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승리투수가 된 윤성빈(사진=롯데)
7년 만에 승리투수가 된 윤성빈(사진=롯데)

 

[스포츠춘추]

롯데 자이언츠가 거짓말 같은 대역전승으로 4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초반 1대 6 열세를 극복하고 9대 6으로 뒤집은 역전 드라마였다. 홍민기가 3이닝 무실점 역투로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고, 롯데의 '아픈 손가락' 윤성빈은 1이닝 무실점 호투로 7년 만에 1군에서 승리를 맛봤다.

롯데는 6월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3대 6으로 뒤진 7회말 타자일순으로 6득점을 뽑아내는 뒷심을 발휘해 9대 6으로 역전승했다. 3위 롯데는 4연승으로 상승세를 탄 반면, 5위 삼성은 3연패에 빠졌다.

초반에는 삼성이 경기를 완전히 주도했다. 1회초 박병호가 선제 3점 홈런을 날렸다. 박병호는 최근 3경기에서 4번째 홈런. 2회에는 김성윤의 적시타로 1점을 추가했고, 3회에도 전병우와 김지찬의 연속 적시타로 2점을 더 보태며 6대 1까지 앞서나갔다.

롯데도 반격을 시작했다. 2회 김민성의 적시 2루타로 1점을 따라붙었고, 3회말에는 전민재의 2루타와 고승민의 볼넷으로 잡은 찬스에서 빅터 레이예스와 전준우가 연속 적시타를 날려 3대 6으로 추격했다.

환상적인 3이닝 삭제, 홍민기의 역투(사진=롯데)
환상적인 3이닝 삭제, 홍민기의 역투(사진=롯데)

이후 양팀 투수진의 호투 속에 한동안 소강상태가 이어졌다. 롯데는 4회부터 구원 등판한 좌완 홍민기가 3이닝을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7회에 올라온 윤성빈도 리그 홈런 1위 르윈 디아즈, 최근 홈런포가 살아난 박병호 등을 상대로 1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투수진의 호투에 롯데 타선이 7회말 응답했다. 1사 후 김동혁의 안타와 고승민의 볼넷으로 찬스를 만든 롯데는 1사 1,2루에서 레이예스의 우전 안타로 1점을 뽑았다. 전준우가 이어 2루타를 쳐내며 5대 6으로 따라붙자 사직 관중석은 기대감과 희망의 공기로 가득찼다.

삼성이 정훈에게 자동 고의볼넷을 내주며 1사 만루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김민성이 결정타를 터뜨렸다. 김민성의 우중간 싹쓸이 2루타로 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으며 8대 6 역전에 성공했다. 롯데는 2사 후 대타 유강남이 3루 베이스를 타고 빠지는 좌익선상 2루타로 3루 주자 박승욱을 불러들였다.

7회말 첫 타자 전민재가 아웃됐을 때 11.9%에 불과했던 롯데의 승리 확률은 이닝 9번째 타자 유강남의 2루타가 나왔을 때 92.4%까지 치솟았다. 승기를 잡은 롯데는 8회 필승 카드 정철원, 9회 최준용을 투입해 삼성에게 반격의 실마리조차 주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7회 쐐기 2루타를 날린 유강남(사진=롯데)
7회 쐐기 2루타를 날린 유강남(사진=롯데)

이날 경기에서 롯데는 유망주 홍민기와 윤성빈의 재발견이란 수확을 거뒀다. 최근 선발 등판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던 홍민기는 이날도 150km/h 중반대 광속구를 앞세워 삼성 타선을 3이닝 동안 1피안타 0볼넷 6탈삼진으로 압도했다. 3이닝 동안 투구수도 44구로 효율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2017년 1차 지명으로 입단했지만 선발로는 계속 실패를 거듭했던 '만년 유망주' 윤성빈도 이날 불펜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최고 157km/h 강속구를 앞세워 1이닝을 세 타자로 막아낸 모습은 선발로 나와서 볼넷을 연발하던 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기존 불펜투수들의 혹사가 심했던 롯데로서는 새로운 강속구 불펜 카드가 생긴 셈이다.

다만 에이스 박세웅의 계속되는 부진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극심한 부진 끝에 잠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던 박세웅은 12일 만에 다시 올라와 이날 등판했지만 3이닝 6실점으로 또다시 무너졌다. 국내 에이스인 박세웅의 부진이 길어진 가운데 홍민기가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김태형 감독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한편 LG 트윈스는 이날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를 13대 5로 대파했다. 송승기가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8승째를 거뒀고, 타선은 15안타를 퍼부으며 화끈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김현수가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고, 구본혁과 박해민이 각각 3안타를 기록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2위 LG는 2연패에서 벗어났고, 9위 두산은 3연승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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