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디오구 조타를 추모하기 위해 리버풀이 클럽 역사상 처음으로 선수의 등번호를 영구결번하기로 했다. 조타가 생전 착용했던 20번은 앞으로 더 이상 어떤 선수도 착용할 수 없는 번호가 됐다.
리버풀은 7월 12일(한국시간) "조타의 아내 루테와 가족들과 협의한 결과 20번을 영구결번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영구결번은 남자 성인팀뿐만 아니라 여자팀, 아카데미팀을 포함한 리버풀의 모든 레벨에 적용된다. 리버풀이 개별 선수에게 이런 영예를 부여한 것은 창립 133년 역사상 처음이다.

구단은 이번 결정이 조타가 5년간 머지사이드에서 보여준 경기장 기여뿐만 아니라 동료들, 구단 직원들, 서포터들에게 미친 개인적 영향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펜웨이 스포츠 그룹의 마이클 에드워즈 CEO는 "서포터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고, 우리도 같은 생각이었다"며 "디오구의 아내 루테와 가족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우리 계획을 가장 먼저 알려드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고 말했다.
에드워즈는 "정말 특별한 사람에게 바치는 특별한 헌사"라며 "등번호를 영구결번하는 것은 그를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뜻이다. 절대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드워즈는 조타와 20번의 특별한 인연을 강조했다. "디오구는 2020년에 우리와 합류했고, 우리에게 20번째 우승을 안겨줬으며, 명예롭고 품위 있게, 그리고 애정을 담아 20번을 착용했다"며 "리버풀 FC에게 그는 영원히 우리의 20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타는 2020년 울버햄튼에서 리버풀로 이적하면서 20번을 배정받았고, 지난 시즌 리버풀의 20번째 잉글랜드 1부리그 우승에 핵심 역할을 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동률인 역대 최다 우승 기록이었다.
조타 이전에 리버풀 20번을 가장 오래 착용한 선수는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였다. 아르헨티나 미드필더는 2006-07시즌부터 2010-11시즌까지 5시즌 동안 20번을 착용했다.
조타는 아담 랄라나가 2014년 사우샘프턴에서 이적하면서 착용했던 20번을 물려받았다. 그 이전에는 알리 시소코, 제이 스피어링, 스콧 카슨, 앤서니 르 탈렉, 닉 밤비, 스티그 잉에 비요르네뷔에 등이 20번을 착용한 바 있다.
흥미롭게도 조타는 이전 소속팀에서는 20번을 착용한 적이 없었다. 울버햄튼에서는 18번, 파소스 드 페레이라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도 18번, 포르투 임대 시절에는 19번을 착용했다.

한편 지난 3일 스페인에서 동생 안드레 실바와 함께 교통사고로 숨진 조타를 추모하는 물결은 8일째 계속되고 있다. 안필드 스타디움 외부에는 셔츠, 스카프, 꽃, 모자, 깃발, 현수막, 심지어 플레이스테이션 컨트롤러까지 다양한 추모 물품들이 놓여 있다.
추모 물품 중 한 리버풀 셔츠에는 "그는 2020년에 사인했고, 20번을 착용했으며, 우리에게 20번째 우승을 안겨줬다. 영원한 레드"라고 적혀 있어 팬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있다.
리버풀은 조타 사망 후 첫 경기를 14일 프레스턴과의 친선경기로 치른다. 당초 예정됐던 프리시즌 훈련 복귀는 선수들이 지난 5일 포르투갈에서 열린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도록 연기됐으며, 화요일부터 단계적으로 선수단이 합류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