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영국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리버풀이 독일 대표팀 공격형 미드필더 플로리안 비르츠 영입을 확정지으며 영국 축구 역사상 최고액 이적료 기록을 경신했다.
영국 가디언은 6월 13일(한국시간) "리버풀이 바이어 레버쿠젠과 비르츠 영입에 합의했다"며 "기본 이적료 1억 파운드(약 1854억원)에 추가 조건부 1600만 파운드(약 297억원)를 포함해 총 1억1600만 파운드(약 2151억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첼시가 2023년 모이세스 카이세도 영입에 지불한 1억1500만 파운드(약 2133억원)를 넘어서는 영국 축구 역사상 최고액이다. 리버풀 구단 사상으로는 2022년 다윈 누녜스 영입 시 8500만 파운드를 크게 뛰어넘는 신기록이다.

비르츠는 현재 독일 축구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젊은 스타다. 지난 시즌 레버쿠젠의 분데스리가 무패 우승과 유로파리그 준우승을 이끌며 '독일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2023-24시즌 49경기에서 18골 20도움을 기록했고, 지난 시즌에도 45경기 16골 15도움의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제임스 피어스 기자는 "비르츠는 페르난도 토레스 이후 리버풀 팬들을 가장 흥분시킨 영입"이라며 "현 시대 리버풀이 완성된 엘리트 선수에게 큰돈을 투자한 것은 2018년 알리송 이후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비르츠를 둘러싼 경쟁은 치열했다. 바이에른 뮌헨, 맨체스터 시티, 레알 마드리드가 모두 관심을 보였지만, 비르츠는 리버풀 행을 선택했다. 가디언은 "비르츠가 독일을 벗어난 새로운 도전을 원했고, 아르네 슬롯 감독과의 대화가 리버풀 쪽으로 기울게 했다"고 전했다.
이번 영입은 그동안 '검소한' 운영으로 유명했던 펜웨이 스포츠 그룹(FSG)의 파격적 결단으로 평가된다. 디 애슬레틱은 "FSG가 이적 시장에서 위험을 감수하는 데 너무 인색하다는 비판을 받아왔지만, 접근 방식은 변하지 않았다"며 "시장에서 특별한 기회가 나타날 때 큰돈을 쓸 준비가 돼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리버풀은 지난 3차례 이적 시장에서 상당히 절제된 투자를 해왔다. 슬롯 감독 첫 시즌 전 영입한 선수는 유벤투스에서 온 페데리코 키에사(1200만 파운드)가 유일했다. 이런 절제가 이번 대형 영입을 가능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비르츠는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 중앙의 플레이메이커, 펄스 나인(False 9) 등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을 갖췄다. 디 애슬레틱의 마크 캐리 기자는 "비르츠의 영입은 리버풀의 공격을 변화시키기보다는 새로운 차원을 추가할 것"이라며 "모하메드 살라가 33세가 되는 상황에서 미래를 대비하는 측면도 있다"고 전망했다.
전 리버풀 미드필더 디트마어 하만은 스카이 독일과의 인터뷰에서 "비르츠는 독일 최고의 선수로, 주변 선수들을 더 좋게 만든다"며 "리버풀 팬들은 그를 사랑하게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비르츠는 조만간 메디컬 테스트를 받고 다음 주 이적 시장 개방과 함께 공식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개인 조건은 이미 합의된 상태로, 5년 계약을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리버풀은 이미 레버쿠젠에서 비르츠의 절친 제레미 프림퐁(2950만 파운드)을 영입했고, 부르마우스의 왼쪽 풀백 밀로시 케르케즈(4500만 파운드) 영입도 추진 중이다. 이는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 이후 스쿼드 재편성의 일환이다.
톰 베르너 리버풀 회장은 지난달 프리미어리그 우승 후 "내년에는 더 나은 팀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공언했는데, 이번 비르츠 영입은 그 약속을 실현하는 핵심 카드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