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덕주가 수술대에 오른다(사진=LG)
함덕주가 수술대에 오른다(사진=LG)

 

[스포츠춘추]

LG 트윈스 좌완 불펜투수 함덕주(29)가 수술 후 10개월 만에 다시 수술대에 오른다. 지난해 통합우승의 주역이었던 함덕주의 이탈로 LG 불펜진의 전력 재편이 불가피해졌다.

LG 구단은 16일 "함덕주가 오는 19일 서울 청담리온정형외과에서 왼쪽 팔꿈치 주두골 골절 핀 제거 및 골극 제거 수술을 받는다"고 발표했다. 수술 후 재활에만 최소 6개월이 필요해 2025시즌 개막 엔트리 합류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함덕주는 지난 1월에도 같은 부위 미세 골절로 핀 고정 수술을 받았다. 당시 6월 복귀가 예상됐으나 회복이 더뎌 8월에야 마운드에 올랐고, 복귀 후에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5경기 등판에 그친 그는 1패 3홀드 평균자책 5.40으로 부진했고, 결국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는 2023시즌의 눈부신 활약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함덕주는 지난해 57경기에서 평균자책 1.62, 4승 4세이브 16홀드를 기록하며 LG의 29년 만의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4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 2.70으로 우승에 기여했다.

이런 활약으로 FA 자격을 얻은 함덕주는 LG와 4년 총액 38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14억원, 인센티브 18억원)에 계약했다. 다만 총액의 거의 절반을 인센티브로 책정할 만큼, 계약 당시에도 내구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시즌 종료 후 함덕주는 국내 3개 병원과 일본 미나미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았다. 검진 결과 핀 제거와 골극 제거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고, 핀 제거 부위의 완전한 뼈 생성을 위해 6개월 이상의 재활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LG 불펜진은 올 시즌 평균자책 5.21로 리그 6위까지 추락했다. 2021년부터 3년 연속 리그 1위를 지켰고, 2023년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는 불펜 7명이 8.2이닝 무실점이라는 기적 같은 투구를 선보였던 LG 불펜이 고우석의 메이저리그 진출, 이정용의 군입대, 함덕주의 부상이 겹치면서 1년 만에 무너진 것이다.

이런 위기 속에 LG는 FA 시장에서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 등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장현식과 4년 52억원 전액 보장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계약했다.

2021년 홀드왕(34홀드)인 장현식은 올 시즌에도 75경기 평균자책 3.94를 기록한 리그 정상급 불펜이다. 김진성과 유사한 스타일로 연투와 멀티이닝 소화 능력이 뛰어나 불펜 운영의 폭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LG의 장현식 영입은 함덕주의 불확실성에 대한 선제적 대응으로 해석된다. 내년 시즌 초반 함덕주의 공백은 불가피하지만, 장현식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필승조 구축과 함덕주의 후반기 복귀가 이뤄진다면 LG의 불펜은 다시 한번 리그 최강자로 거듭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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