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한때 탬파베이 레이스의 스타 유격수였던 완더 프랑코가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으며 메이저리그 경력이 사실상 끝날 위기에 처했다. 이번 판결로 프랑코는 미국 입국 자체가 어려워져 1억 8200만 달러(2548억원) 계약을 유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도미니카공화국 법원은 6월 27일(한국시간) 프랑코에게 미성년자 성추행 등의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를 선고했다고 발표했다. 재판부는 프랑코가 21세이던 2022년 12월 당시 14세 소녀와 두 차례 성관계를 가진 사실을 인정했다. 검찰이 징역 5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성적 목적으로 미성년자에게 접근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 과정에서 충격적인 사실들이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프랑코는 피해자 어머니에게 수만 달러의 현금과 자동차 등을 제공하며 딸과의 만남을 주선하도록 했다. 프랑코는 헬리콥터나 자동차를 보내 피해자가 살던 푸에르토 플라타 근처에서 그녀를 데려와 자신의 집이 있는 바니로 데려갔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자신의 딸을 성매매시킨 혐의와 자금세탁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그녀가 프랑코로부터 금전적 이익을 얻으려 했고 자금을 세탁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피해자 집을 급습했을 때 6만 8500달러(약 9590만원)의 미국 현금과 80만 도미니카 페소(약 1920만원)를 발견했다.
이번 유죄 판결로 프랑코는 미국 취업 비자 발급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성범죄 유죄 판결이 미국 영구 입국 금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프랑코가 비자를 받지 못하면 MLB 제재 선수 명단에 계속 남게 되고, 이 경우 탬파베이는 11년 1억 8200만 달러 계약에 따른 연봉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MLB는 이날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는 가정폭력과 성폭행, 아동학대에 관한 정책으로 이런 문제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오늘 완더 프랑코 재판 결과를 확인했으며 적절한 시점에 조사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LB는 별도의 조사를 진행 중이며, 프랑코는 리그의 가정폭력 및 아동학대 정책에 따른 추가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

프랑코는 한때 야구계 최고의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16세 어린 나이에 380만 달러(53억원)를 받고 탬파베이와 계약한 그는 2021년 스무살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즉시 스타가 됐다. 프랑코의 가능성을 확신한 탬파베이는 2021시즌 후 팀 역사상 최대 규모인 11년 계약을 체결했다. 2023년에는 첫 올스타에 선정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었지만, 그해 8월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면서 커리어가 중단됐다.
프랑코의 성추행 의혹은 2023년 8월 소셜미디어를 통해 처음 제기됐다. 프랑코는 처음에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MLB와 선수노조는 합의를 통해 프랑코를 유급 행정휴가 조치했다. 2024년 7월엔 정식으로 기소되면서 제재 명단에 올라갔다. 프랑코의 MLB 경기 출전은 2023년 8월이 마지막이다.
재판 과정에서 프랑코 측은 이번 사건이 "돈을 뜯어내려는 음모"의 일환이라는 궤변을 펼쳤다. 프랑코의 변호인은 수사의 객관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핵심 증거가 배제되고 은폐됐다고 주장했다. 재판 과정에서 침묵을 지킨 프랑코는 "내가 항상 말해온 것을 목소리 내고 있다. 정의다. 우리는 정의를 기대한다"는 말을 스페인어로 남겼다.
한편 이 사건과 별건으로 프랑코는 6월 도미니카공화국 산후안 데 라 마과나의 주차장에서 일어난 다툼과 관련해 불법 총기 소지 혐의로도 기소된 상태다. 16세에 380만 달러를 받으며 야구계 최고 유망주로 각광받았던 프랑코는 11년 1억 8200만 달러 계약을 맺었지만, 이제는 미국 땅을 밟기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 한때 탬파베이의 미래로 여겨졌던 차세대 스타의 완전한 몰락이다.
한편 프랑코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탬파베이가 영입한 김하성은 재활 과정을 순조롭게 마치고 빅리그 복귀를 앞두고 있다. 어깨 수술에서 회복 중인 김하성은 25일 트리플 A 경기에서 4타수 3안타 2볼넷으로 5출루하는 뛰어난 경기력을 보였다. 김하성이 예상대로 활약을 펼치면 프랑코 없는 탬파베이의 새로운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