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창원NC파크 구조물 추락 사망사고 이후 구장 재개장을 둘러싸고 창원시와 NC 다이노스 구단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창원시가 이달 18일까지 시설 정비를 마치겠다며 재개장을 서두르는 반면, NC 구단은 관중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3월 29일 창원NC파크 3루 측 매점 인근에서는 길이 2.6m, 무게 60kg의 외장 마감재 루버가 추락해 관중 3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이중 20대 1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이후 창원NC파크는 문을 닫았고, NC는 홈경기를 치르지 못한 채 원정 경기만 소화해왔다.
사고 이후 창원시는 국토교통부의 지시에 따라 4월 4일부터 22일까지 긴급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국토부는 "관중석 철골구조 등 즉시 보강이 필요한 주요 부위에 대해 장비를 활용한 면밀 점검"을 권고했고, 창원시는 사고 원인이 된 루버 300여개를 모두 철거하는 등 안전 조치를 진행했다.
그러나 지난 2일 국토부가 NC파크 안전조치 이행점검 회의에서 "정밀안전점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점검 결과를 시설물사고조사위원회에 보고한 뒤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구장 폐쇄 장기화 우려가 커졌다. 이에 NC는 8일 울산 문수야구장을 대체 홈구장으로 사용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논란이 커지자 9일 국토교통부가 보도자료를 통해 새로운 입장을 내놨다. 국토부는 "국토부는 야구장 사용을 제한할 법적 권한이 없으며, 사용 제한은 관리주체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에게 권한이 있다"며 "정밀안전진단과는 무관하게 창원시·창원시설공단·NC 구단 등이 재개장을 판단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정밀안전진단에 최소 6개월이 소요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4인 투입 시 55일, 10인 투입 시 22일 내 완료할 수 있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며 재개장 지연의 공을 창원시에 넘겼다.
이에 창원시는 같은 날 오후 긴급 브리핑을 열고 "18일까지 재개장을 위한 모든 시설물 정비를 마칠 계획"이라며 "국토부가 요구한 추가 보완사항을 검토한 결과 일주일 정도면 조치 완료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18일 이후에는 NC와 KBO가 협의만 하면 언제든 NC파크에서 홈경기를 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창원시의 발표는 NC가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임시 홈경기를 치르기로 결정한 뒤 악화된 지역 여론을 달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창원시는 긴급안전점검 결과 구장 운영이 가능한 시설물 'B등급'(양호한 상태) 판정을 받은 점을 근거로 재개장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NC 구단은 신중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NC 관계자는 스포츠춘추와 통화에서 "예정대로 5월 16일부터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홈경기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창원시의 신속한 조치에 감사하지만, 5월 18일 정비 완료는 확정된 일정이 아니라 창원시가 목표로 하는 가능한 시점"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구단은 "창원시가 진행한 구장 점검 등 완료 여부를 확인하고 내부 논의를 거쳐 향후 계획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NC 구단이 신중론을 유지하는 이유는 야구장에서 관중이 사망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만큼, 안전 문제에서는 어떤 타협도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한 구단 관계자는 "최악의 상황은 울산 경기를 취소하고 창원에서 경기하기로 했는데 또 다른 상위 기관에서 불가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며 "이미 홈경기 일정이 대거 변경된 상황에서 또다시 문제가 생기면 상황이 걷잡을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의 홈은 창원NC파크다. 경기가 가능한 상황이면 NC파크에서 홈경기를 하는 게 최선이지만, 그 이전에 안전 문제가 완벽히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KBO 공식 경기일정에는 5월 16일~6월 1일 사이 치러질 NC 홈경기 9개가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리는 것으로 확정 공지돼 있다. 모든 안전 문제가 해결되고 행정기관 간의 교통정리가 확정적으로 마무리될 때까지 NC는 울산을 '임시 홈'으로 사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