에서 보낸 1년이 특별한 시간이었다고 말한다(사진=키움)
임창민은 키움에서 보낸 1년이 특별한 시간이었다고 말한다(사진=키움)

 

김재윤-오승환과 ‘100세이브 트리오’ 결성…“난 넘버 3, 뛰어난 투수 2명 뒤에 있어 든든”

앞서 삼성은 통산 169세이브 투수 김재윤 선수를 영입했습니다. 여기에 122세이브 임창민 선수와 계약했고, 400세이브 투수 오승환도 잔류가 확실시되는데요. 그렇게 되면 KBO리그 역대급 마무리 투수 3명이 한 팀에서 함께 뛰게 되는 셈입니다.

잘 모르지만, 아마 KBO리그 역사에서 최초가 아닐까요? 일본이나 미국에도 별로 없을 것 같은데요.

100세이브 투수 3명이 한 팀에 모인 건 처음일 겁니다. 마무리 출신 2명이 함께 뛰는 경우는 종종 봤지만 세이브 투수 3명을 모은 경우는 처음 보는 것 같아요. 

특이한 경험을 하게 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한국에서 야구하는 사람이라면, 불펜 투수라면 누구나 오승환 선배님을 보고 자랐잖아요. 저 역시 마찬가지고요. 그 의미가 참 특별해요. 다행히 저보다 뛰어난 투수가 두 명이나 뒤에 있으니까 부담이 덜한 것도 좋고요. 

2명이 뒤에 있다는 말은 마무리 욕심은 없다는 의미로 들립니다.

네, 저는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넘버 3라고 생각하지, 제가 넘버 1이나 2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마무리 투수가 3명이면 서로 도움을 주는 부분도 있지만, 은근한 경쟁심도 생기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경쟁보다는 시너지를 발휘해서 최대한 팀 성적을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좀 더 배려나 희생을 하더라도, 그게 팀에 좋은 일이라면 그 방향으로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FA로 왔는데 팀 성적이 좋아야 저희도 욕을 덜 먹지 않을까요. (웃음)

한때 NC 팀메이트였던 이민호 선수도 삼성에 합류했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함께 하게 됐는데, 서로 어떤 얘길 나눴나요.

민호와는 대구에 같은 트레이닝 센터에서 함께 운동하거든요. 항상 많은 얘길 나누고 있어요. 지금 생각났는데 김경문 감독님(전 NC 감독)을 얼마 전 오랜만에 뵈었거든요. 식사하면서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 민호 좀 많이 챙겨주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단디 4’ 멤버 두 명과 김경문 감독의 재회가 이뤄졌군요.

아무래도 저랑 민호가 감독님 제자였으니까 애착이 있으신 것 같아요. 민호는 제 후배기도 하니까, 삼성에서 같이 잘해봐야죠.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많이 도울 생각입니다. 과거 NC에서 잘했던 정도까진 몰라도 제 몫을 할 수 있게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 도와주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삼성엔 NC 시절 역전의 용사가 한 명 더 있습니다. 트레이닝 파트를 담당할 정연창 코치도 NC 초창기 멤버였잖아요. NC를 떠난 뒤에도 자주 연락하면서 조언을 받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신기해요. 정연창 코치님이 다시 야구판에 돌아오자마자 제가 삼성과 계약하고, 한 팀에 모이게 됐으니까요. 사실 다른 팀이 있었는데 마지막에 틀어지면서 삼성과 계약하게 된 거라서, 그 결정을 하고 나니까 신기하단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삼성에 가기로 마음먹고 보니, 삼성에 다 모였네?’ 싶었죠.

삼성에서 함께 할 인연이었나 봅니다.

정연창 코치님과 제가 과거 NC에서 함께했을 때 가장 좋은 시너지를 냈으니까, 삼성에서도 좋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국내는 물론 외국에 나가서도 운동을 해봤지만, 개인적으로 정 코치님이 최고의 트레이닝 코치라고 생각하거든요. 제일 잘하는 분이라고 생각해요. 

삼성에 오면서 타자친화 구장으로 악명높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으로 사용하게 됐습니다. 과거 원정경기로 방문했을 때 라팍은 어떤 곳이었습니까. 

부담스럽죠. 좌중간, 우중간 펜스가 짧아서 플라이를 맞더라도 센터 쪽으로 보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 던졌어요. 그런데 너무 야구장을 의식하면서 던지면,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냥 다른 곳과 똑같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한편으로는 스탯이 조금 나빠질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거든요.

평균자책 같은 게 나빠질 수 있다?

파크 팩터를 무시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하겠지만, 일단 홈구장 득실에선 불리하다는 생각은 있습니다. 대신 그 부분을 상쇄할 만한 다른 것들을 많이 준비하려고 고민 중이에요. 

올 시즌 야구엔 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변수가 많습니다. 우선 로봇심판(ABS)이 도입될 예정이고, 피치클락도 시즌 중에 도입될 가능성이 큽니다. 투수 입장에서 신경 쓸 게 많아졌는데요, 베테랑 투수 입장에서 이런 변화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합니다.

변화가 굉장히 많죠. 그 변화와 변수에 따르는 여러 경우의 수를 미리 생각하고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빠르게 적응하는 사람이 우선권을 선점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유리할 것 같나요, 아니면 불리할 것 같은가요.

