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파베이 유니폼을 입은 김하성(사진=탬파베이)
탬파베이 유니폼을 입은 김하성(사진=탬파베이)

 

[스포츠춘추]

탬파베이 레이스 유니폼을 갈아입은 김하성(29)이 팀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첫 훈련을 소화했다.

김하성은 1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샬럿의 레이스 스프링 트레이닝에 도착해 새 팀에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탬파베이 티셔츠를 입고 자신의 라커 앞에 선 김하성은 "첫 느낌과 분위기가 좋다"며 "특히 푸른색(블루)이 마음에 든다"고 통역을 통해 소감을 전했다.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은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김하성을 직접 만나게 돼 기쁘다"며 "줌(화상회의)으로 대화를 나누는 것과 직접 악수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그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좋다"고 밝혔다. 이어 "가능한 한 빨리 그를 이해하고, 팀 동료들이 그를 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김하성과 탬파베이가 가장 관심을 갖는 부분은 부상 복귀 시점이다.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시절인 지난해 8월 18일 1루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오른쪽 어깨 관절와순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고, 10월 10일 수술을 받았다.

탬파베이 구단은 5월 말 정도에 김하성이 유격수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에릭 니앤더 탬파베이 야구부문 운영 사장이 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유격수보다 던지는 거리가 짧은 2루수나 지명타자로는 좀 더 이른 복귀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17일 첫 훈련 후 인터뷰에서 김하성은 "내 느낌과 회복 속도를 고려할 때 목표는 4월 말"이라며 현재 재활 과정에서 "모든 것이 괜찮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재활 초기 단계인 짧은 거리에서의 가벼운 던지기가 예정된 일정대로 진행 중이며, 특히 타격이 "예상보다 잘 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무리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저 100% 컨디션을 회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김하성은 "탬파베이라는 훌륭한 조직에 합류하게 돼 기쁘다. 여기 와보니 더 확실하고 빠르게 재활해서 팀과 선수들과 함께 야구장에 빨리 복귀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의욕을 보였다.

탬파베이 유니폼을 입은 김하성(사진=탬파베이)
탬파베이 유니폼을 입은 김하성(사진=탬파베이)

올겨울 김하성은 탬파베이와 2년 2,900만 달러(약 406억원)에 계약했다. 첫해인 올 시즌엔 1,300만 달러(약 182억원), 내년엔 1,600만 달러(약 224억원)를 받는다. 또한 내년 시즌 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도 포함됐다.

이는 탬파베이가 구단 역사상 FA 야수에게 제시한 두 번째로 큰 계약이며, 1999년 12월 그렉 본에게 4년 3,400만 달러를 준 이후 최대 규모다. 김하성의 올해 연봉인 1,300만 달러는 현재 팀 내 선수단 최고액이다. 만약 2026년까지 팀에 남는다면, 연봉 1,600만 달러는 구단 역사상 선수에게 지급한 최고액이 된다.

하지만 지난해 8월 부상이 없었다면 김하성이 탬파베이와 계약하는 일은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 스토브리그 개장 초기 전문가들은 김하성이 최대 1억 달러(약 1,400억원)에 이르는 훨씬 더 큰 계약을 맺을 것이란 예상을 내놓았다. 하지만 부상 이슈로 장기계약이 여의치 않자 결국 탬파베이와 단기 계약을 맺고 사실상의 'FA 재수'를 선택했다.

마크 톱킨 기자에 따르면, 김하성은 부상으로 인한 거액 계약 기회 상실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지 않았다. 김하성은 인터뷰에서 "지난 일은 지난 일이다. 부상에 대해 잊으려고 한다"며 "FA 팀을 찾는 과정이 끝나고 탬파베이 같은 좋은 조직에 합류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만 유지한다면 탬파베이가 더 많은 승리를 거둘 수 있도록 내 능력의 100%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릭 니앤더 사장은 김하성이 오프시즌 초반부터 대니 잰슨 포수와 함께 구단의 최우선 영입 대상이었으며, 둘 다 영입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캐시 감독은 김하성을 "올라운드 플레이어"라고 평가하며, 그의 뛰어난 수비, 활기찬 타격, 공격적인 주루 및 강한 승부욕이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탬파베이 선수 중 김하성과 상대한 경험이 많은 잭 리텔 투수는 그를 "정말 정말 까다로운 상대"라고 묘사하며, "보통 선수들에게는 없는 강렬함이 있는" 선수라고 높이 평가했다.

구단은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시절 원정 경기에서 저녁 식사 모임을 주선하는 등 언어 장벽에도 불구하고 선수들 사이에서 단결력을 불어넣고 리더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판을 들었다. 캐시 감독도 이 점을 인정하며 "훌륭한 클럽하우스 리더"라고 칭찬했다.

김하성은 탬파베이가 친숙한 팀은 아니라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샌디에이고 소속이다보니 리그도 다르고 지역도 반대편인 탬파베이와는 좀처럼 엮일 일이 없었다. 빅리그 데뷔 후 탬파베이를 상대로 단 3경기(2023년 시리즈)만 뛰었고, 탬파베이 지역을 방문한 적도 없으며, 현재 선수들과 특별한 인연도 없다.

그러면서도 김하성은 "우리 팀 에이스인 (셰인) 맥클라나한을 안다"고 말하고, 아침 식사 시간에 동료 주니어 카미네로와 대화를 나누고, 캐시 감독에게도 인사를 건네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합류 첫날이 "정신 없었다"고 말한 김하성은 그럼에도 구단 시설에 익숙해지고 더 많은 팀 동료들을 알아가는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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