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정말이지 외국인 선수 하나는 기차게 잘 뽑는다. 3년 전 드류 루친스키, 2년 전 에릭 페디, 지난해 카일 하트에 이어 올해는 라일리 톰슨이 정상급 외국인 투수로 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NC 외국인 에이스 라일리가 시즌 10승째를 거두며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NC 다이노스는 2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서 7대2로 완승했다. 선발 라일리 톰슨은 6이닝 3피안타 9탈삼진 2실점(1자책점) 호투로 승리 투수가 돼 시즌 10승(4패) 고지를 밟았다.
이 승리로 라일리는 한화 이글스의 괴물 에이스 코디 폰세(10승)와 함께 다승 공동 1위에 올라섰다. 라일리는 108구를 던지면서 9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위력적인 구위를 과시했다. 시즌 초반에는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빠르게 리그에 적응, 4월부터 이달까지 매월 3승씩을 꾸준히 올리면서 어느새 10승까지 도달했다.
라일리의 활약으로 NC의 차원이 다른 외국인 투수 스카우트 능력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NC는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활약한 뒤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루친스키를 시작으로, 2023년 최동원상과 투수 3관왕을 휩쓸고 MLB로 역수출된 페디, 지난해 최동원상에 빛나는 하트까지 매년 특급 외국인 투수를 배출했다. 올해는 라일리가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NC 외국인 에이스의 계보를 잇는 중이다.

외국인 타자의 활약도 빛났다. 지난 시즌 홈런왕 NC 맷 데이비슨이 롯데 선발 터커 데이비슨과의 맞대결에서 시즌 15호 홈런을 때려냈다. 동명이인 맞대결 홈런은 KBO리그 역대 3번째이자 외국인 선수 1호 기록이다.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나선 맷 데이비슨은 터커 데이비슨의 3구째 커터를 정확히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포를 터뜨렸다. 앞서 동명이인 홈런은 2011년 삼성 이영욱이 SK 이영욱을 상대로, 2018년 삼성 김상수가 넥센 김상수를 상대로 때린 바 있다. 맷 데이비슨과 터커 데이비슨은 엄밀히 말하면 동명이인은 아니지만 KBO 등록명이 같아 동명이인 홈런으로 인정됐다.
초반 1대 2로 끌려가던 NC는 데이비슨의 동점포를 발판으로 6회말부터 역전 시동을 걸었다. 권희동과 데이비슨의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1, 2루에서 박건우의 좌전 적시타로 3대2 역전에 성공했다. 이때부터 승부의 추가 NC 쪽으로 기울었다.
7회말에는 2사 만루 찬스에서 데이비슨의 내야 안타로 귀중한 한 점을 더 보탰고, 8회말 김형준의 투런 홈런과 김한별의 쐐기 적시타로 승부를 갈랐다. 데이비슨은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또한 이 홈런으로 삼성 박병호와 함께 홈런 공동 3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같은 데이비슨에게 일격을 당한 롯데 선발 터커 데이비슨은 5.2이닝 7피안타 3실점으로 시즌 4패(6승)째를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투구 내용이었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며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롯데 타선은 이날 단 3안타에 그치고 삼진 12개를 당하며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한편 4위 KIA 타이거즈는 고척스카이돔에서 키움 히어로즈를 6대 3으로 꺾고 3위 롯데를 2경기 차로 바짝 추격했다. 선발 아담 올러가 6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시즌 8승(3패)째를 거뒀고, 7회 고종욱이 시즌 1호 홈런으로 승기를 잡았다.
이날 열릴 예정이던 서울 잠실 두산 베어스-SSG 랜더스전과 수원 KT 위즈-LG 트윈스전은 우천으로 취소됐다. 취소된 경기는 추후 다시 편성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