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오클라호마시티 썬더가 13년 만에 NBA 파이널 무대에 복귀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5월 29일(한국시간) 홈구장 페이컴 센터에서 열린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의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5차전에서 124대 94로 대승하며 시리즈를 4승 1패로 마무리했다.
이번 우승으로 오클라호마시티는 2012년 케빈 듀란트와 러셀 웨스트브룩, 제임스 하든 시절 이후 13년 만에 파이널 진출을 이뤄냈다. 당시 마이애미 히트에 1승 4패로 무릎을 꿇었던 아픈 기억을 지우고 첫 우승에 도전할 기회를 얻게 됐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정규시즌 MVP 셰이 길저스-알렉산더였다. 그는 34득점 7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팀을 파이널로 이끌었고,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MVP에 선정됐다. 특히 전반에만 득점과 어시스트를 합쳐 32점 관여를 기록하며 미네소타의 전반전 팀 득점(32점)과 맞먹는 위력을 발휘했다.
SGA는 시리즈 전체에서 평균 31.4득점 5.2리바운드 8.2어시스트를 올리며 오클라호마시티 공격의 중심축 역할을 했다. 불과 26세의 젊은 나이에도 벌써 팀의 리더로 자리잡은 SGA와 제일런 윌리엄스, 쳇 홈그렌의 트리오는 과거 듀란트-웨스트브룩-하든을 떠올리게 하는 강력한 빅3다.
오클라호마시티의 가장 큰 무기는 역시 수비였다. 이날 경기에서 14개의 스틸과 8개의 블록을 기록하며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공격진을 완전히 무력화시켰다. 특히 전반 종료 시점에서 상대가 기록한 턴오버(14개)가 성공한 필드골(12개)보다 많을 정도로 압박 수비가 효과적이었다.
미네소타의 간판스타 앤서니 에드워즈는 이날 19득점에 그쳤고, 시리즈 5경기 중 3경기에서 필드골 성공률 40% 미만을 기록하며 오클라호마시티 수비에 고전했다. 줄리어스 랜들이 24득점으로 고군분투했지만 팀의 대패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전반을 65대 32로 앞서며 사실상 승부를 조기에 결정지었다.
정규시즌 68승으로 서부 컨퍼런스 정상에 오른 오클라호마시티는 플레이오프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4차전 막판 클러치 상황에서 보여준 침착함은 이 젊은 팀이 얼마나 성숙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31세 베테랑 알렉스 카루소는 "우리는 계속 배우고 발전하고 있다"며 "덴버 시리즈가 우리를 더 강하게 만들었고, 이번 시리즈도 마찬가지였다"고 팀의 성장 과정을 설명했다.
수비와 끈끈한 팀워크로 뭉친 오클라호마시티는 플레이오프 전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연패를 당하지 않았다. 오클라호마시티는 3차전에서 101대 143으로 역대 최악의 패배를 당한 후 4, 5차전에서 연속 승리하며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데이그놀트 감독은 "선수들이 매우 침착하고 이성적"이라며 "감정적이지 않고 상황을 정확히 파악한다"고 선수들의 정신력을 높이 평가했다.

정규시즌 성적을 바탕으로 파이널 홈코트 어드밴티지를 확보한 오클라호마시티는 인디애나 페이서스(3승 1패 리드)나 뉴욕 닉스 중 동부 결승 승자와 맞붙게 되며, 6월 5일 1차전을 홈에서 치른다. 정규시즌에서 뉴욕보다 17승, 인디애나보다 18승을 더 거둔 오클라호마시티는 압도적인 우승 후보로 평가받는다. 특히 두 동부 팀을 상대로 정규시즌 2전 전승을 기록한 것도 자신감을 더한다.
만약 SGA가 정규시즌과 파이널 MVP를 동시에 차지할 경우 2014-15시즌 스테판 커리 이후 처음이 된다. 또한 정규시즌 MVP가 같은 해 우승을 차지하는 것도 2011-12, 2012-13시즌 르브론 제임스 이후 처음이다. 13년의 기다림 끝에 파이널 무대에 선 오클라호마시티는 이제 프랜차이즈 첫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