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춘추]

눈물을 흘리며 계약서에 서명한 폴 포그바. 32세 프랑스 월드컵 우승 멤버가 마침내 긴 나락의 터널 끝에서 동아줄을 찾았다. 포그바는 6월 28일(현지시간) AS 모나코와 2년 계약을 체결하며 도핑 징계로 중단됐던 선수 생활을 재개한다고 발표했다.

모나코 구단 공식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서 포그바는 계약서에 서명하며 "믿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라 르네상스(La Renaissance·재생)'라는 단어로 마무리된 영상에서 포그바는 팬들에게 커리어 부활을 약속했다.

포그바는 2023-24시즌 개막전 우디네세와의 경기 후 무작위 도핑 테스트에서 적발됐다. 당초 4년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지난해 10월 항소심에서 18개월로 감형됐다.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최종 판결에서 포그바가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높이는 금지약물 데하이드로에피안드로스테론(DHEA)을 의도치 않게 복용했다고 확인했다. 다만 해당 물질은 여성에게만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다.

포그바는 지난해 11월 유벤투스와 상호 합의로 계약을 해지하고 자유계약선수가 됐다. 올해 1월부터 훈련 참가가 가능해졌고 3월부터는 공식 경기 복귀가 허용됐다. 포그바는 이번 모나코 계약으로 커리어 첫 리그1 무대에 나선다.

포그바는 르아브르 유스팀에서 축구를 시작해 10대 시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했다. 2011년 유나이티드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지만 진짜 전성기는 2012년 유벤투스에서 열렸다. 포그바는 유벤투스에서 2012-2016년과 2022-2024년 두 차례 뛰며 총 190경기 출전 34골 39도움을 기록했다.

첫 번째 유벤투스 시절 포그바는 4년 연속 세리에A 우승(2013-2016)을 비롯해 코파 이탈리아 2회(2015, 2016), 수페르코파 이탈리아나 2회(2013, 2015) 우승을 차지했다. 2015년에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랐다. 2016년 당시 세계 최고 이적료인 8900만 파운드(약 1665억원)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돌아갔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6시즌 동안 233경기 출전 39골 51도움을 올린 포그바는 2017년 유로파리그와 EFL컵 우승을 맛봤다. 국가대표로는 91경기 출전 11골 9도움을 기록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프랑스 우승에 결정적 역할을 했고 결승에서 크로아티아를 4-2로 꺾을 때 득점을 터뜨렸다. 2021년 네이션스리그 우승과 2016년 유로 2016 준우승, 유로 2020 출전 등 화려한 국가대표 이력을 쌓았다.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의 마지막 3시즌을 제대로 보내지 못했던 포그바는 자유계약으로 유벤투스에 복귀했지만 12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제 포그바에게는 모나코 계약으로 새로운 도전과 명예 회복의 기회가 주어졌다.

한편 모나코는 포그바 영입과 함께 바르셀로나의 안수 파티도 1년 임대로 데려온다. 지난 시즌 리그1에서 3위를 차지한 모나코는 2위 마르세유와 4점 차, 우승팀 파리 생제르맹(PSG)과는 23점 차였다. 포그바의 경험과 기량이 모나코의 상위권 도약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