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경 이호근 씨 시타, 부친 6·25전쟁 참전유공자 이필원 씨 시구(사진=두산)
소방경 이호근 씨 시타, 부친 6·25전쟁 참전유공자 이필원 씨 시구(사진=두산)

 

[스포츠춘추]

두산 베어스가 잠실야구장에서 연이틀 특별한 행사를 펼친다. 재난현장에서 헌신하는 소방관들과 나라를 위해 희생한 보훈가족들을 위한 감사 이벤트를 연달아 개최한다.

두산 베어스는 2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SSG랜더스와의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두산 베어스와 함께 하는 소방가족의 날'을, 25일 같은 상대와의 경기에서는 서울지방보훈청과 함께 '호국보훈의 달 기념' 시구·시타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24일 '소방가족의 날' 행사는 현직 소방공무원과 가족뿐 아니라 재난현장을 지키다 순직한 소방관들의 가족까지 총 1119명을 잠실 홈경기에 초청하는 대규모 이벤트다. 시민 안전을 위한 그들의 헌신과 희생에 감사를 표하는 자리로 두산베어스와 소방청이 뜻을 모아 마련했다.

이날 경기의 시구는 경북 119 산불대응단 소속인 손용원 소방교가 맡는다. 손 소방교는 지난 3월 역대 최대규모 산불로 기록된 영남 산불 당시 서 있기도 힘든 강풍도 견디며 산불 진압에 힘썼던 대원 중 한 명이다. 그는 2021년에도 쉬는 날 한밤에 발생한 경북 봉화군 상가 화재를 발견하고, 맨몸으로 노부부 2명 등을 구조하고 불길 확산을 막아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특히 손 소방교의 부친도 2003년 대구지하철 화재 때 구조활동을 펼친 현직 소방관으로, 2대에 걸친 소방관 가족의 헌신이 더욱 의미를 더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현직 소방관들로 구성된 소방 악대가 애국가를 연주하고, 소방의장대가 태극기를 들고 도열한다. 순직 소방관과 호국 영령들을 기리는 묵념의 시간도 갖는다.

중앙 매표소 광장에는 이동식 소방안전 체험 차량을 전시해 야구장 방문객들이 직접 소방 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소방가족과 야구팬들이 함께 이날 행사의 의미를 새길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25일에는 서울지방보훈청과 함께하는 호국보훈의 달 기념 시구·시타가 진행된다. 시타는 종로소방서 119안전센터장 이호근 소방경이, 시구는 그의 부친이자 6·25전쟁 참전유공자인 이필원 씨가 맡는다.

이호근 소방경과 부친 이필원 씨는 지난 5월 3대에 걸쳐 나라를 위한 헌신을 실천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국가보훈부로부터 '명예로운 보훈 가족'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호근 소방경의 조부 이천만 지사는 3·1운동 당시 서울 동대문 인근에서 만세 시위에 참여한 뒤 체포돼 6개월간 옥고를 치른 독립유공자다. 부친 이필원 씨는 6·25전쟁 발발 직후 자원 입대한 국가유공자로, 육군 제5사단 공병대에서 복무 중 트럭 전복 사고로 부상을 입고 의병 제대했다. 이호근 소방경은 1995년부터 현재까지 30년째 소방 공무원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있다.

이호근 소방경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뜻깊은 날에 아버지와 함께 시구를 하게 돼 영광스럽다"며 "오늘 시구·시타가 참전 유공자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5일 경기에서는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 서울지방보훈청 관계자 등 총 107명을 초청해 뜻깊은 시간을 함께할 예정이다.

소방가족 잠실야구장 초청은 소방관들의 노고에 평소 각별한 관심을 갖고 그룹 차원의 '소방가족 마음돌봄' 지원을 해온 두산 베어스 구단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제안으로 마련됐다.

박정원 회장의 지시로 2017년 시작한 두산그룹의 '소방가족 마음돌봄' 프로그램은 순직 소방공무원들의 유가족을 위한 지원 사업이다. 대상자로 선정된 가족들의 정서적 안정과 건강한 사회생활 유지를 위한 심리상담과 치료를 지원하고 있으며, 대상 가족 중 미취학 아동에게는 초등학교 졸업 시까지 양육비를 지원한다.

이밖에 두산그룹은 재난·재해 현장에서 소방관 및 구호요원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재난구호요원 회복버스'를 제작해 지난해 대한적십자사에 기증하는 등 소방관들에 대한 지원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두산 베어스 관계자는 "호국보훈의 달인 6월에, 야구팬들과 함께 재난현장 일선에서 헌신하는 소방관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할 수 있어 더욱 뜻깊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모기업인 두산그룹과 함께 사회 곳곳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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