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고척돔에서 파드리스와 맞붙은 팀 코리아 투수 문동주(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스포츠춘추=고척]

천하의 문동주도 ‘중압감’이란 걸 느낀 것일까. 한국 야구대표팀 에이스 문동주가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타선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국 대표팀은 3월 17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 2024 스페셜게임’에서 파드리스 상대로 0대 1로 패했다. 이날 대표팀 선발로 등판한 문동주는 2이닝 동안 38구를 던져 0피안타 4볼넷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안타는 내주지 않았지만, 연달아 제구 난조를 겪으면서 아쉬움을 남긴 것.

문동주는 1회 말부터 크게 흔들렸다. 파드리스 선두타자 잰더 보가츠는 스트레이트 볼넷을 출루했고, 문동주의 첫 스트라이크는 7구 만에 나왔다. 그러나 두 번째 타자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에게도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 포수 김형준이 마운드를 방문했지만, 불안함은 여전했다. 후속타자 제이크 크로넨워스도 볼넷으로 걸어가면서 아웃카운트 하나 없이 베이스는 꽉 찼다.

대표팀 벤치도 비상이 걸렸다. 곧장 최일언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문동주, 김형준과 대화를 나눴고, 분위기를 추스렸다. 그 이후 매니 마차도, 김하성을 차례대로 삼진,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낸 문동주가 한숨을 돌리는 듯했다.

그런데 뜻밖의 상황이 일어났다. 파드리스의 6번 타자 주릭슨 프로파 상대로 초구가 높게 형성되며 폭투로 이어진 것. 3루 주자 보가츠가 홈을 밟았고, 대표팀은 선취점을 내주고 말았다. 다음 타자 루이스 캄푸사노는 삼진. 길고 길었던 1회 말은 그제야 종료됐다.

미디어 인터뷰에 참석한 팀 코리아 투수 원태인(사진 왼쪽부터), 류중일 감독, 투수 문동주(사진=스포츠춘추 김종원 기자)

당초 2이닝 투구가 예정돼 있던 문동주는 2회 말 7구만 던져 삼자범퇴를 끌어내면서 이날 등판을 마무리했다. 뒤늦게 페이스를 찾았기에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1회 말 제구 난조가 경기를 어렵게 만든 주된 원인이었다. 문동주가 내려간 뒤 양 팀은 좀처럼 점수를 내지 못했고, 파드리스가 결국 1점 차를 지켜 1대 0 신승을 거뒀다. 대표팀엔 1회 말 폭투로 나온 실점이 뼈아플 따름이다.

경기 후 미디어 인터뷰에 참석한 문동주는 이날 투구 내용을 복기하면서 “1회 때 기억은 모두 잊어버렸다. 2회 때 좋은 기억만 남겨 두겠다”고 했다. 이어 설명을 이어간 문동주는 “사실 1, 2회 사이에 크게 달라진 건 없었고, 유달리 긴장을 많이 했던 날도 아니었다. 오히려 긴장을 더 하고 들어갔어야 했나 아쉬움도 든다”고 덧붙였다.

“다만 1회 투구 내용이 너무 좋지 않았어요. 그래서 계속 마음 편하게 던지려고 노력했습니다. 또 최근 들어 뒤에서 나오는 팔 스윙이 작아지다 보니 위화감이 들더라고요. 그런 부분을 2회부터 신경 쓰면서 마운드에 올랐습니다.” 문동주의 설명이다.

한편 美 야구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문동주는 이날 파드리스 타선에 맞서 속구(21구), 싱커(7구), 컷패스트볼(5구), 커브(4구), 슬라이더(1구) 등을 던진 가운데 패스트볼은 최고 96.4마일(155.1km/h)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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