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기 키움 감독(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홍원기 키움 감독(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스포츠춘추=고척]

재활중인 베테랑 원종현과 정찬헌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키움 히어로즈의 초반 돌풍이 좀처럼 가라앉을 줄을 모른다. 시즌 전 최약체 평가를 듣던 팀이 어느새 단독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시즌 20경기 가까이 치른 시점의 성적이라 운이나 초반 ‘반짝’으로 치부할 시기는 지난 지 오래. 올 시즌 키움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아직 100% 완전체와는 거리가 먼 전력으로 상위권을 질주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키움은 현재 주전 중견수 이주형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 주전 포수 김동헌은 토미존 수술을 받고 아예 시즌 아웃됐다. 시즌 초반 외야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박수종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말소됐고, 김광현 상대로 홈런을 친 신인 유격수 이재상도 훈련 중 생긴 약지 골절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여기에 지난해 여름 나란히 수술대에 오른 뒤 근황이 끊긴 베테랑 원종현, 정찬헌도 있다. 지난해 4년 총액 25억 원에 FA 계약을 맺고 합류한 원종현은 7월에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8월엔 토미존 수술까지 받고 시즌을 마감했다. 2년 총액 8억 6천만 원에 계약한 정찬헌도 8월 허리 수술을 받고 5월 복귀를 목표로 재활 중이다. 

원종현과 정찬헌의 근황에 관해 17일 고척에서 만난 홍원기 감독은 “보고를 안 받고 있다. (2군에) 보고하지 말라고 했다”는 답을 들려줬다. 홍 감독은 “정찬헌은 재활을 잘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고, 원종현도 재활 과정을 충실히 잘하고 있다는 것까지만 들었다”며 “던지기 시작하고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면 따로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부상 선수들을 계산에 넣지 않고 시즌을 운영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키움은 현재 신인과 젊은 선수들이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펼치면서 부상선수들의 빈자리를 효과적으로 메꾸고 있다. 정찬헌이 빠진 선발진에선 하영민과 김선기가 연일 호투를 펼치는 중이다. 특히 하영민은 챔피언 LG와 류현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서 키움의 ‘언더독’ 팀컬러를 대변하는 선수가 됐다. 홍 감독은 “두 선수가 겨울에 많은 노력을 한 게 성적으로 뒷받침되고 있다”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원종현이 빠진 불펜에선 입단 3년 차 주승우의 활약이 돋보인다. 지난해보다 볼 스피드가 몰라보게 빨라진 주승우는 올 시즌 데뷔 첫 홀드에 이어 첫 세이브(16일)까지 따내며 키움의 새 필승 카드로 떠올랐다. 홍 감독은 “우리 팀은 전력이 갖춰진 팀이 아니다. 계속 만들어가야 하고 다듬어야 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주승우의 마무리 기용 가능성을 열어뒀다.

현재 팀이 좋은 분위기와 흐름을 유지하고 있기에, 팀에 없는 부상 선수보단 현재 있는 선수들로 최선의 결과를 내는데 집중하려는 게 홍 감독의 생각이다. 선수 하나가 돌아오면 잘하고 있는 선수 하나가 빠져야 하는 문제도 있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부상 선수들이 오면 뎁스가 두터워지겠지만, 그만큼 헐거워지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에 대비하는 게 우리의 몫”이라고 말했다.

물론 풀시즌 경험이 부족한 선수가 많은 키움으로선, 젊은 선수들의 페이스가 떨어지는 시즌 중반 고비가 찾아올 수 있다. 이 시점에 부상 전력이 돌아오면 큰 보탬이 될 전망. 홍 감독은 “부상으로 빠진 선수들이 돌아와서 뎁스가 두터워지면, 체력적으로 떨어지는 6~7월에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키움은 17일 KT 상대로 이용규(좌)-로니 도슨(중)-김혜성(2)-최주환(1)-이형종(우)-송성문(3)-이원석(지)-김휘집(유)-김재현(포)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로는 하영민이 등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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