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테니스의 빅 토너먼트 BNP 파리바 오픈(인디언웰스)에서 최상위 시드 선수들이 잇따라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세계 랭킹 2위 노박 조코비치(37·세르비아)는 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에서 열린 2라운드에서 보티치 판 데 잔슐프(네덜란드·세계 85위)에게 2-6, 6-3, 1-6으로 패했다.
1시드이자 현재 야닉 시너(이탈리아·약물 검사 3개월 출전 정지)의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대체한 알렉산더 츠베레프(독일)도 전날 탈론 그릭스푸어(네덜란드·세계 43위)에게 6-4, 6-7(5), 6-7(4)로 졌다.
조코비치는 경기 후 "그저 좋지 않은 하루였다"며 "코트 상태에 적응하지 못했고 리듬을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 초반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였으며, 2세트에서 반격했지만 3세트에서 완전히 무너졌다.
24회 그랜드슬램 챔피언인 조코비치는 지난 6주간 도하 대회에서 마테오 베레티니에게 패한 한 경기만 치른 터라 경기 감각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디 애슬레틱의 테니스 전문 매튜 푸터먼 기자는 "터치가 약간 덜 정확했고, 파워도 충분히 강하지 않았으며, 서브도 목표 지점에 정확히 들어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판 데 잔슐프는 지난 7개월간 조코비치, 카를로스 알카라스, 라파엘 나달을 모두 꺾으면서 스타 킬러로 거듭났다. 그는 26개의 위너와 25개의 실책을 기록한 반면, 조코비치는 16개의 위너와 37개의 실책으로 부진했다.
츠베레프 역시 첫 경기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는 "변명을 늘어놓을 수도 있지만, 결국 지금 나는 좋은 테니스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호주오픈에서 보여줬던 수준에 전혀 미치지 못한다"고 자신의 경기력에 실망감을 표했다.
츠베레프는 2세트에서 서브 게임을 놓치면서 흔들렸고, 3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도 잇따른 실수로 경기를 내줬다. 그릭스푸어는 19번의 도전 끝에 처음으로 톱5 선수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
이번 결과로 인디언웰스에서는 8년 만에 남자부 1번 시드가 첫 경기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조코비치는 인디언웰스에서 5회 우승한 바 있지만 2016년 이후 8년째 8강 진출에 실패하고 있다.
푸터먼 기자는 "조코비치는 2023년만 해도 거의 무적의 존재였지만, 이제는 그랜드슬램 밖에서, 때로는 그랜드슬램에서조차 더 이상 과거의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코비치는 올 상반기 일정에 대해 "마이애미 오픈과 클레이코트 시즌을 거쳐 롤랑가로스까지 참가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이번 패배로 계획 변경 가능성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