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 부상으로 이탈하게 된 레예스(사진=삼성)
발등 부상으로 이탈하게 된 레예스(사진=삼성)

 

[스포츠춘추]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데니 레예스의 발등이 또 말썽이다. 스프링캠프에서 다쳤던 오른쪽 발등에 또 미세 피로골절 진단을 받으며 장기 이탈이 불가피해졌다. 이미 국내 에이스 원태인과 베테랑 좌완 백정현이 1군 엔트리에서 빠진 가운데 삼성 마운드의 최대 위기가 찾아왔다.

삼성은 6월 9일 레예스의 부상 소식을 전했다. 레예스는 두 군데 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피로골절 진단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스프링캠프 기간 다쳤던 부위와 동일한 곳으로, 첫 부상 때보다 회복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외국인 투수 완전 교체 혹은 대체 선수 영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발등 부상으로 이탈하게 된 레예스(사진=삼성)
발등 부상으로 이탈하게 된 레예스(사진=삼성)

레예스의 몸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징후는 이미 나타났다. 6월 1일 LG전에서는 무려 10안타를 허용하며 난타당했고, 6월 7일 NC전에서는 3이닝만 던지고 일찍 내려갔다. 강판 직후 오른쪽 발목 통증을 호소한 레예스는 8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병원 검진을 받았고, 여기서 미세 피로골절 진단이 나왔다.

이미 다쳤던 부위를 다시 다친 점도 우려스럽다. 레예스는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기간에도 오른쪽 중족골 미세 피로골절로 캠프에서 중도 이탈한 바 있다. 부상 여파로 시즌 준비를 제대로 못한 탓인지 초반 활약은 기대 이하였다. 팀내에서 국내 선발투수보다 적은 10경기 등판에 그쳤고, 경기당 평균 이닝도 딱 5이닝으로 외국인 투수치곤 아쉬운 내구성과 이닝 소화 능력을 보였다.

세부 지표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9이닝당 삼진 개수는 지난해 7.13에서 올해 6.30으로 뚝 떨어졌고, 9이닝당 볼넷은 1.88에서 2.16개로 늘었다. 26경기 중에 12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를 작성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10경기 중 2경기 QS에 그쳤다. 지난해 17승 9패였던 레예스 등판 시 삼성 성적은 올해 5승 5패로 반타작에 그치고 있다.

부상 타이밍도 영 좋지 못하다. 삼성은 최근 10경기에서 7승 3패를 기록하며 한창 상승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어느새 4위까지 치고 올라와 1위 LG를 4경기 차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동시에 7위 KIA와도 2경기 차밖에 나지 않는 상황이라 1경기 승패에 따라 더 높은 곳으로 치고 올라갈 수도, 반대로 하위권으로 추락할 수도 있는 기로다. 

삼성은 이미 국내 에이스 원태인이 6월 7일 엔트리에서 말소돼 휴식에 들어갔고, 최근 불펜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베테랑 좌완 백정현 역시 왼쪽 어깨 염증 부상으로 같은 날 말소됐다. 최소 16일까지는 두 투수의 1군 등록이 불가능한 상황에 레예스까지 이탈하면서 투수진의 총체적 위기에 직면한 삼성이다. 

발등 부상으로 이탈하게 된 레예스(사진=삼성)
발등 부상으로 이탈하게 된 레예스(사진=삼성)

일단 레예스의 선발 자리는 퓨처스리그에서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우완 김대호가 채울 것으로 보인다. 김대호는 최근 퓨처스에서 6~7이닝을 책임지면서 1군 선발진 부상 이탈에 대비한 백업 선발로 준비 중이다. 하지만 레예스의 부상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구단에선 외국인 투수 교체, 일시 대체 선수 영입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공백을 메울 방안을 찾을 예정이다.

지난해 정규리그 26경기에서 11승 4패 평균자책 3.81을 기록한 레예스는 포스트시즌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두 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66,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 한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최대 120만 달러(16억8000만원)에 재계약한 '가을 영웅'이 부상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삼성의 가을야구 꿈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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