로봇심판부터 말하자면, 일단 종으로 떨어지는 변화구가 후한 판정을 받을 것 같아요. 그리고 로봇과 인간 심판의 가장 큰 차이점은 모서리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하거든요. 인간심판의 존은 곡선 형태를 띨 수밖에 없지만 로봇 심판은 네모나게 딱 떨어지는 존이 될 테니까요. 그 모서리 쪽에 얼마나 스트라이크 판정을 얻어내느냐에 따라 투구 수나 카운트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것 같습니다.

동의합니다.

타자가 볼 때 꼭짓점 근처에 오는 공은 볼이라고 생각할 것 같거든요. 전체적인 스트라이크에 대한 이미지는 타자 쪽이 훨씬 더 강해질 텐데, 그 꼭짓점을 이용해서 타자의 이미지를 깰 수 있느냐. 거기에 따라 많은 게 달라질 것 같습니다. 

피치클락에 대해 얘기하면, 미국에선 주자 견제의 어려움이나 베테랑 투수들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확실히 주자 견제 측면에서 불리한 건 맞는 것 같습니다. 투수에게 불리한 부분이죠. 다만 피치클락이 도입되면 타자가 준비해야 하는 부분도 많아지거든요. 그간 국내의 경기 운영은 타자에게 많은 배려를 해주는 편이었는데, 그 배려가 사라진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타자에 대한 배려가 사라진다.

그동안엔 투수가 던질 준비를 했다고 심판이 플레이 볼을 선언하지 않았어요. 타자를 보호해 줘요. 투수는 준비가 늦어지면 경고를 받지만 타자가 늦게 들어온다고 경고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닝이 바뀔 때 타자가 타석에 늦게 들어오면 투수가 2, 30초씩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 부분에서 보면 피치클락 도입으로 타자들이 불리해지는 점이 있을 거에요.

그렇군요. 생각 못한 부분입니다.

한국에선 심판이 투수에게 빨리 던지라고 재촉하잖아요. 제 경험으로 봐도 타자가 칠 준비도 안 됐는데 투수에게 경고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심판진이 타자보다는 투수에게 요구하는 게 많았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한국 투수들은 이미 빨리 던질 준비가 돼 있다고 봐도 좋을 것 같아요. 투수야 시계 돌아가면 타자가 준비하든 말든 던지면 되니까요. 오히려 피치클락이 도입되면 초반엔 타자들이 흔들리지 않을까, 투수들이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임창민은 야구 기량은 물론 경기 외적으로도 동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발산하는 선수다(사진=키움)
임창민은 야구 기량은 물론 경기 외적으로도 동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발산하는 선수다(사진=키움)

 

“몸 상태 작년보다 더 좋아, 마흔 살에 구속 향상 기대하세요”

주제를 바꿔 볼까요. 좀 전에 베테랑 얘기도 나왔지만, 아무래도 나이가 있다 보니 몸 상태나 기량 저하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일 겁니다. 베테랑을 보는 이런 의구심 어린 시선에 대해 어떻게 답변하시겠습니까.

제 생각엔 결과가 나오기 전에 기대와 확신보다 의심이 많은 편이 더 좋은 것 같아요. 물론 FA 계약이니까, 그렇게 큰 계약은 아니지만 기대를 받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 의심하는 시선들이 조금은 완충 작용을 해주는 면도 있거든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제가 잘했을 때, 반전이 일어났을 때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겠죠.

자신있어 보입니다.

몸 상태가 지금 너무 좋거든요. 작년보다 더 좋아요.

그렇습니까. 

작년을 기점으로 몸이 좋아졌어요. 지난해부터 정연창 코치님의 도움을 받아 운동했는데, 코치님이 알려주신 루틴과 운동 방법을 꾸준히 이행하면서 몸이 확 좋아졌습니다. 1년을 그렇게 운동하면서 몸이 그전보다 더 좋아진 것 같아요. 혹시 제 작년 최고 구속이 몇인지 아세요?

145, 6km/h 정도로 기억합니다.

맞아요. 예전엔 148, 9 정도가 나왔었는데 작년엔 그 정도는 안 나왔어요. 평균 구속은 비슷한데 최고 구속은 그전만큼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해봤어요. 내 나이가 한국 나이로 40살인데, 이 나이에 다시 구속이 올라가면 재미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

불혹의 구속 향상이라. 꿈만 같은 이야기입니다. 

만약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상당히 재미있는 데이터가 생길 것 같아요. 내심 조금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과연 이 나이대에도 구속 향상이 가능할까? 실험적인 시즌이 될 것 같아요.

기대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임창민 선수를 환영하는 삼성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합니다.

계약도 하기 전부터 삼성 팬들께서 많은 관심을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 감사함 만큼 많이 보답해 드리고 싶어요. 원정 경기 때 삼성 팬들께서 팀 성적이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열정적인 응원을 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 팬들 앞에서 야구하는 것도 큰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야구장에서 함께 호흡하고 공감하면서 즐거운 시즌을 보내고 싶습니다. 저도 팬 여러분이 즐거우실 수 있도록,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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