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메이저리그의 '신 악의 제국' LA 다저스가 또 한번 거액의 돈다발을 풀었다.
LA 다저스가 왼손 투수 블레이크 스넬과 5년 1억82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했다. MLB.com은 26일(한국시간) "다저스가 스넬과 계약했으며, 5200만 달러의 사인 보너스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스넬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사진을 게재하며 이적 소식을 알렸다.
디 애슬레틱의 앤드류 배걸리, 파비안 아르다야 기자에 따르면 이번 계약에는 일부 금액을 이연 지급되는 조항이 포함됐으나 옵트아웃 옵션은 포함되지 않았다. 연평균 3640만 달러의 계약이지만, 이연 지급 조항으로 인해 다저스의 사치세 계산액은 3200만~3300만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내셔널리그 단장은 디 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부자가 더 부자가 됐다"면서 "스넬은 컨디션이 좋을 때는 리그 최고의 투수. 5년은 긴 계약기간이지만 다저스의 상황에서는 그다지 위험하지 않은 투자"라고 평가했다.
마크 파인샌드 MLB.com 기자는 "다저스는 스토브리그 초반부터 스넬을 최우선 영입 대상으로 점찍어두고 있었다"고 전했다. 다저스는 지난 시즌에도 스넬 영입을 시도했으나 성사되지 않았고, 트레이드 데드라인 때도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넬은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2년 6200만 달러 계약을 맺었으나, 2025시즌 3000만 달러 옵션을 포기하고 FA 시장에 나왔다. 시즌 초반 부진과 부상으로 고전했으나 후반기에 놀라운 반등에 성공했다.
시즌 첫 6경기에서 평균자책 9.51을 기록하며 5회를 넘기지 못했으나, 후반기 14경기에서는 평균자책 1.23, 피안타율 0.123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남겼다. 특히 8월 2일 신시내티전에서는 11탈삼진 무안타 완봉승을 거두며 데뷔 211경기 만에 첫 완투를 기록했다.
스넬은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에서 모두 사이영상을 수상한 7번째 투수다. 2018년 탬파베이 레이스 소속으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2023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소속으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차지했다.
다저스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12년 3억2500만 달러, 타일러 글래스나우와 7년 1억35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스넬까지 영입하며 선발진을 대폭 보강했다. 여기에 내년 중반 복귀 예정인 오타니 쇼헤이까지 가세하면 리그 최강의 선발진을 구축하게 된다.
디 애슬레틱은 "2000년대 초반 보스턴 레드삭스의 래리 루치노 사장이 뉴욕 양키스를 '이블 엠파이어'라고 불렀듯이, 샌디에이고와 샌프란시스코, 애리조나 등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라이벌들과 전국의 팬들도 다저스를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저스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즈의 에이스 사사키 로키 영입도 노리고 있다. 마크 파인샌드 기자는 "다저스는 내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선발 투수를 한 명 더 영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스넬의 다저스행으로 FA 투수 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MLB.com에 따르면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스넬 영입전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했다. 양키스와 레드삭스는 좌완 투수 영입을 원하고 있어 맥스 프리드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