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뉴욕 메츠의 잇따른 주요 선수 부상으로 인해 KBO리그 두산 베어스 출신 브랜든 와델과 제러드 영에게 빅리그 진출 기회가 열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당초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됐던 두 선수가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릴지 주목된다.
메츠는 25일(한국시간) 에이스 션 마나에아가 우측 사타구니 염좌로 개막전 등판이 불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앞서 프랭키 몬타스가 광배근 부상으로 5월 중순까지 결장 예정인 상황에서 또 한 명의 핵심 선발이 이탈하며 투수진에 비상이 걸렸다. 같은 날 백업 내야수 닉 마드리갈은 MRI 검사 결과 왼쪽 어깨 골절 진단을 받아 장기간 결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난달 메츠와 계약한 두산 베어스 출신 좌완 투수 브랜든 와델(30)과 내야수 제러드 영(29)에게 빅리그 진출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와델은 지난 3시즌 동안 두산에서 활약했으며, KBO리그 통산 43경기에서 244.2이닝 23승 10패 평균자책 2.98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지난 시즌에는 부상으로 14경기 75이닝에 그쳤으나, 7승 4패 평균자책 3.12를 기록했다. 특히 탈삼진율 23.8%, 볼넷율 3.5%로 우수한 구위와 제구력을 선보였다.
와델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한 메츠는 그의 어깨 상태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와델은 지난 시즌 6월 말 견갑하근 부분 손상 진단을 받아 시즌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는 순조롭게 재활을 마치고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츠의 선발진 위기 속에서 와델의 스프링캠프 활약이 중요해졌다. 현재 메츠는 센가 코다이, 클레이 홈즈, 데이비드 피터슨 세 명만이 확실한 선발투수로 남았고, 폴 블랙번, 그리핀 캐닝, 타일러 메길이 남은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이다. 좌완 불펜투수도 알렉스 영이 유일해, 와델이 좌완 불펜이나 대체 선발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멀티플레이어 제러드 영은 지난 시즌 중반 두산에 합류해 38경기에서 타율 0.326, 출루율 0.420, 장타율 0.660, OPS 1.080의 강력한 타격을 선보였다. 10홈런과 39타점을 기록하며 짧은 기간 동안 엄청난 파괴력을 과시했다. 특히 데뷔 두 번째 경기에서 6타수 5안타 2홈런 8타점을 올리는 폭발적인 활약으로 두산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영은 올겨울 메츠와 메이저리그 스플릿 계약을 체결했다. 디 애슬레틱의 메츠 담당 윌 새먼 기자에 따르면 최대 "7자릿수"의 연봉(100만 달러 이상)이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은 이미 2022-2023년 시카고 컵스에서 메이저리그 22경기 출전 경험이 있다.
닉 마드리갈의 부상으로 백업 내야수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영에게도 기회가 열렸다. 영은 포수를 제외한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능력을 갖추고 있어 메츠의 백업 내야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특히 1루수, 3루수, 코너 외야수 백업과 대타로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선수다.
메츠의 백업 내야수 경쟁에는 영 외에도 루이상헬 아쿠냐, 브렛 베이티, 로니 마우리시오, 도노반 월턴, 루크 리터 등이 참여하고 있다. 메츠 관계자들은 아쿠냐의 경우 미래 주전급 잠재력이 있어 트리플A에서 꾸준히 출전시키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언급했고, 마우리시오는 전방십자인대 파열 회복 중으로 3월 중순에야 시범경기에 참가할 수 있다.
데이비드 스턴스 메츠 야구 운영 사장은 "우리 팀의 내부 자원에 여전히 자신감이 있다"고 밝혔다. 카를로스 멘도사 메츠 감독 역시 "3월이 되기도 전에 주요 선수들이 부상당한 것은 유감이지만, 우리는 충분한 뎁스를 갖추고 있다"며 선수층에 대한 신뢰를 표현했다. 이번 주축 선수들의 부상으로 KBO 출신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기회의 문이 열렸다.
KBO리그 출신 외국인 선수의 역수출은 최근 몇 년간 이어지고 있는 트렌드다. 에릭 페디는 2023시즌 NC 다이노스에서 트리플 크라운(20승 6패, 평균자책 2.00, 탈삼진 209개)을 달성한 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에 계약했고, 에릭 테임즈, 메릴 켈리, 알버트 수아레즈 등도 KBO 활약 후 메이저리그로 돌아가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갔다.
롯데 자이언츠 출신 브룩스 레일리도 지난해까지 뉴욕 메츠에서 주축 불펜 투수로 활약한 바 있어, 메츠 구단은 KBO리그 출신 선수들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와델과 영이 KBO리그 출신 선배들의 성공 사례를 이어갈 수 있을지, 스프링캠프 남은 기간 활약이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