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를 형상화하는 은디아예(사진=중계방송 화면)
갈매기를 형상화하는 은디아예(사진=중계방송 화면)

 

[스포츠춘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상대팀을 조롱하거나 비판하는 성격의 골 세리머니에 대해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특히 상대 팀 팬들의 감정을 자극할 수 있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한 처벌이 이뤄질 전망이다.

6일(한국시간) 토니 스콜스 EPL 최고축구책임자(CFO)는 "골 세리머니에는 선이 있다"며 "재미있고 즐거운 세리머니는 좋지만, 그것이 조롱이나 논란으로 이어질 경우 우리가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최근 몇몇 선수들의 도발적 세리머니가 논란이 된 것과 관련이 있다. 지난달 25일 에버턴의 일리망 은디아예는 브라이턴과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갈매기' 세리머니를 선보였다가 옐로카드를 받았다. 브라이턴의 별명이 '시걸스(갈매기들)'인 점을 고려할 때 상대팀을 조롱하는 의도가 있었다는 판단에서다.

반면 아스널의 마일스 루이스-스켈리가 맨체스터 시티의 엘링 홀란드를 흉내 내는 세리머니를 했을 때는 징계를 받지 않았다. 이는 지난해 9월 맨시티와의 원정경기에서 홀란드가 루이스-스켈리를 향해 "너 누군데?"라며 조롱한 것에 대한 '응수'로 해석됐다.

현행 잉글랜드축구협회(FA) 규정은 "선수들은 득점 시 세리머니를 할 수 있지만 과도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특히 "도발적이거나 조롱하는, 또는 선동적인 제스처나 행동"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가 가능하다.

EPL의 이러한 움직임은 미국 NFL의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NFL에서는 총기 발사를 연상시키는 세리머니를 한 선수들에게 경기 후 무거운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시즌 필 포든과 조슈아 지르크지가 득점 후 '총쏘기' 세리머니를 했지만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은 것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레스터시티의 제이미 바디는 크리스털 팰리스를 상대로 '독수리' 세리머니를 펼쳤고, 지난달에는 토트넘 팬들을 향해 도발적인 제스처를 했지만 징계를 피했다. 또한 브렌트포드의 닐 모페이가 1년 전 토트넘전에서 제임스 매디슨의 '다트' 세리머니를 흉내 내 논란이 됐던 사례도 있다.

스콜스 CFO는 "우리는 모든 세리머니를 규제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축구는 결국 상호 존중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를 위해 적절한 기준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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