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잉글랜드 대표팀 수비수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가 레알 마드리드로의 이적을 확정했다. 원래는 자유계약으로 이적할 예정이었지만, 레알 마드리드는 알렉산더-아놀드의 클럽 월드컵 출전을 위해 리버풀에 조기 이적료를 지급하고 일찍 데려가는 쪽을 택했다.
영국 가디언과 BBC 등에 따르면, 레알 마드리드는 리버풀에 1000만 유로(140억원)를 일시불로 지급하고 알렉산더-아놀드를 조기 영입하기로 합의했다. 알렉산더-아놀드와 리버풀의 계약은 6월 30일 만료 예정이었지만, 이번 이적료 지급으로 6월 1일부터 유니폼을 입힐 수 있게 됐다.
알렉산더-아놀드는 레알 마드리드와 6년 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서에는 10억 유로(1조4000억원)의 바이아웃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유럽 빅클럽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고액 바이아웃 설정의 일환이다.
레알 마드리드가 조기 이적료를 지급한 이유는 6월 14일 미국에서 개막하는 클럽 월드컵 때문이다. FIFA는 이번 대회를 위해 6월 1일부터 10일까지 특별 등록 기간을 승인했으며, 레알 마드리드는 6월 18일 알힐랄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알렉산더-아놀드를 기용할 수 있게 됐다.
만약 레알 마드리드가 6월 30일까지 기다렸다면 자유계약으로 영입할 수도 있었지만, 조별리그 3경기(알힐랄, 파추카, 잘츠부르크)에서는 알렉산더-아놀드를 사용할 수 없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사실상 한 달의 추가 출전 기회를 위해 140억원을 지급한 셈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이런 결정은 올 시즌 우측 수비 포지션의 심각한 공백 때문이다. 주전 다니 카르바할이 지난 10월 십자인대 부상으로 시즌 대부분을 결장한 가운데, 루카스 바스케스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한 코칭스태프는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우측 수비수 없이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불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알렉산더-아놀드는 6세부터 리버풀에서 성장한 토종 선수로, 354경기에서 23골 9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리버풀에서 프리미어리그 2회, 챔피언스리그 1회, FA컵, 카라바오컵 우승까지 화려한 업적을 쌓았지만, "새로운 도전"을 위해 이적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알렉산더-아놀드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 공식 발표는 다음 주 중 이뤄질 예정이다. 6월 7일 안도라전과 10일 세네갈전에 잉글랜드 대표팀으로 출전한 후 레알 마드리드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레알 마드리드는 6월 10일 클럽 월드컵을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어서 일정이 촉박한 상황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시즌 주요 대회에서 무관에 그치며 2020-21시즌 이후 처음으로 빈손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새로 부임한 사비 알론소 감독 체제에서 클럽 월드컵 우승으로 반등을 노리고 있으며, 알렉산더-아놀드의 조기 합류가 그 첫걸음이 될 전망이다.
한편 리버풀은 알렉산더-아놀드를 떠나보낸 대신 대대적인 스쿼드 보강에 나섰다. 가디언에 따르면 리버풀은 바이어 레버쿠젠의 공격형 미드필더 플로리안 비르츠에게 클럽 역대 최고액인 1억900만 파운드(1520억원)를 제시했다. 이는 기존 이적료 기록인 다윈 누녜스의 8500만 파운드를 크게 뛰어넘는 금액이다.
비르츠는 바이에른 뮌헨의 제안을 거절하고 리버풀행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대표팀 29경기 출전 경험이 있는 비르츠는 공격진 어디서나 뛸 수 있는 다재다능한 선수로 평가받는다.
리버풀은 또한 레버쿠젠의 우측 수비수 제레미 프림퐁도 2950만 파운드(410억원)에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네덜란드 대표팀 출신인 프림퐁은 우측 수비는 물론 윙백과 윙어로도 뛸 수 있어 아르네 슬롯 감독의 전술적 옵션을 늘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