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사진=롯데)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사진=롯데)

 

[스포츠춘추]

도대체 무엇이 문제일까. 시즌 초반 역대급 퍼포먼스를 보여줬던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이 설명하기 어려운 부진의 늪에 빠졌다. 초반 9경기 8승 1패로 최고의 출발을 보였던 롯데 '안경 에이스'가 최근 5경기에선 승리 없이 4패만 당하고 있다. 에이스의 부진과 함께 롯데 역시 단독 3위에서 공동 4위로 내려앉으며 하락세다.

6월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박세웅은 5이닝 12피안타 2볼넷 2피홈런 8실점으로 무너지며 패전투수가 됐다. 2014년 KT 창단 멤버로 프로에 입단한 박세웅은 이날 전까지 친정팀 상대로 통산 15승 7패 평균자책 3.75를 기록해왔다. 가장 최근 승리를 거둔 경기도 5월 11일 같은 구장에서 열린 KT와의 더블헤더 1차전으로, 당시 6.1이닝 4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하지만 이날은 완전히 달랐다. 1회부터 배정대의 2루타와 안현민의 내야안타로 선취점을 내준 박세웅은 3회 롯데가 3대 1로 역전에 성공한 직후 곧바로 재역전을 허용했다. 오윤석에게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7구 승부 끝에 안타를 맞았고, 배정대에게는 2구째 던진 몸쪽 높은 속구가 좌월 동점 투런 홈런이 됐다. 김상수 안타, 안현민 2루타로 허용한 무사 2, 3루에서 멜 로하스의 땅볼과 폭투로 2회에만 4점을 내줬다(3대 5).

4회에는 이호연의 솔로홈런과 로하스의 적시 2루타로 추가실점해 점수가 3대 7까지 벌어졌고, 5회에도 1점을 추가로 허용했다. 100구를 던지며 겨우 5이닝은 채웠지만 8실점으로 올시즌 최다실점을 허용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간 박세웅이다.

친정팀 상대로 난타당한 박세웅과 대조적으로 롯데에서 KT로 이적한 선수들은 펄펄 날았다. 이정훈, 이호연, 오윤석 등 롯데에서 함께 뛰었던 전 동료들은 합작 6안타 1홈런 3타점 6득점을 기록했다. 특히 통산 홈런이 5개 뿐인 이호연은 박세웅을 상대로 커리어 6번째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SSG에서 KT로 이적한 오원석도 6이닝 3실점 호투로 시즌 8승째를 수확, 박세웅과 다승 공동 2위로 올라섰다.

박세웅의 부진에 본인은 물론 팀도 답답한 상황이다(사진=롯데)
박세웅의 부진에 본인은 물론 팀도 답답한 상황이다(사진=롯데)

박세웅의 최근 부진은 수치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시즌 첫 9경기에서 8승 1패 56이닝 44피안타 17실점 14자책 평균자책 2.25 피안타율 0.212라는 특급 성적을 기록했던 박세웅은 5월 11일 마지막 승리 이후 최근 5경기에서 0승 4패 27이닝 39피안타 28실점 26자책 평균자책 8.67 피안타율 0.339로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세웅의 부진은 롯데 전체의 하락세와 맞물려 있다. 박세웅이 8승을 올렸던 5월 11일까지 롯데는 단독 3위를 유지했다. 하지만 5월 12일 이후 롯데는 10승 1무 13패라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고, 이 중 박세웅 등판 경기에서만 4패를 당했다. 이날 KT전 패배로 롯데는 공동 4위로 밀려나며 상위권 경쟁에서 한 발짝 뒤처지게 됐다.

부진의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어서 더욱 답답하다. 2021년부터 매 시즌 150이닝 이상을 투구한 데다 각종 국제대회 참가로 피로가 누적된 가운데 시즌 개막부터 휴식 없이 로테이션을 소화한 게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이날 박세웅의 평균 구속은 147km/h로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시즌 초반 역대급 시즌을 예고했던 에이스의 부진에 본인도, 팀도 답답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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