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대전]
KIA 타이거즈의 미래이자 현재인 ‘1번 지명’ 출신 투수-포수-타자가 승리를 합작했다. 윤영철이 잘 던지고, 한준수가 잘 받고, 김도영은 잘 때렸다. 마지막은 특급 마무리 정해영이 완성했다.
4월 1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와 한화의 시즌 1차전은 KIA의 8대 4 승리로 끝났다.
신인 드래프트 1번 지명 출신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인 경기였다. 먼저 마운드에선 차세대 좌완 에이스 윤영철이 호투했다. 지난해 2023 신인 1라운드 2순위로 입단한 윤영철은 2년 차인 올해 신무기 커터를 장착해 한 단계 성장을 이뤘다.
1회는 다소 불안했다. 1사 후 본인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냈고, 안타와 3루수 실책이 겹치면서 선취점을 내줬다. 그러나 문현빈을 3구 삼진으로 잡고 추가 피해를 막은 뒤 2회부터 5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동료들의 도움도 받았다. 6회말 주자 2명을 남겨놓고 내려왔지만, 1사 만루에서 좌익수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완벽한 홈 보살로 리드를 지키면서 승리투수 자격이 유지됐다. 숨죽인채 공의 움직임을 지켜보던 윤영철은 두 팔을 번쩍 들며 환호했다.
최종 성적은 5이닝 3피안타 2실점(1자책) 2볼넷 4탈삼진. 총 투구 수 77구를 던졌고 최고구속 143km/h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중심으로 한화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지난해 한화전 3경기 평균자책 2.81의 강점을 올 시즌에도 그대로 이어간 윤영철이다.
타선에선 2022 신인 1차 지명 출신 김도영이 앞장섰다. 3번타자 겸 3루수로 출전한 김도영은 1회초 선취점으로 이어지는 수비 실책(6호)을 범했지만, 자신의 실수를 타격으로 만회해 보였다.
1대 1로 맞선 3회초엔 2사 후 리드를 잡는 솔로 홈런을 날렸다. 펠릭스 페냐의 가운데 높은 146km/h 속구를 정확하게 받아쳐 좌중간 담장 너머로 날려 보냈다. 4월 들어 부쩍 장타력이 좋아진 김도영은 4월 10경기에서 3홈런을 기록 중이다.
3대 2로 앞선 7회초 타석에선 2사 2루에서 우전 적시타로 주자를 불러들여 보험 점수를 만들었다. 이후 곧바로 2루 도루까지 성공하면서 시즌 6번째 도루(0실패)를 기록했다. 이날 최종 기록은 5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1도루.
승리에 쐐기를 박는 역할은 포수 한준수가 맡았다. 윤영철과 배터리를 이룬 한준수는 시원시원한 리드와 좋은 호흡으로 호투를 이끌어냈다. 6회말엔 소크라테스의 원바운드 홈송구를 정확하게 잡아서 3루 주자 채은성을 태그아웃 처리하며 호수비를 완성했다.
타격에서도 연이틀 맹타를 휘둘렀다. 전날 LG전 3안타 1타점의 타격감이 이날도 그대로 이어졌다. 팀의 8득점 가운데 3타점이 한준수의 타점이었다. 4회 공격에선 2대 1에서 3대 1로 앞서나가는 적시타를 날렸고, 8회엔 1사 2, 3루에서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2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한준수의 한 방으로 KIA는 6대 2로 달아나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6회부터 필승조를 가동한 KIA는 7대 4로 앞선 8회말 2사 3루에서 마무리 정해영을 투입했다. 올 시즌 정해영의 첫 4아웃 세이브 도전. 2020 1차 지명 출신의 마무리 정해영은 8회 위기를 실점 없이 잘 막은 뒤, 9회에도 올라와 1.1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완성했다. 경기는 KIA의 8대 4 승리로 끝났다.
이 승리로 4연승을 달린 KIA는 시즌 12승으로 2위 NC다이노스에 반 경기차 앞선 선두를 지켰다. 대전 원정경기 3연패도 마침표를 찍었다. 승리투수 윤영철이 시즌 2승째를 거뒀고, 마무리 정해영은 7세이브를 올렸다.

경기후 이범호 감독은 “초반에 타이트한 분위기에서 경기를 진행했지만 끝까지 경기 후반에 야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아 추가점을 내며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실점을 최소화하며 선발 투수로서 임무를 다해준 윤영철 선수와 끝까지 리드를 지켜준 불펜 투수들도 제 역할을 다해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불펜 투수를 총동원하고 마무리 4아웃 세이브까지 시도한 이 감독은 “이번 주 6연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최대한 이길 수 있는 경기에서는 전력을 다하는 운영을 하고 있다. 정해영 선수도 아웃카운트 4개 남은 상황에서 투입하여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잘 마무리해 주었다”고 칭찬했다.
끝으로 이 감독은 “원정 경기이지만 항상 많은 응원을 보내주시는 팬 분들께 감사드린다. 남은 주말 경기도 선수들, 코칭스태프와 잘 준비해서 이기는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승리투수 윤영철은 “한준수 포수와 경기 전 빠른볼 위주로 투구를 하자고 전략을 세웠고 좋은 결과로 나타나 만족스럽다. 팀이 이겨 더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 투구 전략에 대해선 “(내가) 변화구 구사율이 높기 때문에 상대 타자들이 오늘 경기에서 변화구에 노림수를 가지고 타석에 들어올 것이라 예상했다”면서 “이닝당 투구 수도 지난 경기에 비해 조절이 잘 되었고 대체로 생각한 대로 경기를 풀어나갔지만, 6회 마무리하지 못하고 내려와 아쉽다”고 말했다.
끝으로 윤영철은 “원정 경기에도 많은 팬분이 야구장 와주셔서 감사하다. 덕분에 큰 힘이 났고, 다음 등판도 잘 준비해서 이길 수 있도록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