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스킨스가 미국 WBC 대표팀에 합류한다(사진=MLB.com)
폴 스킨스가 미국 WBC 대표팀에 합류한다(사진=MLB.com)

 

[스포츠춘추]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에이스 폴 스킨스(22)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미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는다. 역대 WBC에서 정상급 선발투수 영입에 어려움을 겪었던 미국 대표팀이 이번엔 '괴물 투수'를 앞세워 우승 도전에 나선다.

스킨스는 5월 14일(한국시간) 뉴욕 원정 시리즈 중에 미국 대표팀 합류를 공식 발표했다. 지난달 미국 대표팀 주장으로 선임된 뉴욕 양키스의 애런 저지에 이어 두 번째로 참가를 확정한 선수다.

스킨스는 "어릴 때 WBC를 보면서 '언젠가 나도 저 무대에 설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당시엔 그런 기회가 생길 거라고 상상도 못했다. 그래서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절대 놓치지 말자고 다짐했고, 이제 그 약속을 지킬 때가 됐다"고 말했다.

미국 국가대표팀 사령탑 마크 데로사 감독은 지난달 스킨스에게 대표팀 참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스킨스는 "망설임 없이 승낙했다"며 "오히려 내가 데로사 감독을 설득하는 느낌이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공군사관학교 출신 스킨스의 국가대표 열망은 남달랐다. 그는 "첫날 사관학교 유니폼을 받기도 전에 '국내외 모든 적으로부터 미국을 지키고 필요하다면 국가를 위해 목숨도 바치겠다'는 선서를 한다. 그때부터 국가에 대한 생각이 남달라졌다"고 밝혔다.

지난해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프로에 입단한 스킨는 메이저리그 데뷔 첫 시즌에서 11승 3패, 평균자책 1.96으로 압도적인 활약을 펼치며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다. 심지어 시즌 중반 데뷔한 신인임에도 올스타전 내셔널리그 선발투수로 나서는 영광까지 차지했다.

올 시즌에도 9경기에 등판해 54.2이닝 동안 3승 4패, 평균자책 2.63을 기록하며 여전한 위력을 과시하는 중이다. 특히 13일 등판한 뉴욕 메츠전에서는 내셔널리그 전체 1위 강팀을 상대로 6이닝 1실점 6탈삼진 역투를 펼쳤다.

미국 야구협회는 그동안 WBC에서 최고의 선발투수들을 영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정규시즌 개막 전에 열리는 대회 특성상 부상을 우려한 구단과 선수들이 출전을 꺼려왔기 때문이다. 2022년 ERA 상위 20위 안에 든 13명의 미국인 선발투수 중 이듬해 WBC에 참가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데로사 감독은 지난달 저지를 주장으로 발표할 당시 "타자 라인업은 다섯 개도 만들 수 있지만, 투수진이 관건"이라고 고민을 토로했다. 그러나 이번 스킨스의 합류로 미래 명예의 전당감으로 평가받는 젊은 에이스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스킨스는 다른 정상급 투수들도 자신을 따라 대표팀에 합류할 것으로 기대했다. 스킨스는 "그게 목표다. 데로사 감독님이 이렇게 발표하신 이유도 같을 것"이라며 "나는 기꺼이 출전하겠다고 선언했고, 내가 들은 바로는 다른 선수들도 참가 의사가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2026 WBC는 마크 데로사 감독이 이끄는 미국 대표팀과 전 대회 우승팀 일본의 리턴매치가 예상된다. 2023년 대회에서 미국은 결승에서 오타니 쇼헤이가 이끄는 일본에 패했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스킨스는 오타니가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일본의 우승을 확정짓는 장면을 TV로 지켜봤던 '팬'이었다. 그런 스킨스가 이제는 미국 유니폼을 입고 오타니와 맞대결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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