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김하성의 소속팀 탬파베이 레이스가 17억 달러(약 2조3800억원) 규모의 매각 협상에 본격 돌입했다. 스튜어트 스턴버그 구단주가 플로리다 잭슨빌 기반 부동산 개발업체 대표 패트릭 잘룹스키가 이끄는 투자 그룹과 독점 매각 협상을 시작했다고 구단이 6월 19일(한국시간) 발표했다.
탬파베이 레이스는 성명을 통해 "구단이 최근 패트릭 잘룹스키, 빌 코스그로브, 켄 배비와 저명한 탬파베이 지역 투자자들이 이끄는 그룹과 구단 매각에 관한 독점 협상을 시작했다"며 "협상 기간 중 레이스와 투자 그룹 모두 추가 논평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포티코가 최초 보도한 이번 매각 협상에서 잘룹스키는 구단 매입 의향서에 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의향서 서명이 최종 매각 합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스포티코는 "이번 거래에서 구단 가치가 약 17억 달러로 책정됐다"고 보도했다. 매각이 성사될 경우 지난해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이 볼티모어 오리올스 지배지분을 17억2500만 달러에 인수한 이후 첫 MLB 구단 매각 사례가 된다.

이번 매각 협상은 지난 8개월간 레이스를 둘러싼 격동적인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디 애슬레틱의 에반 드렐리치 기자는 지난 3월 "여러 구단주들과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가 스턴버그에게 구단 매각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바 있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공개적으로 레이스를 탬파베이 지역에 유지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레이스 구단주는 이에 대해 확실한 약속을 하지 않았다.
직접적 계기는 지난해 10월 허리케인 밀턴이 홈구장인 트로피카나 필드의 지붕을 완전히 날려버린 사건이었다. 레이스는 그전까지 세인트피터스버그 지역에 13억 달러(약 1조8200억원) 규모의 새 구장을 짓기로 하고 지자체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지난해 7월 모든 당사자가 건설 자금 지원에 합의했지만, 허리케인 피해로 시의회와 피넬라스 카운티 의회의 최종 승인이 미뤄졌다. 결국 12월과 올해 1월에야 승인이 나왔지만, 레이스 구단은 지연으로 인한 건설비 증가를 이유로 3월 합의를 파기했다. 디 애슬레틱은 "이 과정에서 지자체와 구단 사이의 관계가 크게 악화됐다"고 전했다.
레이스는 현재 뉴욕 양키스의 스프링 트레이닝 홈구장인 조지 스타인브레너 필드에서 2025시즌을 치르고 있다. 구단은 세인트피터스버그시에 트로피카나 필드 보수 공사를 2026시즌에 맞춰 완료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시기에 맞춘 완공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현재 임대차 계약은 2028년까지만 유효하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이달 초 MLB 구단주 회의에서 레이스 구장 상황에 대해 "구장 보수가 진행되고 있다"며 "개막일이나 그 직후에 준비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허리케인 시즌이라는 큰 변수가 있어 행운을 빌며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매각 협상의 핵심 인물인 잘룹스키는 2008년 12월 설립된 드림 파인더스 홈즈의 창립자 겸 회장 겸 CEO다. 이 회사는 10개 주에 걸쳐 3만1000채 이상의 주택을 건설한 상장 부동산 개발업체다. 포브스는 잘룹스키의 순자산을 14억 달러로, 회사 가치를 34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다. 잘룹스키는 현재 플로리다 대학교 이사회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투자 그룹에는 유니언 홈 모기지의 CEO인 빌 코스그로브와 패스트 포워드 스포츠 그룹 창립자인 켄 배비도 포함됐다. 이 중 배비는 전 피닉스 선즈 농구단 사장을 지낸 론 배비의 아들로 트리플A 잭슨빌 점보쉬림프(마이애미 말린스 산하)와 더블A 애크런 러버덕스(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산하) 등 마이너리그 2개 팀을 소유하고 있다.
스턴버그는 2004년 창단 구단주인 빈스 나이몰리로부터 레이스를 2억 달러에 인수했으며, 2005년 10월 구단 경영권을 장악했다. 스턴버그는 2008년 구단명을 '데블레이스'에서 '레이스'로 변경했고, 이후 탬파베이는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에 이어 메이저리그에서 세 번째로 높은 승률(.545)을 기록하는 강팀으로 자리잡았다.
현장에서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레이스는 낙후된 구장 시설과 최악의 입지 조건으로 인해 관중 동원, 수익성 개선 등 경영 전반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탬파베이 타임스의 담당기자 마크 톱킨과 콜린 라이트는 "매각이 성사되면 구단은 탬파베이 지역에 잔류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잘룹스키 그룹이 어느 지역에 새 구장을 지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