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의 틱톡 금지에 항의하는 코리 고프(사진=호주오픈 중계 화면)
미 정부의 틱톡 금지에 항의하는 코리 고프(사진=호주오픈 중계 화면)

 

[스포츠춘추]

'US오픈 여자 단식 챔피언' 코리 '코코' 고프(3위·미국)가 미국 정부의 틱톡 서비스 금지 조치에 아쉬움을 표명했다. 고프는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8강 진출을 확정한 직후 카메라에 "틱톡 안녕(RIP TikTok USA)"이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자신의 입장을 드러냈다.

고프는 1월 19일(현지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벨린다 벤치치(294위·스위스)를 2대 1(5-7, 6-2, 6-1)로 제압했다. 경기 후 승리 선수가 코트사이드 카메라 렌즈에 메시지를 적는 호주오픈의 전통적인 세리머니에서 고프는 깨진 하트 이모티콘과 함께 틱톡 금지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이는 미국에서 틱톡이 주요 앱스토어에서 삭제되고 서비스가 중단된 시점과 맞물린다. 미 의회는 지난해 4월 중국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틱톡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판단 아래 우크라이나·이스라엘 원조 패키지(950억 달러·133조원)에 틱톡 규제법을 포함시켰다. 미 대법원도 지난 18일 틱톡의 중국과의 연계가 초래하는 국가 안보 위험이 1억 7000만 미국 사용자의 표현의 자유보다 중요하다고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고프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호주에선 앱에 접속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안 되더라"며 "틱톡의 전신인 '뮤지컬리(Musical.ly)' 시절부터 사용해왔다. 이 앱은 제게 일종의 도피처였고, 경기 전에도 자주 들어가곤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책을 더 많이 읽게 될 것 같다. 더 생산적인 인간이 될 수도 있겠다. 어쩌면 뜻하지 않은 축복이 될 수도 있겠다"며 유머러스하게 상황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75만명 이상의 틱톡 팔로워를 보유한 고프는 이 플랫폼의 순기능도 강조했다. "많은 소규모 기업과 크리에이터들이 틱톡으로 수입을 창출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도 틱톡을 통해 많은 좋은 이야기를 접했고,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보안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이 앱이 계속 존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호주오픈에서는 고프 외에도 마이애미에 거주하는 아리나 사발렌카(1위·벨라루스)가 틱톡 금지에 우려를 표명했다. 50만 팔로워를 보유한 사발렌카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일이지만, 해결되길 바란다. 나는 틱톡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승리로 고프는 자신의 호주오픈 최고 성적인 8강에 진출했다. 지난해 US오픈 우승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그는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후보로 꼽힌다. 다음 상대는 파울라 바도사(11위·스페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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