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HD가 플루미넨시에 역전패, 16강 탈락이 확정됐다(사진=클럽 월드컵 SNS)
울산 HD가 플루미넨시에 역전패, 16강 탈락이 확정됐다(사진=클럽 월드컵 SNS)

 

[스포츠춘추]

세계 클럽축구의 벽은 높았다. K-리그를 대표해 2025 FIFA 클럽월드컵에 출전한 울산 HD가 브라질 명문 플루미넨시를 넘지 못하고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대회 전 DAZN 랭킹 32위(꼴찌), 디 애슬레틱 랭킹 31위로 최약체 평가를 받았던 울산은 예상된 결과를 그대로 현실로 만들었다. 반면 유럽 강호들은 클래스의 차이를 여실히 드러내며 16강 진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울산은 6월 22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F조 2차전에서 플루미넨시에 2대 4로 패했다. 지난 18일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에 0대 1로 진 데 이어 2연패를 당하면서 승점 0으로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오는 26일 도르트문트와 최종전을 치르지만, 이미 승점 4를 쌓은 도르트문트와 플루미넨시를 넘어설 수 없는 상황이다.

경기는 초반부터 플루미넨시의 압도적 공세로 시작됐다. 간수와 헤르만 카노가 연달아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했지만 조현우의 선방과 크로스바가 울산을 구했다. 그러나 전반 27분 보야니치의 드리블 미스가 프리킥으로 이어졌고, 존 아리아스의 정확한 킥이 골대 상단을 파고들며 울산의 골문이 열렸다.

위기에 몰린 울산은 필사적인 반격을 펼쳤다. 전반 37분 엄원상-이진현 콤비가 만들어낸 동점골이 터졌고, 전반 추가시간에는 역할을 바꿔 이진현의 크로스를 엄원상이 헤딩으로 연결하며 2대 1 역전극을 완성했다.

하지만 플루미넨시의 뒷심이 후반전에 발휘됐다. 후반 21분 트로야크의 부실한 클리어링이 노나토에게 기회를 제공했고, 후반 38분 혼전 속에서 후안 프레이테스가 결정타를 넣으며 경기 흐름이 다시 플루미넨시로 향했다. 

김판곤 감독은 베테랑 이청용과 정우영을 동시 투입하며 반전을 꾀했지만 추가 득점을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추가시간 케노에게 네 번째 실점을 허용하면서 2대 4로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경기 후 울산 미드필더 구스타브 루드빅손은 "우리는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필드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면서도 "안타깝게도 후반에 따라가지 못했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최약체 평가 속에서도 선전을 기대했던 한국 축구계에는 냉혹한 현실이 확인된 순간이었다.

플루미넨시 승리의 주역 아리아스(사진=클럽 월드컵 SNS)
플루미넨시 승리의 주역 아리아스(사진=클럽 월드컵 SNS)

같은 날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F조 다른 경기에서는 도르트문트가 마멜로디 선다운스를 4대 3으로 꺾고 조 1위에 올랐다. 19세의 조브 벨링엄이 풀타임 데뷔전에서 골을 기록하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루카스 히베이루가 11분 만에 선다운스의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도르트문트는 펠릭스 은메차와 세루 기라시, 벨링엄의 연속골로 전반을 3대 1로 마감했다. 후반에는 쿨리소 무다우의 자책골로 4대 1까지 벌어졌지만, 선다운스가 이크람 레이너스와 레보 모티바의 연속골로 1점차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도르트문트가 리드를 지켜내며 승리를 거뒀다.

한편 워싱턴주 시애틀에서는 인테르 밀라노(인터 밀란)가 일본의 우라와 레드 다이아몬즈를 2대 1로 꺾는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와타나베 료마의 선제골로 뒤처진 인테르는 후반 35분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의 동점골과 발렌틴 카르보니의 추가시간 결승골로 승리했다.

크리스티안 키부 감독 취임 12일 만에 맞은 이번 승리는 인테르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시즌 61경기째를 치르며 피로에 누적된 상황에서 연속 실점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인테르는 주장 라우타로의 활약과 20세 카르보니의 결승골로 숨통을 틔웠다.

이날 경기들로 각 조의 윤곽이 더욱 뚜렷해졌다. F조는 도르트문트와 플루미넨시가 나란히 승점 4로 16강 진출에 한 발 앞서 있고, E조에서는 인테르가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울산의 클럽월드컵 도전은 2연패로 막을 내렸다. 세계 무대에서 확인된 것은 여전히 넘기 어려운 수준차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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