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기에서 이변을 연출한 스페인(사진=WBC)
첫 경기에서 이변을 연출한 스페인(사진=WBC)

 

[스포츠춘추]

지난해 야구 프리미어12 우승팀이자 세계랭킹 2위 타이완(대만)이 안방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에서 스페인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타이완은 21일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2026 WBC 예선 A조 1차전에서 스페인에 5대 12로 완패했다. 4만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경기에서 타이완은 1회부터 실점하며 내내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였다.

스페인은 1회와 3회에 각각 2점씩을 뽑아내며 일찌감치 리드를 잡았다. 타이완은 3회 장위창의 투런 홈런으로 추격에 나섰지만, 결정적인 5회에 대거 6실점하며 무너졌다. 이 이닝에서 타이완 투수진은 볼넷 2개와 몸에 맞는 볼 2개를 내주는 등 제구 난조를 보였다.

스페인은 6회에도 가브리엘 리노의 2점 홈런으로 추가 득점에 성공하며 더블 스코어를 만들었다. 타이완은 7회 1점, 9회 2점을 추가했지만 열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스페인의 공격은 2023년 유럽 선수권 MVP 완더 엔카르나시온과 헤수스 우스타리즈가 각각 3안타씩을 기록하며 주도했다. 경기 후 가브리엘 리노는 "4만 관중 앞에서 타이완 같은 팀을 상대로 승리하는 것은 정말 흥분되는 일이었다"며 "우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목표에 집중했고, 이것이 우리 모두에게 정말 중요한 경기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승리는 스페인에게 큰 의미가 있다. 스페인은 2013년 유일하게 참가했던 WBC 본선에 다시 한번 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2년 레겐스부르크 예선에서 영국과 체코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해 본선 진출에 실패했던 스페인은 이번 승리로 본선 진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반면 타이완에서는 2023년 WBC 올-WBC팀에 선정된 장위창의 홈런과 MLB 애슬레틱스의 19세 유망주 린웨이엔의 호투가 몇 안 되는 긍정적인 장면이었다.

타이완의 이번 패배는 프리미어12 우승 이후 더욱 충격적이다. 타이완은 지난해 11월 일본, 한국 등 야구 강팀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야구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현재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랭킹에서 타이완은 2위, 한국은 6위에 자리하고 있다.

이번 경기는 새로 건설된 타이베이돔에서 진행됐으며, 프리미어12 우승으로 스타가 된 타이완 선수들을 보기 위해 많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하지만 스페인 혈통의 중남미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스페인 타선의 맹타에 관중들은 일찍부터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WBC 예선은 8개 팀이 두 개 조로 나뉘어 경기를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각 조 1위 팀과 조 2위-3위 승자, 총 4개 팀이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 A조에는 타이완, 스페인, 니카라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속해 있으며, 같은 날 열린 다른 경기에서는 니카라과가 연장 접전 끝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을 2대 1로 제압했다.

양팀은 모두 다음 경기가 중요한 상황이다. 스페인은 22일 니카라과와 경기를 치르며, 이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본선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타이완은 같은 날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홈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첫 경기 패배로 위기에 몰린 타이완은 반드시 승리해야만 본선 진출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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