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몽규 회장(사진=국회TV)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정몽규 회장(사진=국회TV)

 

[스포츠춘추]

"한국축구와 대한민국 축구인들을 가장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 9월 한국축구지도자협회의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향한 날선 비판이다.

"정몽규 후보를 적극 지지하기로 했다." 불과 4개월 만에 나온 같은 단체의 입장이다.

한국축구지도자협회는 6일 성명을 통해 8일로 예정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정몽규 현 회장을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작년 9월 '즉각 사퇴'를 외치던 단체의 극적인 태세 전환이다.

지도자협회는 "세 후보가 제시한 공약을 면밀히 비교·검토한 결과"라며 다섯 가지 검증 지표를 제시했다. ▲검증된 경영 능력 ▲실현 가능한 공약 ▲인적 쇄신 의지 ▲전문지도자 교육 지원 ▲포용적 리더십 등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준들은 작년 9월 지도자협회가 정 회장을 향해 제기했던 비판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당시 지도자협회는 "끊임없이 반복된 실책과 무능, 그리고 비상식적 경영은 이제 정 회장 체제가 존립할 수 없음을 스스로 입증해 보인 지 오래"라고 지적했었다.

특히 "낡은 체제를 고수하거나 연장하려는 어떠한 기만과 술책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던 강경한 입장은 불과 4개월 만에 '적극 지지'로 180도 선회했다.

지도자협회는 이러한 급격한 입장 변화에 대해 "자체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출마한 세 후보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몽규 회장과 허정무 전 감독, 신문선 교수가 출마한 이번 선거에서 굳이 '적극 지지'를 선언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지도자협회는 이날 성명에서 "새 집행부와 발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비전에 대해서는 긴밀히 논의하고 협력하겠지만, 축구인의 열망과 기대를 저버리는 정책이나 결정엔 가차 없는 비판과 견제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4개월 전 '즉각 사퇴'를 외치던 단체가 선거를 이틀 앞두고 보인 극적인 입장 변화는, 향후 "가차 없는 비판과 견제"라는 약속의 진정성에도 의문을 던지고 있다. 

한편, 이와 별개로 신문선 후보는 같은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 후보 측이 표를 매수하기 위한 작전에 돌입했고 증거를 채집한 상태"라며 정몽규 후보의 불법 매표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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