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한국 문화에서 함께 밥을 먹는 행위는 단순히 한 끼를 때우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식사를 함께할 때 서로 속내를 털어놓고 감정을 나누면서 친밀감과 유대감을 증진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친해지고 싶은 사람에게 ‘밥 한번 먹자’는 말을 건네는 이유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막바지에 접어든 NC 다이노스 선수단도 포지션별 회식을 통해 끈끈한 팀워크를 다지고 있다. 앞서 2월 19일엔 박민우의 주도로 내야수들이 모여 스테이크 회식을 했다. 새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을 비롯해 도태훈, 서호철, 김수윤, 최정원, 김한별, 조현진, 김주원까지 내야진 전원이 참석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계산은 내야 최고참 박민우가 맡았다.

이에 질세라 훈련 6회차 마지막 날인 23일 저녁엔 외야수 전원이 참석해 식사를 함께했다. 주장 손아섭이 자리를 마련했고 박건우, 권희동, 천재환, 박영빈, 송승환, 박시원, 박한결이 참석했다. 모든 비용은 손아섭이 부담했다.
회식을 주도한 손아섭은 구단을 통해 “이번 시즌 목표를 향해 잘해내자는 의미로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 나의 위치에서 당연히 챙겨야 할 부분을 챙겼을 뿐”이라며 “CAMP 2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모두가 끝까지 집중해서 잘해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남겼다.
외야 기대주 박시원은 “캠프 막바지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에 주장 손아섭 선배가 함께 의미 있는 식사자리를 마련해 주어 힘을 낼 수 있었다”면서 “야구 이야기뿐 아니라 개인적인 이야기들도 나누며 선수들과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마지막까지 집중하며 다가오는 시즌을 잘 준비하겠다. 좋은 자리를 마련해 준 손아섭 선배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튿날인 24일엔 투수조가 전체 회식을 진행했다. 이 자리는 새 외국인 투수 다니엘 카스타노와 카일 하트가 마련했다. 카스타노가 직접 추천한 인근 레스토랑에서 진행했고, 식사 비용도 둘이 나눠 부담했다는 후문이다.
이 자리엔 고참 이용찬을 비롯해 임정호, 이재학, 류진욱, 김재열, 서의태, 최성영, 김태현, 박주현, 김시훈, 신민혁, 송명기, 김영규, 이준호, 임형원, 한재승, 이용준, 신영우 등 투수조 전원이 참석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회식 주최자 카스타노는 “미국에서 활동할 때도 동일 포지션 선수들이 함께 식사하며 단합하는 시간이 있었다. NC에서도 이렇게 서로 더 깊게 이해하고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들과 함께할 이번 시즌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하트 역시 “야구장이 아닌 밖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며 더 깊게 서로 알아가는 시간이라 뜻깊었다. 앞으로 함께 시즌을 이끌어갈 훌륭한 동료와 함께한 자리였기에 단순한 식사자리 그 이상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재학은 먼저 회식 자리를 만들어준 두 외국인 투수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투수들이 단합하는 자리를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고맙게도 카스타노와 하트 두 외국인 선수가 먼저 자리를 마련해주었다”면서 “두 선수는 평소에도 한국 문화를 배우려는 의지가 강하고 팀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려 노력한다. 팀 구성원으로서 두 선수에게 정말 고마운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재학은 “한국에 들어가면 우리가 두 선수에게 맛있는 한국 음식을 대접할 계획”이라며 “팀원들과 좋은 분위기 속에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게 되어 좋았다”고 다시 한번 감사를 전했다.
식구(食口)는 한집에서 살며 식사를 함께 나누는 사이를 뜻하는 말이다. 가족 혹은 가족이나 마찬가지인 공동체를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함께 밥을 먹는 행위를 통해 사람들은 서로 진정한 가족이자 친구, 동반자로 받아들인다. NC 선수들은 ‘식구’가 됨으로써, 그렇게 원팀이 되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