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투타니'가 완전체를 향해 순조롭게 나아가고 있다. LA 다저스의 투타 겸업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투수 복귀 후 처음으로 3이닝을 완벽에 가깝게 소화했다.
오타니는 7월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3이닝 1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2023년 9월 팔꿈치 수술 이후 지난 6월 마운드에 복귀한 뒤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것으로, 신중하게 진행해온 재활 과정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냈다.
오타니의 이닝 확대는 다저스 구단의 철저한 계획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 6월 마운드 복귀 후 첫 2경기에서 1이닝만 던지게 했고, 이후 2경기에서 2이닝으로 늘린 뒤 이번에 3이닝을 던지게 했다. 각 단계마다 컨디션을 점검하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점진적으로 부하를 늘려가는 방식이다.
이날 경기에서 오타니는 36개 투구 중 25개를 스트라이크존에 넣으며 안정적인 제구력을 보여줬다. 특히 1회를 12개 투구로 세 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내며 위력적인 출발을 했고, 최고 구속 99.9마일(약 160.8km)을 찍으며 여전한 구위를 과시했다.
2회에는 2사 후 이정후에게 4구 볼넷을 내줬지만 실점 없이 침착하게 마무리했고, 3회에도 2사 후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에게 안타를 허용했으나 추가 실점 없이 임무를 완수했다. 11명의 타자를 상대해 9명을 아웃으로 처리하며 효율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오타니는 현지 인터뷰에서 "재활 과정을 돌아보면, 첫 등판에서는 무리하지 않고도 꽤 강하게 던질 수 있었다"며 "그것이 실제 경기에서 투구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됐다. 좋은 구속을 유지하면서도 편안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단계적 복귀가 심리적 안정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의 투구 모습이 평소 타석에 설 때와는 다르다고 관찰했다. "그는 투수로 나설 때 조금 더 날카로워진다"며 "타자로 나설 때는 여유롭고 경쟁적이지만, 투수로서는 더 예리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타자로서는 이날 4타수 무안타 2삼진에 그쳤지만, 마운드에서의 기여로 이를 충분히 상쇄했다. 이번 등판으로 오타니의 올시즌 투수 성적은 5경기 9이닝 10탈삼진 1실점 평균자책 1.00을 기록하고 있다. 복귀전에서 1점을 내준 후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펼치며 컨디션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오타니가 3이닝을 마친 후에는 에밋 시한이 4.1이닝을 책임졌고, 태너 스콧이 9회 마무리를 담당해 다저스가 2대 1 승리를 거뒀다. 이 승리로 다저스는 2017년 이후 최장 기록인 7연패 수렁에서 벗어났다.

이날 경기에서는 김혜성과 이정후의 한국인 맞대결도 볼거리였다. 김혜성은 7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6회 2사 1, 2루 상황에서 터뜨린 좌중간 적시타로 결승 타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반면 전날 3안타를 폭발시켰던 이정후는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한편 탬파베이 레이스의 김하성은 보스턴 레드삭스전에서 2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전날 하루 휴식 후 다시 나선 경기에서 타격감을 살리지 못했고, 팀도 보스턴에 0대1로 패하며 아쉬운 하루가 됐다.
